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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불복종으로 지켜낸 팔만대장경

[2016-08-05, 16:04:53] 상하이저널
팔만대장경(고려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
팔만대장경(고려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

대한민국 국보 23호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만큼 가치가 높은 팔만대장경. 아이를 동반한 많은 가족들이 방문하고, 현장체험학습 장소로도 종종 꼽히는 합천 해인사에는 선조들의 얼과 지식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팔만대장경이 있다. 수천만개의 글자 하나하나가 오자 또는 탈자없이 정교하고,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팔만대장경은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보존되어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흠집 하나 없이 보존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불에 타 손실 될 위험으로부터 팔만대장경을 구한 사람은 고 김영환 공군 준장이었다. 인천상륙작전 후 후퇴하던 북한군 약 900여명이 가야산 일대 해인사로 숨어들자 미군 총사령관은 해인사일대 무차별 폭격을 명령한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간단하게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김영환 준장의 명령만 내려진다면 해인사가 잿더미가 되어 사라지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군에서 명령불복종은 최소 처벌, 심하면 처형까지 이어질 수도 있지만 고 김영환 공군 준장은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짊어지겠다며 부하들에게 폭격을 금지하고 총으로만 대응하되 해인사가 아닌 주변 산 능선만 조준하기를 명했다. 뿐만 아니라 몇 분 후 김영환 준장은 모든 전투기를 회항시킨다. 전쟁 중 이미 많은 사찰들이 불에 타 소실되었기에 더 이상의 문화재 손실은 없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얼마 후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상부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옛날 영국인들은 말했다. 셰익스피어는 인도를 내준다하여도 바꿀 수 없는 인물이라고. 나에게, 아니 우리나라에게 팔만대장경은 인도와 셰익스피어를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 그 후에도 몇 번이나 그는 상부의 명령을 거부한다. 상관이 그깟 사찰 하나가 나라의 승리보다 중요하냐고 묻자 그는 승리도 중요하지만 적군 몇 명의 목숨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고 답했다.

 

이렇듯 고 김영환 대령의 목숨을 건 명령불복종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곁에 팔만대장경이 남아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54년, 그의 나이 34살이 되던 해에 사천기지를 이륙하여 강릉기지로 가던 중 기상악화로 동해안 상공에서 실종되었다. 그러나 의도적인 타살 가능성도 역사학자들은 염두에 두고 있다. 공군의 상징 빨간 마후라의 창시자로도 알려져 있는 그는 우리나라의 영토뿐만 아니라 민족의 얼과 정신까지 지켜낸 참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 날, 그를 기리기 위하여 해인사에서는 매년 봄에 추모제를 치른다.

 

사실 팔만대장경은 여러 번의 소실 위기를 겪었다. 고려 말부터 사신을 보내 팔만대장경을 요구하던 일본이 조선 초기에 이르러 더욱 강력하게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급기야 사신이 방문하여 단식까지 단행하며 팔만대장경을 요구하자 세종은 팔만대장경은 오직 원본 하나만 존재한다며 다른 문서들을 내주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일본은 여러 번 대장경을 약탈하려는 시도를 하여 세종은 해인사의 대장경을 도성 인근 사찰에 두기를 고심하기도 하였다.

 

팔만대장경의 두 번째 위기는 임진왜란 때 찾아왔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은 대부분의 사찰을 공격하며 문화재를 약탈해갔다. 지리산 및 금강산 등 대부분의 산이 왜적의 공격을 면치 못하였지만 소백산과 해인사가 위치한 가야산만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사실 가야산이 큰 피해를 입지 않은데에는 의병과 승병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은 가야산부근 길목을 모두 차단하여 해인사를 자켰다.

 

마지막 위기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해인사에 수차례 발생한 화재이다. 약 200여년 사이에 해인사는 총 7번의 화재에 노출되었다. 사실 이러한 화재로 해인사의 많은 부분이 불에 타기도 했지만 팔만대장경이 있는 장경판전만은 이러한 화재에도 불에 타지 않았다. 이러한 까닭에 예부터 삼재가 들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였다.

 

이렇듯 팔만대장경은 여러 번의 크고 작은 위기를 겪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문화유산들의 존재가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고 항상 감사하며 우리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권순(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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