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해, 중국 내수 경기는 작년의 경기둔화를 극복하며 강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여러 지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부동산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한해 중국의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대비 9.3%나 하락하며 전년 대비 감소 폭이 확대되었다. 회복세를 보이는 내수 경기와 달리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거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밝힌 소매판매 총액은 4조 3,33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성장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7.0%를 약간 웃도는 수치다. 경제의 건전성을 가늠케 해주는 소매판매에서 보여주는 증가세는 긍정적 경기전망을 내다보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산업생산 역시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로,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하며 시장 전망치였던 4.5%를 웃돌았다.
[그래픽=지난 2023년 8월 17일,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2021년 ‘헝다 사태’ 이후 2년 만이다.(출처: 바이두)]
그러나 2021년 헝다그룹 사태를 시작으로 냉랭해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중국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9조 5,922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전국 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도 마찬가지로 하락세인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 4.9% 감소했다. 시공과 자금조달 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조달한 자금은 작년보다 13.8%나 감소해 10조 7,345억 위안에 그쳤다. 계속된 부동산 시장 침체와 더불어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잇따른 채무불이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 시장이 차지하는 부분은 약 25%로 절대 작지 않은 만큼, 건전하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선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필수 불가결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 또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중국 금융 당국은 일선 은행들에 민영 부동산 업체의 대출 문턱을 낮추라고 지시했다. 자금 압박을 풀어 민영 부동산 업체들을 살리기 위해서다.
정부의 금융 지원도 뒤따를 예정이다. 현재 중국 당국은 최소 1조 위안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을 보수와 저가 주택 프로그램 등에 금융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주택 구매를 유도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계획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정책성 은행을 통해 단계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이 자금이 주택 구매를 위해 가계로 유입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픽=중국 부동산 시장의 끊임없는 추락(출처: 구글)]
중국은 지난 10월 개발 투자와 상업용 주택 판매액을 비롯한 여러 부동산 지표에서 개선 조짐이 보였다고 밝히며 장기적으로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발전할 것임을 강조했다. 중국엔 도시화를 이뤄야 할 땅들이 아직 남아 있고, 전반적인 주택 수요와 기존 주택 교체 수요는 여전히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중국 정부에선 부동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방안과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침체를 해소하고 성장세 둔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학생기자 허지영(저장대 일어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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