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일찍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활성화됐다. 중국 내에서는 현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현금 없는 사회’로 나아갔지만, 중국 은행 계좌가 없는 외국인들은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중국 여행 시 음식값을 결제하거나 쇼핑할 때 환전과 카드 결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9월 19일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에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 3월부터 카카오페이가 글로벌 파트너사인 알리페이플러스와 함께 중국 전 지역에서 연동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그간 외국인의 중국 관광 가장 큰 골칫덩어리였던 결제 서비스 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 간편결제 서비스의 중국 진출
알리바바그룹 알리페이는 외국인 마스터카드 사용자들이 알리페이를 통해 중국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중국 앱인 알리페이를 새로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복잡한 카드 등록이 그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중국에서 서비스를 본격화하며 이 같은 불편함이 사라졌다. 알리페이 앱을 사용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택시 및 버스 등 몇 가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기존에 사용하던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를 이용해서 거의 모든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한국에서 로밍을 할 경우 카카오페이를 바로 이용할 수 있지만 중국 유심을 사용하게 되면 카카오페이 접속에 어려움이 있다. 네이버페이도 마찬가지로 중국 내 로그인 허용, 네이버 앱 최신 버전 업데이트, 위치 액세스 동의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 또한 우회 프로그램인 vpn을 이용하면 위치가 중국인 아닌 한국으로 인식되어 결제에 실패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환전수수료는 편의를 고려하면 문제없을 수준으로 국내 위안화 환율을 소폭 웃돈다.
[사진=카카오페이 앱 내 알리페이 결제 광고(출처:카카오페이)]
지난달 17일, 2017년 설립된 외환 핀테크 기업인 한패스 역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뒤를 이어 전 세계 유니온 페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앱을 통한 QR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패스는 한패스 앱에서 별도의 플라스틱 실물 카드를 배송받지 않고, 발급 후 생성되는 QR코드를 바로 스캔하여 결제하는 방식과 상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카메라 렌즈로 스캔하는 방식의 결제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앱 내에서 지역만 중국 본토로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어 많은 사용자의 기대를 끌고 있다.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국내 간편결제 시스템들이 중국 내에서 제한 없이 사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지만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패스 중국 본토 결제 수수료 0원 광고(출처: 한패스)]
달라진 중국인 관광객 MZ싼커(散客)
코로나19가 끝나면서 기대했던 중국의 단체 관광객 ‘유커’(游客)보다 개인 관광객인 ‘싼커’(散客)의 발걸음이 한국의 핫플들을 향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중국 단체 관광객 유커가 면세점을 포함한 ‘싹쓸이 쇼핑’에 나서는 게 익숙했다. 하지만 단체관광 재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인의 해외 관광 트렌드가 개별관광 위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MZ세대를 중심으로 개별여행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면세업계보다는 국내 편의점과 성수동 등 핫플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이들의 변화된 여행과 쇼핑 트렌드에 맞춰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전략으로 중국인이 자주 쓰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등 중국 간편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 수를 대폭 늘리거나 사후면세점 즉시 환급 한도 상향을 검토하는 등 싼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에서도 알리페이 쓸래요
우리나라 소상공인 간편결제시스템인 제로페이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챗페이,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중국 3대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기간을 맞아 알리페이플러스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소비 촉진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알리페이플러스에 따르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제로페이 x 알리페이플러스 전용 QR코드가 있는 가맹점의 10월 (1~15일) 거래가 9월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이를 통해 제로페이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거래가 많은 K-뷰티업종과 제주도까지 프로모션을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제로페이x알리페이 노량진 수산시장 이벤트(출처: 제로페이)]
특히나 중국 버전 인스타그램인 샤홍슈(小红书)에서 한국 핫플(예: 더현대) 태그는 70만건 이상으로 더 많은 싼커의 유입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간편결제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으면 많은 국내 소상공인 및 크고 작은 가맹점 모두에게 성장 기회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환전의 번거로움과 결제 방식 문제로 중국 관광을 망설였던 많은 관광객도 더욱 쉽게 중국을 여행할 수 있길 바란다.
학생기자 김시현(저장대 한어언문학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