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이야기]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2018-06-06, 17:29:28] 상하이저널

나이 50줄에 들어 선 남편이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50에 들어서니 이직 시장 현실은 녹록치 않다. 거대한 날개를 가졌지만 몸집이 크다 보니 날 수 없는 알바트로스가 떠오른다. 50 전엔 자신의 날개로 잘 나는 새 같아 보였는데 어느새 나이가 들어? 덩치가 너무 커서? 날 수 없는 새가 된 느낌을 받는다. 남편의 모습은 거대한 폭풍우 앞에서 자신의 날개로는 날 수가 없어 폭풍우의 바람을 타고 날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긴장되고 무섭고 떨리고….


헤드헌터틀 통해 헤드헌터 면접을 포함 2개월 넘는 시간을 거쳐 한 회사의 면접이 진행됐다. 최종면접을 마치고 배경조사가 시작되었다. 남편이 그 동안 다녔던 전 회사 세 곳의 직속상관, HR책임자를 포함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전화가 갔고 장점, 단점, 그 사람이 이루어냈던 성과,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한 사람당 40분 넘게 촘촘한 질문들이 이루어졌다 한다. 우스갯소리로 죄짓고는 취직도 안되겠구나 싶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며 win-win 하던 곳도 있었고, 중국 경제와 맞물려 어쩔 수 없이 회사가 문을 닫게 되어 그만두게 된 곳도 있었다. 서로 win-win 하며 성장하던 회사에서의 평가는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문을 닫게 된 회사에서의 평가는 도무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투자자가 따로 있었지만 회사를 경영하며 접게 될 때 직원들을 하나하나 만나 설명하고 내보내고 지불 대금이 남은 공장마다 만나 회사 상황을 설명하고 합의하에 조정된 금액을 최대한 지불하려 노력한 끝에 문을 닫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그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이후 취직한 새로운 회사에서 최선을 다했고 성과도 있었지만 회사에서 원하는 성과에 도달하자 인센티브 때문인지 계약 만료 전 그만둔 좋지 않은 기억도 있어서 그 회사의 평가는 어떠했을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그들이 기억하는 남편의 뒷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복잡한 생각이 스치는 며칠을 보냈다.


중국에서 살 집을 계약할 때가 아닌 이사를 계획하고 떠날 때 방동의 본 모습을 보게 된다. 굳이 중국 방동만 그러진 않겠지만 중국 생활 초창기엔 다신 안 볼 사람처럼 소위 야진이라 불리는 보증금을 돌려 주지 않으려는 주인에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


“우리가 다시 안볼 것 같냐?”


항변하지만 허공에 흩어지는 소리에 불과하다. 결과에 상관없이 함께 수고한 자신의 인생에서 만나 귀한 인연들이기에 남편은 회사를 그만둘 때 시작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이 고민하고 잘 헤어지려 애를 썼다. 그래서인지 배경조사도 무사히 통과하고 이직을 앞두고 있다.


완전할 순 없지만 남편의 최선을 다한 뒷모습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게 된다. 가깝게 마음을 나누던 지인들이 상해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할 때 마지막까지 보여 주었던 아름다운 뒷모습을 기억한다. 수 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된 이도 있다. 뒷모습이 아름다웠던 이를 환하게 마주 본다. 보이는 앞모습을 포장할 순 있지만 보이지 않는 내면과 뒷모습은 함께 하면서 상대방이 보는 나의 뒷모습이다. 헤어질 때 그 모습은 더욱 선명해진다.


인생의 뜻하지 않는 장소에서 뜻하지 않는 시간에 다시 만날 소중한 현재의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이도록 앞을 똑바로 걸어본다.


Renny(rennyhan@hanmail.net)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아빠 어디가? 아빠와 함께 한 ‘임정학교’ hot 2018.05.25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가 주최하고 상해 흥사단이 후원하는 ‘임정학교 4기’가 지난 5월 13일 열렸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이번 4기는 ‘아빠 어디가?'를..
  • [아줌마이야기] 아들의 친구 2018.05.25
    큰 아이한텐 항상 붙어 다니는 단짝친구가 한 명 있다.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지만, 초등학교 때는 서로 모르고 지내다가 중학교 와서 한 반이 되면서 친해졌다. 처음..
  • 상하이 조선족어린이 장기자랑 개최 hot 2018.05.25
    우리 힘내자! 희망찬 내일을 위해~제7회 상하이 조선족어린이 장기자랑 개최   ‘제7회 상하이 조선족어린이 장기자랑’이 지난 20일 상..
  • 상하이조선족노인협회 경로행사 성대히 열려 hot 2018.05.17
    “인생은 지금부터~ 건강하세요!”  지난 13일 상하이조선족노인회 경로행사가 6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상하이 한국학교에서 성대히 개최됐다.&nb..
  • 아시아의 꿈, 수묵(水墨)·동방수묵지몽(東方水墨之夢.. 2018.05.11
    전통적인 아시아 문예술의 특징은 유사성에서 찾을 수 있다. 아시아 대부분이 농경에 기반한 문화를 일구었고 문자와 종교를 공유한 데에 기인한다. 농경을 기반으로 한..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항저우, 주택 구매 제한 ‘전면..
  2. 上海 올해 안에 카페 1만 개 돌파하..
  3. 中 에스컬레이터 ‘한 줄서기’ 강조..
  4. 중국-멕시코 직항 개통…中 최장 길이..
  5. 월급 800만 원? 중국에서 핫한 이..
  6.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中 언론 “한국..
  7. 中 시안도 주택 구매 제한 전면 폐지..
  8. 中 1분기 즉석 복권 판매 80%↑..
  9. ‘파리 올림픽’ 예선전 上海서 열린다
  10. 中 맥도날드 식자재 ‘택갈이’ 사실…..

경제

  1. 中 항저우, 주택 구매 제한 ‘전면..
  2. 월급 800만 원? 중국에서 핫한 이..
  3. 中 시안도 주택 구매 제한 전면 폐지..
  4. 中 1분기 즉석 복권 판매 80%↑..
  5. 中 4월 수출액 전년比 1.5% 증가..
  6. 中 1분기 입국자 모바일 결제액 ‘1..
  7. 中 항저우·난징 주택 거래 급증…부동..
  8. 테슬라, 상하이 메가팩 전용 공장 승..
  9. 중국판 다이소 미니소, 올해 해외 6..
  10. 美, 중국산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사회

  1. 上海 올해 안에 카페 1만 개 돌파하..
  2. 中 에스컬레이터 ‘한 줄서기’ 강조..
  3. 중국-멕시코 직항 개통…中 최장 길이..
  4.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中 언론 “한국..
  5. 中 맥도날드 식자재 ‘택갈이’ 사실…..
  6. [3회 청미탐] 하버드 출신, 상하이..
  7. ‘Next Level’이라는 江浙沪..
  8. 해외 크루즈 관광객 中 15일 무비자..
  9. 미국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종 ‘..
  10. 中 외국인 크루즈 단체 관광객에 15..

문화

  1. ‘파리 올림픽’ 예선전 上海서 열린다
  2. [책읽는 상하이 239] 사려 깊은..
  3. 상하이, 세계박물관의 날 맞아 135..
  4. [책읽는 상하이 240] 완벽한 공부..

오피니언

  1. [Dr.SP 칼럼] 심한 일교차 때..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추억을 꺼내..
  3.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1] 상하이..
  4. [중국 간식 기행 ④] 마(麻)로 만..
  5. [Jiahui 건강칼럼] 혈액이 끈적..
  6.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를 떠..
  7. [무역협회] Z세대, 기존 소비 패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