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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칼럼] ‘철관음’ 문향배에 가을 향기 담아

[2020-11-04, 14:08:56] 상하이저널

 푸젠성 안시(安溪) 철관음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되면 꼭 맛보아야 할 차가 있다. 바로 가을 철관음(铁观音)이다. 철관음의 수확시기는 4~5월의 봄철과 10월의 가을철로 나누는데, 가을의 철관음은 향이 좋아 봄에 생산된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

최근에 인기 있는 철관음은 발효도가 낮아 차탕을 우리면 녹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청향형(清香型)이다. 녹차와 비슷한 듯 보이지만 녹차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만드는 공력이 엄청 들어간 우롱차에 속한다. 이 차는 청나라의 건륭 황제가 이름을 하사했다고 전해지는데, 개략 300년의 역사를 가진다. 지금도 철관음의 주 생산지인 푸젠성 안시현(安溪县)의 시핑진(西坪镇)에 가면 철관음 모수(母树)를 볼 수 있다.

 안시 철관음 차밭 전경 

 

이 차는 돌돌 말린 형상이 특징이다. 보관하면서 향을 유지하기에 유리하고 또 운송하기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 모양을 만들어 내기 위해 옛날에는 장정들이 땀 깨나 흘렸을 것이고, 지금은 기계를 사용하고서도 몇 시간에 걸친 고된 노동을 거쳐야 한다. 포유(包揉)라고 불리는 이 공정 중간에는 찻잎이 뭉쳐진 둥근 공 모양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풀어 헤치고 또 다시 공모양으로 만들었다가 풀어 헤치고 하는 동작을 15회 정도 반복해야 비로소 모양이 완성된다.

 안시 철관음 제조 공정 중에 보이는 찻잎으로 만들어진 공


시간이 된다면 철관음을 만드는 안시현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단 차를 잘 아는 사람을 통해서 미리 차농과 약속을 해야 한다. 철관음을 만드는 전 공정을 보기 위해서는 24시간 넘게 필요하므로 2박3일의 일정으로 고려해야 한다. 만드는 중간 중간에 느껴지는 꽃 향은 여행의 피곤함을 넘어서는 희열을 가져다 줄 것이다.

올해는 가을 철관음을 수확하고 만드는 20여일의 시간동안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아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텐산차청(天山茶城) 등의 차시장에 가면 멋진 철관음을 만나볼 수 있다. 복도에는 철관음 모차(毛茶)에서 가지를 골라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일 것이다. 

 안시 철관음 모수


철관음을 구매할 때에는 50g 정도의 소량으로 하기를 권한다. 또한 5~7g의 개별 진공포장을 꼭 해야 보관 중에 향이 변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냉동 조건의 아주 낮은 온도에 보관해야 하는데, 잡다한 식재료가 가득한 일반 가정의 냉동고에 두느니 적은 양을 구매해서 빨리 소진하고 다시 구매를 하는 방식을 권한다는 말이다.

 철관음을 개완배로 우리고 문향배와 함께 즐기는 모습

 

이 차를 아주 제대로 즐기고자 한다면 경덕진의 개완배(盖碗杯)에 차를 우리고 문향배(闻香杯)까지 동원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마시지 않아도 이 차의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머그컵(200~250ml)에 돌돌 말려져 있는 찻잎 1~1.5g(저울이 없다면 30개~45개를 세면 된다)을 넣고 끓는 물을 붓는다. 뭉쳤던 찻잎이 펴지면서 향기가 피어 오르기 시작할 것이고 1분 30초가 지나면 차 탕의 단맛도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다. 농도는 본인의 취향에 따라 조절하고 우리는 횟수도 2~3회로 조절하면 된다. 마시고 나서 입술에서 느껴지는 꽃 향은 몇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일 것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 움츠러들기 쉬운 이 가을, 향기로운 철관음으로 힘찬 하루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茶쟁이 진제형
 
茶쟁이 진제형은 25년 넘는 차 연구원 경험을 바탕으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라는 책을 출간하고, 아내인 으라茶茶 이선혜와 함께 차 관련 동호회 운영 및 차 강좌를 통해 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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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쟁이 진제형은 25년 넘는 차 연구원 경험을 바탕으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라는 책을 출간하고, 아내인 으라茶茶 이선혜와 함께 차 관련 동호회 운영 및 차 강좌를 통해 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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