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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코가서스 3국 여행

[2018-07-18, 17:47:57]

코가서스 3국 여행 중

 

 

 

 

매년 여름이면 떠나는 긴 여행이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과 기대는 항상 다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차이는 더 깊은 것 같다. 다행인 것은 그때보다 지금이 좋다.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의 세심한 준비 덕분에 더 많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될 이번 배낭여행. 남학생4(고3, 중1) 그리고 우리 부부 이렇게 6명이 34일간의 여행이 시작됐다. 코카서스 3국. 처음엔 생소하기만 하게 들렸던 곳. 과거 유럽과 아시아를 경계짓던 코카서스 산맥을 기점으로 남쪽의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 이세나라를 우리는 함께 여행할 것이다.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새벽 비행기라 전날 만나 공항에서 수속을 밟았다. 나에겐 늘 익숙한 사내녀석들을 보니 어쩔 수 없이 엄마미소가 지어졌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우리는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함께 긴 시간 여행을 할 거니 서로 많이 도와야 한다고 부탁도 했다. 나도 이번 여행을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비워가면서 잊혀진 나 잃어버린 나를 다시 만나고 싶다. 

 

9시간을 비행해서 우리는 아침 일찍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밖에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우리는 이곳에서 4시간여를 머무르다 다시 3시간여 거의 하루를 비행을 해서 아제르바이잔 수도'바쿠'에 도착했다. 이곳은 상하이보다 4시간이 느리고 해도 아주 늦게 진다. 늦은 식사를 하고 숙소 앞 바자르(시장)구경을 했다. 어디나 시장은 활기가 있다. 

 

산유국 '불의 나라'라 불리는 아제르바이잔. 오래된 것과 발전되는 모습이 공존하는 모습. 천천히 걸을 때에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참 많다고 생각해본다. 남자5 여자1 하지만 아무도 나를 여자로 보는 사람은 없다. 그들이 2걸음 걸을 때 난 3걸음을 걸어야 함께 간다는 걸 아무도 모르겠지? 

 

내 튼실한 다리에 그동안 감사보다 불만이 많았는데 더 늦기 전에 소중함을 알게 돼 감사하다. 저녁식사를 하러 간 몰에서 한국을 사랑한다는 이곳 미녀 셋이 반갑게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한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우리나라 말을 듣게 되다니. 서로 어설프지만 같은 언어로 마치 아는 지인인듯 한참을 이야기하고

사진도 찍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다음날, 택시를 타고 유네스코 유물에 등재된 고부스탄 박물관과 암각화된 진흙화산, 메이드타워에서 처녀의 탑을 둘러보았다. 오가는 내내 황폐해 보이는 땅들이 마치 죽은 것 같이 보였지만 땅속의 보화(?)오일을 시추하는 기계들이 다닥다닥 따개비처럼 붙어있는듯 한모습이 이채로웠다. 

 

밤새 기차를 타고 예전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 '쉐키'에 도착했다. 산유국인데 에어컨에 너무 인색하다. 이곳에서 '카라반 시라이' 라는 숙소를 둘러보면서 우리도 내일 조지아로 넘어가기 전 이곳에 잠시 머물렀다. 

 

몽고를 여행할 때 손님에게 독주 한 잔씩 건넸는데 여기는 어디나 손님에게 홍차를 대접한다. 인상 좋은 주인아저씨가 빵과 홍차 버터와 치즈 잼으로 우리를 맞았다. 이슬람 국가인 이곳 시간에 맞춰 마당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두 손을 모아본다. 


와인의 나라 ‘조지아’ 

 

 

쉐키에서 발라칸 국경을 통과 조지아 '시드나기'에 도착했다. 다음날 시그나기의 비오는 아침은 평온하기만 하다. 오늘은 이곳 성벽과 보나베교회 트레킹이다. 아이들과 우리 부부 서로 나누어서 둘러보기로 했다. 관절이 살짝 아프다. 앞서가던 남편이 자꾸 뒤를 돌아본다. '진실하게 맺어진 부부는 젊음의 상실을 불행으로 느끼지 않습니다. 같이 늙어가는 즐거움이 나이 먹는 괴로움을 잊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텔라비’, 조지아의 포도주 80%가 이곳 텔라비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코카서스 3국의 중심지 흑해

와 카스피해 사이에 위치한 코카서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산악국가 조지아. 비옥한 땅과 풍부한 물, 알맞은 기후 등이 어우러진 땅, 조지아는 그리스어로 ‘농사짓기 알맞은 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시그나기에서 이곳 텔라비에 도착, 숙소에서 우리는 차와 과일 그리고 포도주를 대접받았다. 가는 곳마다 포도넝쿨과 산딸기 호두나무 무화과나무 각종 과실나무가 지천이다. 조용하고 평화롭지만 모든 것에 표정이 있는 이곳에서 한 두 달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일이면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로 이동이다. 여행 일주일이 지났다. 그 동안 순조롭게 여기까지 왔지만 모든 일들이 그렇듯 우리는 또 어떤 어려움과 만날지 모른다. 그렇지만 함께 이겨내며 멋진 여행을 할 것이고 분명 각자가 많이 성숙해 있을 것이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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