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책읽는 상하이 69]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2020-01-24, 05:33:12] 상하이저널
김갑수 | 오픈하우스 | 2014년 8월

김갑수의 살아있는 날의 클래식

‘이것은 책이다. 묵묵한 활자와 종이의 살결뿐. 그러나 소리가 들리는 책을 쓰고 싶었다. 먼 추억과 어제오늘의 경험이 동원된 이야기들. 그것이 이 책 속의 음악이다. 어쩌면 선율과 선율의 틈새에 잠간씩 삶이 개입한 것은 아니었나 싶다. 책을 읽어 음악이 느껴지는 상태를 소망한다.’ – 서문 중에서

워낙 오타쿠적 마니아라서 뭘 해도 심각하게 하는 것 같은 김갑수씨는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오디오, 커피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그의 오타쿠적 기질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단락이 있다. 

1-11, 100년 전을 그리워하며
줄라이홀 오디오는 주로 1930~40년대산 극장 장비들인데 19세기 푸조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아 그 시절 러시아나 아라비아를 떠돌던 사모바르에 보글보글 끓이며 유성기 복각 음반으로 미샤 엘만이 연주하는 프리츠 크라이슬러 곡을 독일산 ED나 데카 데콜라 PX25 진공관에 울리면 아, 나는 떠나갑니다. 막 떠나갑니다. 어디로?

어쩌면 이 책은 여기 흐르는 정취를 같이 즐길 수 있거나 부러워하는 사람만 관심을 가질, 저자와 마찬가지로 오타쿠적인 책인지도 모르겠으나, 서문에서 저자가 소망한 바와 같이 언어를 통해 음악을 느끼는 경험은 충분히 멋졌다. 한 번에 완독하려는 부담감 없이 각 단락에 소개된 음반들, 연주자별로 비교해 보면서 천천히 평생 두고 읽는다 생각해도 좋은 책.

몇 년 전에 읽은 책이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 최근에 들은 마우리치오 폴리니(1942~ 이탈리아)가 연주한 쇼팽 음반(2017, DG) 때문이다.  보통 다른 일을 할 때 클래식 음악 틀어 놓고 하는 편인데 사실 그러면 온전한 음악감상은 안 되는 거다. 그런데 김갑수 씨는 ‘어떤 청자도 한가로이 딴청 부리지 못하게 하는 연주가 있다!’ 고 한다.  맞다.  일순간 다른 것을 같이 할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연주들이 있는데 이번 폴리니 음반이 그렇다. 음반 가게 직원이 다른 손님에게 엄청나게 아름다운 음반이라고 극찬을 하며 소리를 들려주는데 트랙 1번 녹턴이 나오는 순간, 그녀의 극찬에 나도 동감.

신경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SHAMP 2월 추천도서 2020.01.31
    상해교통대MBA와 한양대가 운영하는 SHAMP에서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해 이라는 테마로 매월 도서를 선정, 추천하고 있다.지적 대화..
  • [책읽는 상하이 68] 불편할 준비 2020.01.18
    이은의 외 | 시사IN북 | 2018년 12월페미니즘을 찾아가는 다섯 개의 지도불편할 준비….왜 불편할 준비라는 거지?는 5명의 페미니스..
  • [책읽는 상하이 67] 글자 풍경 2020.01.11
    유지원 | 을유문화사 | 2019. 1.책을 보려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글자인데 그 글자들의 풍경이라니…. ‘글자 풍경’이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다. ..
  • [책읽는 상하이 66]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2020.01.04
    비프케 로렌츠| | 레드박스 | 2018. 4.“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는 뭔가 판타지스러운 제목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소설이다. 과거를 지운 한 여자가 새로..
  • 상해한국학교 학생저자 4월에 책 나온다 hot 2020.01.04
    대구시교육청 출판 지원 상해한국학교 학생저자(편집부) 김예원(고려대 1)과 여지원(서울대 1)상해한국학교 책쓰기 동..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항저우, 주택 구매 제한 ‘전면..
  2. 上海 올해 안에 카페 1만 개 돌파하..
  3. 중국-멕시코 직항 개통…中 최장 길이..
  4. 中 에스컬레이터 ‘한 줄서기’ 강조..
  5. 월급 800만 원? 중국에서 핫한 이..
  6.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中 언론 “한국..
  7. ‘파리 올림픽’ 예선전 上海서 열린다
  8. 中 시안도 주택 구매 제한 전면 폐지..
  9. 中 1분기 즉석 복권 판매 80%↑..
  10. 中 맥도날드 식자재 ‘택갈이’ 사실…..

경제

  1. 中 항저우, 주택 구매 제한 ‘전면..
  2. 월급 800만 원? 중국에서 핫한 이..
  3. 中 시안도 주택 구매 제한 전면 폐지..
  4. 中 1분기 즉석 복권 판매 80%↑..
  5. 中 4월 수출액 전년比 1.5% 증가..
  6. 中 1분기 입국자 모바일 결제액 ‘1..
  7. 테슬라, 상하이 메가팩 전용 공장 승..
  8. 中 항저우·난징 주택 거래 급증…부동..
  9. 중국판 다이소 미니소, 올해 해외 6..
  10. 美, 중국산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사회

  1. 上海 올해 안에 카페 1만 개 돌파하..
  2. 중국-멕시코 직항 개통…中 최장 길이..
  3. 中 에스컬레이터 ‘한 줄서기’ 강조..
  4.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中 언론 “한국..
  5. 中 맥도날드 식자재 ‘택갈이’ 사실…..
  6. [3회 청미탐] 하버드 출신, 상하이..
  7. ‘Next Level’이라는 江浙沪..
  8. 해외 크루즈 관광객 中 15일 무비자..
  9. 中 외국인 크루즈 단체 관광객에 15..
  10. 미국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종 ‘..

문화

  1. ‘파리 올림픽’ 예선전 上海서 열린다
  2. [책읽는 상하이 239] 사려 깊은..
  3. 상하이, 세계박물관의 날 맞아 135..
  4. [책읽는 상하이 240] 완벽한 공부..

오피니언

  1. [Dr.SP 칼럼] 심한 일교차 때..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추억을 꺼내..
  3.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1] 상하이..
  4. [중국 간식 기행 ④] 마(麻)로 만..
  5. [Jiahui 건강칼럼] 혈액이 끈적..
  6.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를 떠..
  7. [무역협회] Z세대, 기존 소비 패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