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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빌려드립니다

[2018-12-17, 06:57:12]
넓은 땅 덩어리 때문일까? 중국에서는 조심스럽게 상상만했던 일들이 종종 실현되곤 한다. 중국의 ‘공유 경제’ 발달과정을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자전거를 사지 않고 필요할 때만 빌려 탈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공유자전거부터 공유 배터리, 우산, 자동차, 이제는 ‘공유 인간’의 등장까지! 사람을 공유하는 시스템, 중국에서는 돈만 있다면 사람까지 빌릴 수 있고,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플랫폼까지 존재한다.

 

애인을 빌려드려요


만개한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시린 날씨에 나를 빼고 모두가 커플인 길거리, 혹은 명절에 애인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집안 어른들을 마주할 때, 텅 비어있는 내 옆자리가 가장 잘 느껴질 때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중국에는 이를 해결해 줄 애인 대여소가 있다고 한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 애인 대여(租男朋友、租女朋友)를 검색하면 관련 사이트들이 뜬다. 바이두 뿐만 아니라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淘宝)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남자친구 대여(租男朋友)’라고 검색하면 ‘바이허왕(百合网)’ 사이트가 나온다

 

 

 
(친구 대여 사이트 ‘주요우왕(租友网)’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이유로 당일 애인을 찾는다. 국내외 여행지에 함께 할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정말 하룻동안 데이트할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 명절에는 집안 어른들의 애인 유무 및 결혼 계획 등의 질문 공세를 피하기 위한 용도로 당일 애인을 구하는 경우도 상당히 있다고 한다. 

 


주요우왕(租友网)에서 조건에 맞는 공유 애인을 찾는 글

 

이러한 애인 대여가 성행하게 된 배경에는 한가지 일화가 있다. 2010년 설 연휴쯤 인터넷에는 ‘당일 여자친구를 구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결혼을 재촉하는 부모님의 눈속임을 위해 설 연휴에 여자친구 역을 해줄 분을 구한다는 글을 작성했고,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며 많은 이들이 댓글을 달았다. 이를 계기로 당일 애인, 애인 대여 등이 유행처럼 번졌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회사들이 나타난 것이다.

 

  
순수(?)한 의도로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악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바이두를 검색하던 중에 차마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발견되기도 한다. 바이두즈다오(百度知道)에는 ‘대여 여자친구와 잠자리도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경악을 금치 못할 질문이었으나 댓글에는 ‘돈을 냈으니 당연히 가능하다’라는 대답과 ‘당연히 안된다’라는 대답이 동시에 달려있기도 했다. 또한 인터넷에서는 실제 ‘사랑이 아닌 돈으로 얽매이는 남녀의 관계가 과연 옳은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기도 한다.

 

 ‘백인’ 빌려주세요

 

사람 대여 서비스는 애인에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백인이다. 중국의 백인 고용의 특징은 말 그대로, 그들은 ‘공유 모델’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 분야에 특화된 모델이 아닌 한 명의 백인을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고용해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이미지에 맞춰 소비시킨다. 일명 대여된(고용된) 백인들은 특별히 춤을 추지 못해도, 혹은 전공 지식이 없어도 백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문 댄서가 되기도 하고 학자가 될 수도 있다. 

 

백인 모델 구인_ 51job

 

 

 

백인 모델 구인_주바제(猪八戒)


실제로 중국의 구인구직 사이트 혹은 바이두에 백인을 검색하면 백인 모델을 구하는 기업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위 자료에는 정형외과 데스크에서 환자 응대를 할 모델을 구한다는 내용과 기업 활동에 참가해줄 백인 모델을 구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두 가지의 구인 내용에는 특별한 요구 사항이 없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왜 중국인들은 백인 모델에 열광하는 걸까? 어떤 이유로 백인 모델 대여라고 불리는 사업이 운영되고 있는 걸까? 이는 백인 선호 인식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제품을 홍보하더라도 백인이 홍보하는 것이 신뢰감과 고급스러운 이미지, 심지어는 우월성까지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의 인기 브랜드인 보스덩(波司登)은 중국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톈마오(天猫)의 메인을 장식하고 있는 모델은 동양인이 아닌 백인이다.
   

 
한국 매체에 소개됐던 중국의 백인 모델 고용 현주소(mbc 글로벌인사이드 뉴스) 

 

 
중국 인기 브랜드인 보스덩(波司登)의 톈마오 메인 페이지

 

중국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공유’ 뒤에 경제라는 말을 함께 덧붙여 ‘공유경제’를 제시했다. 필요한 재화를 적재적소에 투입시켜 잉여 재화를 줄이고 ‘공유’는 즉 경제적이라는 이미지를 고착시킨 바 있다. 물론 본래의 목표에는 문제가 없지만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비도덕적이고 상식적이지 못한 공유시스템이 마치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인 것 마냥 악용되고 있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학생기자 공유경(저장대 시장마케팅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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