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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중국에 신라 사찰이 있었다

[2018-08-25, 06:58:19]


신라사 터가 있는 안캉

시안에서 중국의 남북 분수령을 이루는 친링(秦嶺)산맥을 관통하여 건설된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자동차로 세 시간 가량 달리면 안캉(安康)에 도달한다. 안캉에는 한강(漢江)이라는 창장(長江)의 큰 지류가 흐르며, 한장은 과거에 수많은 배들이 오고갔던 교통로 역할을 하였으며 지금은 남쪽의 물을 북쪽의 베이징까지 공급하는 남수북조(南水北調) 프로젝트의 원천이 되고 있다. 안캉은 당나라 때 금주(金州)라고 불렸으며 중국 내지로 향하는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바로 이 강변 언덕에 신라사 터가 위치해 있다. 발아래 굽어보이는 한장(漢江)을 통해 신라인들이 탄 배들도 거슬러 올라왔을 것이다.

 

 

  

신라 고승을 위해 지어준 사찰
많은 신라 구법승들이 장안으로 와서 큰 족적을 남겼다. 원측법사는 현장법사의 양대 수제자 중 한 사람으로 불경 연구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고, 의상대사는 지상사에서 8년간 수도하고 해동화엄종을 개창하였다. 혜초스님은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하여 해로로 가 인도를 순례하고 서역을 돌아 장안에 와서 불후의 기행문인 왕오천축국전을 썼다. 자장(慈藏)은 승실(僧實) 등 제자 10여명과 함께 당나라에 들어온 후 종남산에서 수행하고 승실은 금주(金州)로 들어갔는데, 승실이 한장(漢江)을 보고 향수에 젖어있자 이에 금주자사 단지현(段志玄)이 사찰을 지어주고 ‘신라사(新羅寺)’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안캉시, 신라사 공원 조성
한중 교류 역사의 중요 현장
 

신라사는 당나라 때에는 금주 지역의 4대 불교사원의 하나로써 유명했으나 일설에 의하면 먼 옛날 어느 날 한강(漢江) 주변에 많은 비가 내려 큰 철종이 불상과 함께 홍수에 휩쓸려 모래사장으로 떠밀려 내려갔으며, 그 후 신라사는 이름만 남았다. 1990년대에 비좌(碑座)가 발견되고 이것이 당나라 때의 것으로 밝혀져 신라사 유적지로 확인됐는데, 당나라 때에 이 지역에는 신라사가 유일한 사찰이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방문 했을 때 한강(漢江) 강변에 있는 절터로 오르는 계단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안캉시장은 신라사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자가 신라사 유적지는 한중 양국간 교류역사의 중요한 현장이므로 보존할 필요가 있으며 표지석 설치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하자 안캉시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800년 역사의 신라사 ‘철종’

신라사에는 범종이 하나 있었다. 1227년(남송 嘉定 17) 만들어져 약 8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범종 중 하나로 꼽히는 철종으로 무게가 3천kg 이다. 이 철종 단면에는 주조 연월일, 시주자, 불교 직명 등이 포함돼 있는 대략 5000자 내외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송나라 시대 서체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고 한다. 이 철종을 신라사종이라고 확정짓는 근거는 ‘신라사’ 글자가 지워졌지만 현재 新자의 ‘立’부수가 어렴풋이 남아있기 때문이며, 羅자와 寺자는 아예 없어졌다.

 

 

 

신라사종 박물관에 보존

철종은 한강(漢江) 강변에 장기간 방치되어 있다가 도교의 도관인 중양궁(重陽宮)으로 옮겨지고 그 후 여러 곳으로 옮겨 다녔다고 한다. 일설에는 안캉 동남쪽에 있는 천성사(天星寺)로 옮겨졌는데, 사(謝)씨 성을 가진 어사(御史)가 절을 허물고 자신의 부친 묘를 쓰는 바람에 신라사종도 절을 떠나게 됐다고 한다. 항일전쟁 시기에는 안캉 북문 누각으로 옮겨져 방공경보의 용도로 사용되었다. 1980년대에는 향계공원(香溪公園)으로 옮겨져 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돈벌이 도구가 되어버린 적도 있었다. 신라사종은 2015년 안캉박물관으로 이전되어 드디어 안락한 거처를 갖게 되었으며, 이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유물인 진관지보(鎭館之寶)로서 1층 홀에 웅장하게 자리 잡고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시안총영사관, 한중 교류사 발간
신라사와 철종 소개
 

한중 양국은 수천 년 전부터 긴밀히 교류를 해왔으며 특히 주진한당(周秦漢唐) 등 13개 고대 왕조의 도읍이 있었던 시안을 중심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져 왔다. 총영사관에서는 이러한 교류 역사를 재조명하고 알리는 것이 상호간 이해를 깊게 하는데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한국-중국(섬서성) 교류사」를 발간했다. 신라사와 철종에 대해서도 소개하였는데, 이번 안캉시 방문 계기에 근접 거리에서 신라사가 소재했던 터와 철종을 직접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1992년 8월 수교 이후 한중 양국관계는 놀랄 만큼 발전해 왔다. 최근에 정치적인 이유로 제동을 거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신라사 철종을 통해 한중간 교류협력의 물줄기가 면연이 이어져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도도히 흐르고 있는 한중간 교류의 강물에 문화, 관광, 교육, 지방정부간 협력 등 다양한 협력의 배를 더 많이 띄우고 나아가자.  

 

이강국 시안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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