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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달 콩 이

[2017-02-02, 10:07:04] 상하이저널

두 달 전 조그만 cage에 담겨 갈색 토이푸들이 우리 집에 왔다. 태어나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게 된 우리 집 아이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대학생이 된 큰 아이를 비롯 포기하지 않고 강아지를 노래하던 초등 막내까지 긴장과 흥분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먼저 키우던 지인이 키우다 보니 너무 예쁘고 좋다며 분양 받아 선물 한 강아지였다. 딱 봐도 일반 가정집의 반려견은 아닌 듯 냄새가 고약하여 조심스레 씻기를 시도했지만 2개월 남짓 된데다 잔뜩 겁 먹은 강아지를 씻는 것이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그만두었다. 아니 강아지 목욕을 어떻게 하는 지 몰랐다. 겁에 질려 떨며 우리 집에 온 강아지를 맞는 첫 소감을 피력할 사이 없이 험난한 1주일을 보냈다.


냄새의 원인은 설사였다. 사료가 바뀌어서라 생각되어 2~3일 지나면 나을 거라 생각되어 예뻐해 주며 지켜 보았다. 2-3일 지나 설사가 잡히는가 싶더니 4~5일 되던 때는 갑자기 구토를 해 깜짝 놀랬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무것도 못 먹는 강아지 때문에 닭국물을 내어 주었더니 그래도 조금은 먹었다. 다음날 바로 동물병원에 갔더니 코로나 장염이란다. 아무 준비 없이 무지하게 맞이 한 강아지와 함께 하는 삶이라 이 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파보장염이나 홍역이 아니어서 잘 돌보면 곧 회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매일 4~5시간씩 항생제와 포도당 수액을 맞추며 처음엔 내가 뭐 하는 건가?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다 문득 어미개의 품을 떠나 낯선 집에 온 강아지는 얼마나 불안할까 싶어 마음을 다 잡았다. 다행히도 사흘 만에 설사도 잡히고 건강을 되찾았다.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인지.


몸에서 냄새는 났지만 강아지 스스로 몸이 안좋아 사람한테 보여주기 싫어서였는지 배변패드를 깔아 놓은 먼 곳까지 가서 대소변을 보며 생각보다 빨리 대소변을 가렸다. 참 대견하다 싶다. 온 지 1주일 만에 대소변을 가렸다. 과학자들은 개를 늑대에서 분리된 종으로 생각하지만 두어 달 길러 보니 강아지는 DNA 자체가 늑대와는 다른 듯 하다. 아주 오랜 기간 인류와 함께 해 온 동물답게 사람과 더불어 살기에 최적화 된 동물임을 몸으로 느낀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라 강아지는 늘상 함께 하는 동물이며 밖에서 기르는 동물로 여겼다. 그렇기에 대도시에서 그것도 일반 아파트에서 절대 개를 키울 수 없다는 고정 관념을 갖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있어서 아파트에서 강아지를 키운다는 결정은 한 달을 고민할 만 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새로운 강아지 달콩이와 유착의 시간을 가졌다. 초반 1주일 심하게 아팠던 달콩이는 오히려 그 아픈 기간을 돌보아 준 우리 가족과 어려운 시기를 함께 지나며 빨리 적응했다. 푸들이란 견종이 똑똑하고 훈련이 잘 되고 워낙 귀여워서인지 강아지 키우는 걸 가장 싫어하던 남편에게도 예쁨을 받는다. 그 뒤로 귓속이 감염되어 치료하느라 2주, 피부병이 심해 피부병 치료는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한 배 속에서 태어난 달콩이의 어미나 형제들 모두 비슷한 상황이리라 미루어 짐작한다. 분양했던 이는 현재는 연락이 안된다.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며 달콩이도 사람의 이기심에서 기인한 강아지공장에서 태어났을 걸 생각하니 지구에서 가장 이기적인 생명체가 사람이 아닌가 싶다.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어엿하게 달콩이는 우리 가족들에게 정말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되었다. 막내는 따뜻한 봄이 되어 산책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Renny(renny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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