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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디자인하다-북 디자인

[2016-09-15, 05:23:21]
온라인 웹 상에서도 글을 읽을 수 있는 요즘이지만, 아직 종이 책의 맛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독서인들이 많다. 우리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책의 겉 표지, 그 외에도 속지, 삽화 등 책 안의 전반적인 부분을 구성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북 디자인’이라 일컫는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북 디자인의 세계로 한 번 빠져보자.

북 디자인이란?
북 디자인은 디자인 분야 중, 편집 디자인에 해당하는 디자인 계열이다. 북 디자인의 지향하는 바는 단순하다. 바로 글쓴이의 의도를 ‘쉽고 정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북 디자인은 크게 두 개로 나뉘는데, 표지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표지 디자인은 앞 표지, 뒤 표지, 책 등(책이 접힌 부분의 뒤쪽), 앞뒤 날개 등을 포함한다. 겉 표지는 독자들에게 책에 대한 첫 인상을 심어주는 중대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그 책이 어떤 책인지 표지만 봐도 대략 예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하는 것이 포인트다. 아름다운 표지로 독자들에게 심미적 즐거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정보 제공까지 충실히 수행해야 되는 것이 바로 표지 디자인인 것이다.

그 다음, 내지 디자인을 해야 한다. 내지 디자인은 속표지, 목차, 본문, 간지, 간기면(책의 저작권·발행일·쇄·판 등을 적은 페이지) 등 겉 표지를 제외한 책의 모든 부분의 디자인을 포함한다고 보면 된다. 그 중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본문 페이지 디자인이다. 이 부분은 독자들의 가독성 향상을 최우선으로 잡아야 한다. 글꼴, 글자 크기, 줄 간격, 단락 사이의 간격 등을 정하는 것이 본문 디자인에 포함된다. 한 페이지 당 여백, 쪽번호 등을 적절히 배치하여 안정감을 주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삽화나 사진이 들어가는 책이라면, 그것들을 어디에 배치할 지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북 디자이너가 되려면?
북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도 필시 있을 것이다. 그러한 학생들을 위하여, 북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소양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한다.

먼저, 최신 트렌드를 잘 읽을 줄 알아야 한다. 1990년대에 출판된 책과 최근에 출판된 책을 비교해보면 겉 표지 디자인부터 확연히 차이가 날 것이다. 따라서, 요즈음 독자들이 선호하는 북 디자인 흐름을 파악하고, 그것을 자신의 디자인에 잘 적용시킬 줄 아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점이나 도서관 등으로 자주 시장 조사를 나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둘째로, 디자인 분야에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예쁘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당신, 당장 그 생각을 버려야 한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책을 디자인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고객이 제시한 책의 원고를 완전히 이해해야 비로소 그 내용에 걸 맞는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그렇기에 본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큰 출판사는 디자인 파트에 따라 디자이너를 따로 고용하지만, 작은 출판사에서는 표지 디자인 및 내지 디자인까지 모두 가능한 인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북 디자인의 모든 부분에 능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당연한 이야기지만 포트폴리오 역시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좋다. 북 디자인 세계에서는 학력보다도, 디자이너 개인의 실질적인 디자인 능력을 더욱 중요시하기 때문에 알찬 포트폴리오는 취직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북 디자이너 뤼징런(吕敬人)
"책은 장식용이 아니라 내적인 부분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북 디자이너는 문화, 일상, 영화, 연극 등 다방면의 지식을 잘 아는 '감독'이 되어야 합니다."


중국의 유명한 북 디자이너 뤼징런(吕敬人)이 남긴 말이다. 시진핑 주석이 해외를 방문할 시, 선물용 책으로 꼭 그가 디자인한 책을 선택할 정도로, 그의 작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1947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의 북 디자이너 1세대로 활약하다196~70년대 문화대혁명을 겪어 잠시 디자인계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일어나 북 디자인계의 일인자가 되었다. 그가 디자인한 작품은 모두 ‘전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그는 ‘전통’을 중요시한다. 서구적 디자인이 물밀 듯 들어오는 지금, 그의 의미 있는 고집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그의 디자인은 서구적인 디자인에만 물들어있던 우리들의 취향을 다시금 환기시켜준다. 그러나 그의 디자인은 고리타분하지만은 않다. 그의 작품에는 모던함과 동양의 아름다움이 함께 담겨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1981년에 ‘전국 책 장정 예술전’에서 표지부문 우수상을 받은 <蛇类>와, 체코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국제 삽화전에서 입선한 <秦一世、秦二世>등이 있다. 또한,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05년부터 1~2년에 한 번씩 파주출판도시를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파주출판도시는 '책의 보물섬'이라고 한다. 올해 역시 뤼징런은 오는 10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열리는 '파주북소리 2016'의 특별전을 앞두고, 제자 27명과 함께 출판도시를 방문했다.

종이 책이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이 시기에, 세계 각지의 북 디자이너들은 종이 책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리가 항상 별 생각 없이 읽는 책에도 디자이너들의 철학과, 고뇌가 담겨 있다는 것을 주의하며 읽어야겠다. 그리고 현재 어린 미래의 북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마음껏 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

고등부 학생기자 여지원(상해한국학교 10)

 

뤼징런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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