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의 韩中 생활물가 비교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과 연관지어 떠올리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저렴한 물가’다. 친구들은 물론 어른들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중국의 저렴한 물가는 어떻게 보면 맞고, 어떻게 보면 틀리다.
물가 비교 시 자주 차용되는 구매력평가지수인 빅맥지수를 예로 들어보자. 2018년 1월 기준으로 중국의 빅맥 지수는 3.17달러로 세계 42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4.1달러로 세계 24위로 중국과 18계단 정도 차이가 난다. 중국 물가가 한국의 물가에 비해 꽤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주관적인 소비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중국 생활 체감 물가에 초점을 두고 얘기해본다.
“의·衣” 해외 브랜드, 한국보다 비싼 중국?
보세 제품의 경우, 패션 상품들은 타오바오(淘宝)를 통해 구매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똑같은 제품도 잘만 찾아본다면 몇 만원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브랜드 제품은 우리나라보다 다소 비싼 가격에 책정돼 있는 듯하다. 각 브랜드의 한중 각 공식 홈페이지 가격을 비교해보자.
라코스테 원피스(공식 홈페이지)
아디다스 스탠스미스 운동화(공식 홈페이지)
라코스테 원피스(사진) 한국 판매가는 22만 9000원이다. 중국에서는 1390위안(23만 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아디다스 운동화(스탠스미스 모델)의 한국 판매가는 10만 9000원, 중국 판매가는 829위안(13만 96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디자인만 고려해서 구매한다면 중국이 종류도 많고 저렴한 편이지만, 반대로 이름있는 브랜드 의류 경우는 한국보다 비싸다.
“식·食” 한국보다 저렴한 중국
식비야 말로 중국과 한국의 물가 차이가 가장 현저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물론, 네발 달린 건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인 만큼, 식재료나 장소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인 중국식당 가격은 한국보다는 저렴한 편이이다. 저장대학(浙江大学) 학식의 경우 8~15위안(1300~2500원) 선에서 해결 가능하다. 반찬 종류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끼 평균 약 13위안 정도 지출되는 듯 하다.
저장대학 학식(만토우)
그러나 평소에는 학식보다는 시간상 규제가 없는 배달 음식을 자주 먹는 편이다. 보통 학교 주변 배달 음식의 경우, 아주 저렴한 음식에 속하는 볶음밥은 9위안(1500원)에도 가능하다. 주변 친구들 대다수가 평균 25위안(4200원) 내외로 식사를 한다.
하지만 어느 나라나 학식은 외부 음식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에 적절한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외식의 예를 들어 보자. 3명이 함께 대형쇼핑몰에 입점해있는 루위(炉鱼)라는 체인점에서 카오위(烤鱼)를 먹었다. 메인 요리로 생선 한 마리, 사이드 메뉴로 쇼우스지(手撕鸡), 량피(凉皮), 그리고 공기밥 3개, 사이다 두 캔을 시켰다. 가격은 총 187위안(3만 1000원), 1 인당 1만원이 조금 넘는 지출이었다.
배달음식
음식점 ‘루위’의 생선 요리(右) 출처:만토우
식사를 마친 후, 근처 카페 스타벅스를 갔다. 망고패션후르츠 프라푸치노, 바닐라 크림 프라프치노, 자바칩을 추가한 헤이즐넛 프라푸치노를 모두 톨사이즈로 주문했다. 가격은 각 30위안(5000원), 30위안(5000원), 39위안(6500원)이었다. 한국과 가격을 비교해보았을 때, 이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생활 속에서 느낀 바로는 중국 대부분의 카페 음료나 디저트가 한국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고, 프랜차이즈 카페 경우 오히려 조금 더 비싼 편에 속한다.
실제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공개한 스타벅스 카페라떼의 가격을 비교해 놓은 것을 보면, 베이징($4.22), 상하이($4.22) 모두 서울($3.76)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식비는 ‘아끼려고 하면 정말 눈에 띄게 아낄 수 있고, 한국에서 먹듯이 먹고자 한다면 한국과 비슷한 물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스타벅스 지수. 2018년 1월 기준(econlife)
<중국에서 장보기>
매일 밖에서 사먹을 수는 없으니 친구들과 요리를 직접 해 먹기 위해 장을 보기도 한다. 우선, 마트에서 구매 한 기록을 왼쪽부터 보면 차례대로 감자, 적양파, 당근, 인스턴트 스파게티와 컵라면, 생수를 구매했다. 채소의 경우 감자 4.58위안(771원), 적양파 7.92위안(1333원), 당근 4.1위안(690원), 생수 550ml 용량 12병을 15.2위안(2560원)에 구매했다. 생수 한 병당 213원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감히 생각할 수 없는 가격이다.
또한 한국 소주 ‘처음처럼’은 한 병에 14.8위안(2500원), 생강, 파, 양파 세트 총 250g에 3.9위안(660원), 연어 200g에 55.9위안(9400원), 양파 5.5위안(926원)에 구매했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 한국 소주 등 수입제품을 제외한 현지 식료품들의 저렴한 가격을 체감해 볼 수 있다.
“주·住” 학교 밖은 위험해!
기숙사에서 지내는 유학생들의 주거비를 살펴보자. 2인실을 기준으로 유학생 1년 기숙사 비용은 6000위안 (100만원)이며 관리비(전기세와 수도세)는 별도다. 수도세는 매달 170~200위안(2만 8000원~3만 2000원)정도이며 전기세는 100위안(1만 6500원)정도다.
저장대학 기숙사 비용은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매우 저렴한 편에 속한다. 상하이 등 대도시 대학 기숙사비는 저장대학의 2배 이상 지불해야 하는 대학도 있다.
기숙사가 워낙 저렴한 가격에 잘 돼있는 편이지만 개인의 편의를 추구해 외주를 하는 학생들 수도 적잖다. 그렇다면 저장대학 인근 자취방들은 얼마일까? 학교와 5분 내외, 지하철역에서 10분 내외 거리에 위치한 졘차오(剑桥)는 저장대학 학생들의 자취 원룸으로 인기가 높다. 이곳 원룸 월세 비용은 평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58同城) 기준, 월 2500위안(약 4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졘차오(58同城
<지출 내역 엿보기>
다음은 2018년 10월, 11월과 2019년 01월, 02월의 총 지출 통계 기록이다. 참고로 아래와 같은 통계 그래프는 알리페이 어플에서 개인>거래내역>하단의 통계>자세히 알아보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매월 총 지출액(즈푸바오 支付宝)
총 지출 통계를 보면, 평균적으로 육십만원 정도의 금액선에서 생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달 용돈인 50만원을 넘는 금액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중국에서 한국과 비슷하게 생활하고자 하면 한국에서 드는 만큼의 돈이 들고, 또 보다 현지 사정에 맞춰 생활하고자 하면, 한국보다는 조금 더 저렴한 돈으로 생활이 가능하다. 즉, ‘어떻게든 중국이 싸다’라는 말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학생기자 공유경(저장대 시장마케팅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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