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해체, 입후보자 발표 무기한 연기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회장 선거가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내부 갈등으로 입후보자 발표가 무기한 연기됐다. 선관위가 공고한 선거일정에 따르면, 11월 12일 입후보자 등록, 14일 입후보자 발표, 12월 5일 투표를 치르게 된다. 그러나 지난 16일 돌연 유동욱 선관위원장이 사퇴를 발표했다. 이어 선관위 부위원장은 “선관위 내부사정으로 입후보자 발표가 지연됐음”을 알리고, 한국상회에 선관위 해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상회는 오는 20일 임원회의를 통해 대책회의를 열기로 하고 후보자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제25대 상해한국상회 회장 후보는 2명이 입후보했다. 선관위 내부 갈등은 후보자 자격심사 과정에서 시작됐다. 한 입후보자가 자격을 입증할 서류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 12일 후보자 등록 마감 후 선관위는 두 후보자의 한국상회 정회원 자격에 의혹을 제기했다. 두 후보 측에 입후보 등록서류 목록에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후보 자격에 해당하는 ‘한국상회회원으로 3년 이상 정회원을 유지한 자’에 대한 입증서류를 추가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후보자 개인이 한국상회에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회원사(회사)의 소속이 맞는지 확인절차가 필요하다는 것.
문제는 한 후보자의 서류가 한국상회 회원사임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선관위원 5명은 해당 후보자 탈락에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고, SNS를 통해 투표를 하는 등 논란은 커졌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원장은 유권해석에 관한 부분이므로 한국상회 임원회의를 통해 자문을 구하자고 통보하면서 내부 갈등은 극에 달았다.
한편, 회장 입후보자 탈락에 거론됐던 후보자가 상대후보의 또 다른 자격요건을 언급했다. 돌연 ‘매년 6개월을 초과해 상하이에 체류해야’하는 회장 입후보 요건에 해당하는 서류를 선관위에 제출하며, 회장 입후보 자격 요건은 모든 항목에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중립적이고 민주적으로 선거를 이끌어야 하는 선관위는 위원장의 사퇴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규정과 원칙을 적용할 것인가, 관례에 의한 융통성을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대립은 선거관리규정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시간상 선거규정을 개정하기 힘든 여건 속에서, 제25대 회장 선거 입후보자들의 자격 요건을 어떻게 검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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