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책읽는 상하이 125] 광기와 우연의 역사

[2021-12-17, 10:14:55] 상하이저널
슈테판 츠바이크 | 휴머니스트 | 2004. 3. 15.
슈테판 츠바이크 | 휴머니스트 | 2004. 3. 15.
인류 역사를 바꾼 운명의 순간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독일 문학계의 거장 슈테판 츠바이크 (Stefan Zweig)가 쓴 「광기와 우연의 역사」는 세계사 속 운명적인 사건들이 옴니버스 형태로 엮어져 있다. 숨가쁜 사건 전개와 반전은 마치 영화를 보듯 역사속의 현장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인류의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이 나타나기까지는 수없이 많은 평범한 시간들이 있었다. 그저 무심히 지나쳐가다 때로 별 같은 순간이 이후 수십 수백 년의 역사를 결정하기도 한다. 역사는 반복되기에 우리는 역사를 늘 진지하게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겪은 경험으로 인해 세계사를 뒤바꾼 12명의 주인공들이 책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다. 이 인물들은 모두 실존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물 전기처럼 딱딱한 문체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작가 특유의 표현력이 돋보여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목차를 참고로 실어본다

•태평양을 처음 발견한 건달 발보아
•동로마 제국을 정복한 오스만 투르크의 잔인한 무하마드
•뇌졸중을 극복하고 부활한 헨델
•하룻밤 만에 프랑스 국가를 작곡한 무명의 루제
•고지식한 부하 때문에 워털루 전쟁에서 패배한 나폴레옹
•괴테의 비가-열아홉 소녀를 사랑한 일흔넷의 괴테
•황금한 엘도라도를 발견한 수터
•사형 직전 목숨을 건진 도스토예프스키
•대서양에 해저케이블을 설치한 사이러스 필드
•악처 때문에 위인이 되었던 톨스토이의 미완성 드라마
•남극에서 얼어 죽은 비운의 탐험대장 스콧
•봉인 열차를 타고 스위스를 탈출한 레닌
 
예술가의 위대한 작품 또한 드물게 찾아오는 영감의 짧은 순간에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특히 나의 호기심을 최고조로 자극한 사건은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나폴레옹과 그의 우직한 부하의 일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인물, 로스차일드이다. 그가 선택한 기회로 세워진 거대한 금융제국이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었음을 볼 때, 정말 운명적인 순간들은 한 인간을 갑자기 영웅으로 만들기도 하고, 어떤 자는 참담한 실패와 좌절을 맛보도록 하기도 하며,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자로 만들기도 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공간적인 이동이 제한되는 지금의 상황이 마냥 힘들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독서와 영화를 통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은 인물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 인생을 겸허하게 돌아보게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을 선물로 여긴다면, 내 삶을 통제하려는 과도한 욕망을 내려놓고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을 감사함으로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마무리 될 나의 개인사는 해피엔딩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이정연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책읽는 상하이 124] 최은묵 시집 <괜찮아> 2021.12.1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 나태주  내 안에 있는 이여...(이하 중략) 그대가 곁에..
  • [책읽는상하이 123] 아몬드 2021.12.06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새삼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지며 감명 깊게 읽은 한..
  • SHAMP 12월 추천도서 2021.12.02
    상해교통대MBA와 한양대가 운영하는 SHAMP에서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해 이라는 테마로 매월 도서를 선정, 추천하고 있다.NFT 레..
  • “그릴 수 있어야 기업이다” 표병선 저자 특강 hot 2021.11.05
    책쓰는 상하이 1탄 개인과 기업의 브랜딩 과정 강연의 표병선 저자가 지난 2일 ‘당신의..
  • SHAMP 11월 추천도서 hot 2021.11.04
    상해교통대MBA와 한양대가 운영하는 SHAMP에서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해 이라는 테마로 매월 도서를 선정, 추천하고 있다.트렌드 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항저우, 주택 구매 제한 ‘전면..
  2. 上海 올해 안에 카페 1만 개 돌파하..
  3. 中 에스컬레이터 ‘한 줄서기’ 강조..
  4. 중국-멕시코 직항 개통…中 최장 길이..
  5. 월급 800만 원? 중국에서 핫한 이..
  6.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中 언론 “한국..
  7. 中 1분기 즉석 복권 판매 80%↑..
  8. 中 시안도 주택 구매 제한 전면 폐지..
  9. 中 맥도날드 식자재 ‘택갈이’ 사실…..
  10. ‘파리 올림픽’ 예선전 上海서 열린다

경제

  1. 中 항저우, 주택 구매 제한 ‘전면..
  2. 월급 800만 원? 중국에서 핫한 이..
  3. 中 1분기 즉석 복권 판매 80%↑..
  4. 中 시안도 주택 구매 제한 전면 폐지..
  5. 中 4월 수출액 전년比 1.5% 증가..
  6. 中 1분기 입국자 모바일 결제액 ‘1..
  7. 中 항저우·난징 주택 거래 급증…부동..
  8. 테슬라, 상하이 메가팩 전용 공장 승..
  9. 중국판 다이소 미니소, 올해 해외 6..
  10. 美, 중국산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사회

  1. 上海 올해 안에 카페 1만 개 돌파하..
  2. 中 에스컬레이터 ‘한 줄서기’ 강조..
  3. 중국-멕시코 직항 개통…中 최장 길이..
  4.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中 언론 “한국..
  5. 中 맥도날드 식자재 ‘택갈이’ 사실…..
  6. [3회 청미탐] 하버드 출신, 상하이..
  7. ‘Next Level’이라는 江浙沪..
  8. 해외 크루즈 관광객 中 15일 무비자..
  9. 미국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종 ‘..
  10. 中 외국인 크루즈 단체 관광객에 15..

문화

  1. ‘파리 올림픽’ 예선전 上海서 열린다
  2. [책읽는 상하이 239] 사려 깊은..
  3. 상하이, 세계박물관의 날 맞아 135..
  4. [책읽는 상하이 240] 완벽한 공부..

오피니언

  1. [Dr.SP 칼럼] 심한 일교차 때..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추억을 꺼내..
  3.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1] 상하이..
  4. [중국 간식 기행 ④] 마(麻)로 만..
  5. [Jiahui 건강칼럼] 혈액이 끈적..
  6.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를 떠..
  7. [무역협회] Z세대, 기존 소비 패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