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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황홀한 대자연, 티벳 히말라야 11박 12일

[2023-09-01, 16:47:09] 상하이저널
 

여름방학을 시작한 고등학생 딸과 둘이서 7박8일간 티벳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 계획은 평소대로 자유여행을 하려 했으나 티벳은 외국인 자유여행이 금지된 지역이라 반드시 외국인 단체 여행에 합류해야만 했다. 주변에 다녀온 경험자가 없어 인터넷과 유튜브 위챗 검색창을 눈이 빠지게 뒤져 본 후에 티벳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티벳 현지 여행사와 연결해 안내를 받았다. 

칭장(青藏)열차 타고, 상하이~라싸 왕복 48시간

상하이에서 티벳 라싸(拉萨)까지는 기차로 48시간, 상하이역(上海站)에서 칭하이성(青海省) 시닝(西宁)까지 24시간, 시닝에서 칭장(青藏)열차로 갈아타고 라싸까지 다시 24시간을 이동해야 했다.  


드디어 첫날 상하이역(上海火车站)에서 기차를 탔다.(주의: 홍차오기차역이 아님) 여행사에서 예매해준 잉워(硬卧, 딱딱한 침대)칸으로 갔다. 침구며 화장실 관리가 생각보다 잘 돼있어 안심이 됐다. 우리만 외국인이라 그런지 경찰이 직접 찾아와 큰 소리로 불편하거나 누가 괴롭히거나 하면 자기들이 항상 저쪽에 있으니까 부르라고 말했다. 누구는 ‘감시’라고 했으나 나는 ‘안전’한 느낌이 들어 고마웠다. 

운이 좋았는지 3층 침대 칸 중 제일 아래칸으로 둘 다 배정이 되어 마주보며 창 밖을 편하게 계속 보면서 갈 수 있어 좋았다. 칭하이를 지날 때는 밤이라 아쉬웠는데 깜깜한 하늘에 별이 너무 많이 보이고 예뻐 한동안 고개가 아플 만큼 하늘을 보다 잠이 들었다. 중간이나 맨 위쪽 침대 손님들은 잠잘 때 외에는 계속 복도와 식당을 방황해야만 했다. 다행히 그들은 중간중간 계속 교체가 되고 있었다.


 

 

기차 밖 풍경, 그 원시적인 아름다운 지구 모습 

직행이라고 하지만 시닝에서 칭장열차로 갈아타야 했다. 거기서 타는 승객들은 대부분 중국 각지에서 티벳으로 여행가는 사람들이었다. 몽고커플, 신장위그루 공무원과 얘기를 나누면서 티벳 다음 여행지는 몽고와 신장 위구르로 가보고 싶어졌다. 기차여행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중국의 철도 인프라는 선진적이다. 이 넓은 대륙을 싸돌아 다니며 구경하는데 기차만큼 좋은 교통 수단은 없는 것 같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 창 밖을 계속 보면서 중국 구석구석을 눈에 담아가는 재미를 누가 알까. 아무리 기차만 타면 자는 사람도 칭장열차를 타면 몇 시간이고 그 원시적인 아름다운 지구 모습에 넋을 잃고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나도 그랬다. 

티벳궁전, 포탈라궁
달라이라마의 무덤 항아리

드디어 집 떠난 지 꼬박 이틀 만에 라싸기차역에 도착해 여행단에 합류했다. 가이드는 친절했고 티벳 불교인답게 인연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티벳에 관해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고마웠다. 

티벳 둘쨋날, 영상이나 사진으로만 봤던 티벳궁전, 포탈라궁에 갔다. 가이드가 날씨가 생각보다 쌀쌀하다고 옷을 따뜻하게 입으라고 강조해 가을 옷을 입고 갔는데 날씨가 좋고 햇살이 강해 줄 서 기다리고 궁에 올라갈 때는 땀이 줄줄 흘러 조금 힘들었다. 다행히 고지대 건조한 지역이고 습도가 낮아 그늘에선 시원해서 그나마 괜찮았다. 궁전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구역이었고, 금붙이로 만든 각종 불상부터 여러 스토리를 간직한 역대 달라이라마의 무덤 항아리들이 납골당처럼 많았다. 황금으로 도배된 화려한 탑은 보물섬을 보는 것처럼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3박 4일 히말라야 여정

다음날 3박4일 히말라야 여정을 시작했다. 몇 백 킬로미터의 여정으로 7,8시간 차로 이동 중 중간중간 전체 전망대 마다 멈춰 15분씩 바람도 쐬고 사진촬영 시간이 주어졌다. 국가 간 이동도 아닌데 지역을 지날 때마다 계속 차에서 내려 여권과 비자 검사를 받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동중 차 안은 햇빛 쨍쨍 내리 쬐는 맑은 날씨라 차 안 커튼을 내리지 않으면 눈부시고 더워 힘든 날씨였다. 다행이 나와 딸은 맨 뒷자리를 넉넉하게 차지했고 위치를 바꿔가며 커튼에 머리를 박고 선글라스 낀 눈만 빼꼼하게 내 놓고 계속 창 밖을 보면서 절경에 감탄하고 셔터를 끊임없이 눌러댔다. 



해발 5200미터, 밤하늘 별들과 노래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천막은 생각했던 것 보다 질서정연하게 잘 설치돼 있고 난방도 잘돼 아늑하고 따뜻했다. 해가 있을 땐 해발 5200미터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생각보다 춥지않고 시원해서 대충 옷을 껴입고 나갔다. 가이드가 정말 두꺼운 인민군 파카같은 옷을 50위안에 빌려 입고 나가라고 했으나 그냥 나갔다가 급하게 캠프로 돌아가 파카를 빌려 입었지만 이미 머리가 심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밤 9시 훠궈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하늘 별을 보기 위해 나섰다. 히말라야 정상에서 수많은 별을 감상하고 중국 청년 100여 명은 여러 깃발을 들고 둥글게 돌면서 무슨 노래를 목청껏 불렀고 그런 낯선 광경을 처음 보는 나는 재밌게 바깥 쪽에 서서 구경했다. 무슨 의미의 노래였는지 너무 궁금해서 동영상으로 저장했다가 나중에 중국 청년들에게 물어보니 자유를 노래하는 거라고 했다. 그런 노래는 너희 나라에서 불러도 되느냐고 했더니 자기는 감히 대답할 수 없다고 했고 우리는 서로 이해한다는 듯 웃었다. 

고산증의 고통 

찬바람을 너무 맞아 그런 건지 고산증인지 알 수 없는 두통으로 밤새 머리가 빠개질 것처럼 아팠다. 속도 별로 안좋았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차라리 죽고 싶었다. 아침에 우리 여행단 7,80%가 다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고 내가 정상이었음에 안심했고, 진통제를 먹고 점차 두통이 사라지니 살 것 같았다. 그리고 고산증 약을 히말라야 등반 1주일 전부터 먹어야 두통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됐는데, 어떤 관광객은 그렇게 했음에도 고산증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니, 솔직히 그 약의 효과가 의심스럽긴 했다. 


오가는 길, 황홀한 티벳의 자연

다음날 히말라야의 아침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 태양이 떠오르자 햇살이 따사로웠다. 텐트 숙소의 티벳인 주인장이 준비해준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전 8시에 차를 타고 산을 내려갔다. 오는 길도 그랬듯 가는 길도 한순간도 기 막히지 않은 풍경은 없었다. 모두 기억하고 싶고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비슷비슷한 사진이 왜 그리도 많은지 아무튼 매 순간 너무 멋진 티벳의 자연이 황홀했다. 

넓은 중국의 모든 여행은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구경하느라 잠시도 눈을 붙일 수 없는데 차 안의 2,30대 젊은 친구들은 차만 타면 커튼을 내리고 대부분 자거나 스마트폰으로 다른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이가 달라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 다음 여행을 계획하며 

3박 4일의 히말라야 대장정을 마치고 다시 라싸로 돌아와 이틀간 자유 시간도 갖고 하루 늦게 도착해서 못 가본 라싸 시내의 유명 사찰과 관광지를 돌아 봤다. 라싸도 상하이처럼 디디와 위챗 정보를 통해 충분히 관광할 수 있었고 음식도 다양해서 먹고 즐기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상하이로 돌아올 때는 비행기를 탈까 생각했었는데 칭장 열차를 타고 다시 기차 밖 풍경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어 여행사 직원에게 부탁해서 잉워 아래칸 두 장을 부탁해서 예매했다. 상하이로 돌아오는 열차에서 예상했던 대로 다양한 중국인들을 만나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티벳 외국인 여행단에서 만난 친한파 젊은이들은 반가웠고 또 한번 한류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어 뿌듯했다. 다들 각자만의 세상에서 살다가 이렇게 인연이 되어 만남을 가지는게 또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주로 딸들과 중국여행을 자주 하는데 이번 여행단에서 만난 멋진 다른 나라 언니들처럼 세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일하고 글로벌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라며 다음 여행을 설레는 마음으로 또 계획해 본다.

튤립(lks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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