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이야기] 生态绿道

[2021-01-20, 10:37:38] 상하이저널

둘째 아이 학교 때문에 외국인이 거의 없는 이곳으로 이사 온 지 딱 6개월이 흘렀다. 이곳으로 이사 와서 가장 처음 한 일은 다종뎬핑(大众点评)으로 주변을 검색해 보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다녔던 초등학교도 근처에 있는지라 낯설지 않은 곳이었지만 이제는 생활 터전이니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주변을 검색해 보니 전엔 본 적이 없는 “생태록도(生态绿道)’라는 곳이 검색됐다. 공원은 공원인데 달리기를 할 수 있게 조깅 도로를 조성해 놓은 곳이었다. 나는 바로 운동화를 신고 입구를 찾아가 보았다. 

‘와우~ 말 그대로 정말 녹색 자연의 길이다. 여기에 언제 이런 게 생겼지….’ 

공원은 여기저기 공사 중이었지만 오픈 되어 있는 곳 구석구석을 다 달리면 7km는 나오는 코스였다.  얼마나 멋지게 조성해 놓았는지 꼭 숲에 들어온 느낌을 주는 구간도 있었다. 일반 도로에선 길이 고르지 않아 잘 안 뛰었는데 이젠 원 없이 뛸 수 있게 됐다. 근처에 사는 중국 친구에게 너희 집 옆에 이런 곳이 있는데 가 보았냐고 물었더니 금시초문이란다.

다음날 그 중국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이게 도대체 언제 생겼냐며 집에서 걸어서 5분 밖에 안되는 거리인데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좀 더 가까운 입구를 찾았다며 지름길을 알려주었다. 이 지름길은 정말 지역 주민 아니면 알 수 없는 길이었다. 나도 그 길로 다니니 입구까지 돌아가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날이 갈수록 공원은 제 모습을 갖췄다. 1월 1일 오픈한다고 막아 놓았던 길은 정말 오픈이 됐는지 궁금했다. 휴일을 맞아 1일 날 큰 아이와 함께 이 공원으로 조깅을 나왔다. 진짜 오픈이 됐을까 하던 찰나 벽은 안 보이고 터널이 시야에 들어왔다. 진짜 오픈돼 있었다. 더욱 놀라웠던 건 막아 놓았던 길 뒤로는 외환선 교차로였기 때문에 기껏해야 입구가 생기는 줄로만 알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외환 교차로 옆으로 조깅 도로가 나란히 놓여있었고 그 길로 2km 코스가 더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제서야 바닥에 쓰여있던 5000m의 의미가 이해가 됐다. 이젠 구석구석 뛰지 않아도 쭉 뻗은 길만 따라가면 편도 5km, 왕복 10km가 가능해졌다. 

큰 아이는 갑자기 길어진 코스에 당혹했고 나는 다 뛰고 나면 씨트립 가서 맛있는 거 사줄 테니 끝까지 가보자고 다독였다. 씨트립 본사로 바로 나가는 길이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공원은 여기저기 조성 중이다. 공사가 완전히 끝난 후엔 더 멋진 곳으로 바뀌겠지. 요즘 들어 동네 인도도 걷기 좋게 바뀌고 있다. 지역 신문을 보면 업그레이드된 보행자 도로 기사가 유난히 많다. 요즘 상하이를 보면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해가는 느낌이 든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上海 고속철 3시간 거리 여행지 다..
  2. 中 관광객, 인니 화산섬에서 사진 찍..
  3. 中 사기범 135명 캄보디아에서 ‘압..
  4. 中 청년 실업률 상승세 ‘뚜렷’…대졸..
  5. 中 위안부 피해자 자녀, 처음으로 중..
  6. 코리아 OHM, 中Sunny Tren..
  7. 민항문화공원 표지판 "왜 한국어는 없..
  8. 완다 왕젠린, 완다필름에서 손 뗀다
  9. 화웨이, 中 스마트폰서 다시 정상 궤..
  10. 중국 MZ들 '역겨운’ 출근복 유행..

경제

  1. 中 청년 실업률 상승세 ‘뚜렷’…대졸..
  2. 코리아 OHM, 中Sunny Tren..
  3. 완다 왕젠린, 완다필름에서 손 뗀다
  4. 화웨이, 中 스마트폰서 다시 정상 궤..
  5. 징동 창업주 류창동, AI로 라이브커..
  6. 로레알, “중국의 다음은 중국” 대중..
  7. 中 올해 노동절 연휴 해외 인기 여행..
  8. 화웨이, 샤오미 차 예약자에 5000..
  9. 中 1분기 항공 여객 수송량 1억 8..
  10. 샤오미 SU7 출시 28일 만에 주문..

사회

  1. 中 관광객, 인니 화산섬에서 사진 찍..
  2. 中 사기범 135명 캄보디아에서 ‘압..
  3. 中 위안부 피해자 자녀, 처음으로 중..
  4. 민항문화공원 표지판 "왜 한국어는 없..
  5. 하이디라오, ‘숙제 도우미’ 서비스..
  6. 中 상하이·베이징 등 호텔 체크인 시..
  7. 세계 ‘최대’ 아시아 ‘최초’ 페파피..
  8. 상하이 최초 24시간 도서관 ‘평화..
  9. 상하이 디즈니, 상업용 사진작가 퇴장..
  10. 포동 한국주말학교 "스무살 됐어요"

문화

  1. 서양화가 임소연 두번째 개인전 <대..
  2. 상하이화동한인여성경제인회 '幸福之诺'..
  3. 상하이한국문화원, ‘여성’ 주제로 음..
  4. 장선영 작가 두번째 여정 ‘Trace..
  5. 상하이 2024 국제 플라워 쇼 개막..
  6. 한국민화협회 상하이지부 제1회 회원전..
  7. 상하이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2..
  8. [책읽는 상하이 237] 멀고도 가까..

오피니언

  1. [김쌤 교육칼럼] 존 듀이와 민주주의..
  2.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3. [델타 건강칼럼] OO줄이면 나타나는..
  4.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일용할..
  5. [산행일지 1] 봄날의 ‘서호’를 거..
  6. [무역협회] 美의 차별에 맞서, '법..
  7. [상하이의 사랑법 12] 손끝만 닿아..
  8. [산행일지 2] “신선놀음이 따로 없..
  9. [무역협회] 中 전자상거래, 글로벌..
  10. [허스토리 in 상하이] 사월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