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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레트로 감성은 다르다?

[2019-11-23, 06:20:59]

최근 들어 복고, 즉 레트로(retro)는 한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되었다. 레트로 감성으로 꾸민 카페나 음식점은 물론이고, 복고 패션, 빛바랜 느낌을 주는 필름 사진기까지, 과거의 물건들은 현재에 와서 소위 ‘힙’한 것들이 되었다. 이젠 단순히 과거의 것을 계승하는 레트로를 넘어, 과거의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감성을 만들어낸 뉴트로(newtro)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다.

 


이러한 레트로 열풍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라 중국에서도 불고 있다. 언뜻 보기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는 두 나라의 복고(复古)지만,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1970, 80년대에 국한해 생각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전통과 역사까지도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결을 달리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레트로는 한국과 어떤 점이 닮았으며, 어떤 점이 다를까?

 

한중의 공통된 레트로, 로고와 스트라이프 팬츠


브랜드의 큼지막한 로고가 멋스럽게 여겨지던 1990년대를 지나 더 이상 아무도 로고가 있는 옷을 입지 않던 2000년대의 한국과 마찬가지로, 당시 중국에선 대놓고 로고가 박힌 옷을 입으면 촌스럽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금 로고가 박힌 옷을 입는 것은 스타일리시한 것이 되었다. 특히 명품이나 유명 브랜드들의 로고가 박힌 옷들이 강세다.


로고의 인기는 중국의 힙합과 스트리트 문화에 대한 선호에서 비롯되었다. 2017년 중국판 ‘쇼미 더 머니’라 일컬어지는 ‘중궈요우씨하(中国有嘻哈)’예능 프로그램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힙합과 스트리트 문화의 주류 플랫폼이 됐으며, 이 프로그램 덕에 슈프림(Supreme), 오프 화이트(Off-White)와 같은 유명 스트릿룩 브랜드는 중국에 완전히 자리 잡게 됐다.


또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슈프림(Supreme)이 콜라보를 통해 출시한 박스 로고 티셔츠와 후드 스웨트셔츠는 중국 전반에 걸쳐 가장 ‘트렌디’한 룩이 됐다. 이 컬렉션은 2017년 7월에 베이징을 포함한 세계 8개 도시의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됐는데, 며칠간 노숙을 하며 기다린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컬렉션의 제품은 한국의 유명 래퍼인 지코가 ‘쇼미 더 머니’에 입고 나와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 루이비통과 슈프림이 콜라보하여 출시한 제품들 중 일부 >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10대 시절에 교복(생활복)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는 오늘날까지도 교복이 의무이며, 대부분의 학교가 엄격한 복장 규정을 지키고 있다. 그 때문에 성인이 된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일정한 종류의 줄무늬가 있고, 밝은색의 교복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대다수가 입는 것을 싫어했지만, 모두의 유년 시절을 대표하는 상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 1990년대 중국의 교복. 운동복 위주의 선을 이용한 디자인이 두드러진다.>

 

패션 인플루언서(influencer)들과 매체는 이렇듯 밀레니얼 세대가 지닌 교복에 대한 상반된 감정을 알아차렸고, 그중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플루언서 중 한 명인 ‘베키 리(Becky Li)’는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스트라이프 팬츠를 어떻게 맵시 있는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2017년 즈음에 스트라이프 팬츠가 런웨이에 등장한 후로 중국의 몇몇 소셜미디어에선 교복 바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반응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프 팬츠는 중국 내에서 큰 히트를 쳤다.

 

 < 베키 리가 새롭게 재해석한 스트라이프 팬츠 >

 

전통을 재해석하다, 패션 브랜드 미샨(密扇)


앞서 언급했듯, 중국이 ‘레트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방식은 한국과 사뭇 다르다. 중국의 ‘레트로’는 전통과 역사까지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 또한 ‘뉴트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선 이러한 뉴트로 디자인이 중국 내 신세대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추세로, 이에 대응해 전에 없던 새로운 뉴트로 디자인을 선보이는 패션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있다.


미샨(密扇)은 2014년 한원(韩雯)과 펀광(冯光)이 함께 론칭한 브랜드이다. 유학을 다녀온 둘은 서양 예술에 조예가 깊었으며, 동시에 현재 주류 패션이 너무 서구화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리하여 둘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하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신 오리엔탈리즘’이란 새로운 콘셉트의 브랜드를 갖춘 미샨을 탄생시켰다. 미샨은 현재 중국의 다양한 민속 예술에서 모티브를 따와 중국 특유의 재치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 미샨의 2017년 추동 여성복 컬렉션 >

 

중국 내 대표적인 뉴트로 브랜드, 시차(喜茶)


차 문화는 중국 역사의 일부라 지칭될 만큼 오래전부터 커다란 문화적 요소로 자리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 해외 브랜드가 중국에 입점함에 따라 커피와 같은 서구문화로 점차 눈을 돌리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 사람들이 차 한 잔을 위해 씨차(喜茶)가게 앞에 줄을 선 모습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시차(喜茶)는 기존의 차 문화에 현대적인 변화를 줌으로써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차는 우선 기존의 차에 치즈 크림이나 과일을 넣는 것과 같은 독특한 레시피로 차를 제조함으로써 젊은 입맛을 사로잡았다. 또한, 찻잎 대신에 차 가루를 사용하는 것과 같이 제조 과정을 간소화함으로써 전통적인 차 문화에 변화를 주었다. 이러한 방법으로 씨차(喜茶)는 중국 내에서 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 과일과 차를 접목시킨 씨차의 음료 >

 

이처럼 중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고 재해석해가며 독특한 중국만의 고유의 멋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세대들이 옛것을 홀대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 시켜 나가는 과정 속에는, 또 다른 멋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학생기자 유수정(저장대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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