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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는 어떻게 동남아를 장악했나

[2016-11-06, 06:09:19]
화교는 어떻게 동남아를 장악했나

 

 

동남아시아의 화교 분포도; 노란색: 주요 밀집지역, 녹색: 소수 밀집지역

 

중국의 속담 중 ‘햇빛이 있는 곳에는 중국인이 있다(有阳光的地方就有华人)’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중국은 외부 교류를 많이 하며 자신들의 흔적을 세계에 남겼다. 특히 중국 이민자들은 다른 나라에 정착을 하면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사회를 세웠다. 이들을 중국 대륙에 사는 중국인과는 또 다른 중국인, ‘화교(华侨)’ 라고 한다.
중국계 이민자들은 각각 화교, 화인(华人), 화예(华裔)로 분류 할 수 있다. 화교는 외국에 살면서 중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 화인은 현지 국적을 지니고 있지만 중국계들의 사회에 참여하는 이들, 그리고 화예는 중국계 사회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중국계인 것을 아는 현지 국적자를 일컫는다. 흔히들 화예를 제외한 화교와 화인만을 통틀어 ‘화교’라고 부른다.
화교들이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이들은 자신만의 네트워크, 죽망(竹网, Bamboo Network, 중국을 상징하는 식물 중 하나인 대나무 네트워크처럼 동남아 화교들로 이뤄진 커뮤니티를 일컫는다)을 이뤘다. 예로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동남아 지역은 중국인 이민자들의 역사가 깊으며, 아직도 그들의 영향력이 뿌리 깊게 남아있다. 화교들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전역에 퍼져있다. 이 중에서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죽망이 두드러진다.

 

화교 동화정책 펼친 ‘필리핀’
필리핀과 중국의 교류는 9세기부터 시작했다. 중세시대 동남아에 이슬람 세력이 힘을 떨치고 있을 때에도 필리핀 화교들은 자신들의 힘을 지키고 있었다. 1970년대, 필리핀 최악의 독재자로 꼽히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화교들에게 강제 동화정책을 펼쳤다. 타이완 정부에서 직접 운영했던 중국인 학교들을 필리핀 정부의 영향 아래에 놓고, 그 학교들에서 중국어나 중국의 문화 대신 필리핀의 공용어인 타갈로그어를 가르쳤다. 이로 인해 많은 필리핀의 화교들이 필리핀의 문화를 흡수해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도 동화돼 현재는 스스로가 중국인이라는 자각을 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에서 부르는 ‘중국계’ 인구는 대부분 필리핀 본토인과의 혼혈을 일컫는다. 그러나 현재에도 필리핀 유수의 기업들은 화교 가문에서 세웠거나, 중국계 혼혈이 있는 집안에서 창출됐다.

 

화교가 가장 많은 나라 ‘태국’


‘시노 타이’ (Sino-Thai)로 불리는 태국 화교는 태국 인구의 14%를 차지하며 전세계 모든 국가 중 화교의 수가 가장 많다. 20세기 초반에는 태국 정부가 화교의 유입을 장려했지만 20세기 후반 들어서는 화교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흐리는 정책을 폈다. 이로 인해 현재 상당수 시노 타이는 태국어가 모국어이며, 태국 사회와 문화에 동화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태국에서 역사가 깊은 화교들은 태국의 경제와 정치를 손에 쥐고 있다. 태국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 70개 중에서 96 %는 시노 타이가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슈퍼마켓인 로터스도 태국 화교의 것이다.

필리핀과 태국의 화교들은 비교적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에 동화되어 살고 있다. 현재는 중국계의 흔적이 많이 사라진 편으로, 대부분 중국어를 하지 못하며, 그 나라의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거나, 현지인들과 결혼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화교들은 필리핀과 태국과는 대조적인 예를 보여준다.


화교 정체성 지키는 '말레이시아'


인구의 4분의 1이 화교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화교들이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그 어느 국가보다 화교들이 영향력을 많이 발휘하고 강력한 죽망을 구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로의 화교 유입은 시기별로 세 단계로 나뉜다. 처음 15세기 말라카왕국 시기에 시작된 중국인 러시는 20세기 들어 남부 중국인들이 영국과의 아편전쟁에 따른 전난과 경제난을 피해 대거 몰려온 것으로 이어졌다. 20세기 말에는 말레이시아 화교들과 결혼한 현지 중국인들의 이민으로 인해 또다른 중국인 러시가 일어났다. 말레이시아 화교들은 현재에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말레이어가 아닌 중국어를 사용하고, 자기들끼리만 서로 결혼을 하며 아예 말레이시아 사회와 전혀 다른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경제의 주도권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화교 사회와 경제를 견제하기 위한 강력한 차별정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화교의 나라 ‘싱가포르’


흔히 ‘화교의 나라’라고 일컫는 곳이다. 한 때 말레이시아 연방에 속해있던 싱가포르’주’는 압도적인 화교의 수에 겁이 났던 말레이시아 연방정부로부터 분리독립을 당했다. 현 싱가포르의 중국계의 비율은 74%로, 압도적인 비율을 자랑한다. 영국과 일본의 식민지배로 인해 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싱가포르지만, 아직 싱가포르의 중국계 인구는 ‘중국계’로서의 정체성을 지니며, 많은 문화를 지켜왔다. 현재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사라진 많은 유교적 관습과 문화들도 싱가포르에서 행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르게 싱가포르의 화교들은 인교(印侨; 인도계 이민자들)나 말레이 민족들, 그 외 다른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과 함께 화합하며 살고 있다. 이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싱가포르인이 될 수 있다’는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의 말을 따른 것이다. 다민족 국가를 천명한 싱가포르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를 국가 공용어로 채택해 1인당 평균소득이 5만6319달러로, 우리나라의 두배가 넘는 세계적인 도시국가로 성장했다.

 

화교들의 끈끈한 단합은 비단 동남아에서뿐만 아니라, 미주지역이나 유럽, 오세아니아 등지의 전세계 화교사회에서 목격할 수 있다. 세계 곳곳의 화교사회를 논할 때 ‘아시아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객가인(客家人)을 빼놓을 수 없다. 객가인들은 동남아 등지에 퍼져 살며 강력한 죽망을 구축한다. 객가인 출신의 세계적인 리더도 많은 편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邓小平)부터 중국 혁명의 선도자 쑨원(孙文), 현 타이완의 총통 차이잉원(蔡英文)에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까지. 이들의 성공은 개인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객가인 사회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이처럼 객가인들은 서로 화합하며 내부적으로 강한 단합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죽망이 대외적으로 폐쇄적인지, 개방적인지에 따라 그 성과와 평가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객가인들이 화교 사회를 주도하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사례가 특히 대비된다. 말레이시아의 객가인 화교들은 말레이인 사회와 굉장히 동떨어진, 이질적인 사회를 만들고 있다. 현지 화교와 말레이인들은 서로를 차별하며 미움의 불씨를 키워가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의 객가인 화교 사회는 내부적인 화합도 하며, 설령 다른 민족일지라도 사회의 새로운 구성원들을 품어주며 분열을 최소화한다. 싱가포르의 객가인 화교 사회 가운데 우리 한국 교민사회의 지향점임은 분명하다. 21세기는 다문화 사회다. 한 명의 한국인으로서는 다름을 인정하되 상대방을 서로 품어주고, 중국 안에서 또 다른 사회를 이루고 있는 한국 교민으로서는 내부적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화합하는 모습을 바라보아야 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정형주(콩코디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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