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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의 기쁨을 잃은 사람들

[2014-08-14, 11:02:16]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어둠이 빛을 찾고 노예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던 그날,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의 환호하는 모습은 역사책에서 한번쯤 보았을 사진 속 모습이다. 멈춰있는 전차를 뒤로하고 중절모를 높이 들며 만세를 부르는 신사와 허리띠를 묶은 한복 차림으로 환호하는 사람들 뒤편으로 어떤 연기자도 흉내낼 수 없는 기쁨의 얼굴들이 사진에 고스란히 찍혀 그날의 감격과 기쁨을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해준다.
 
하지만 이 기쁨의 대열에 끼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았다는 소식도 듣지 못한 채 중국 사람에게 맞아죽는 것을 피해 도망 다니거나 후환이 두려워 닥치는 대로 죽이는 일본군 틈에서 살아남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며 그 먼 길을 몇 달에 걸쳐서 살아 돌아왔는데 집으로 갈 수가 없었어요. 남들은 해방이라고 부둥켜안고 만세 부르며 기뻐하는데 나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더럽혀지고 빈털터리 몸을 해갖고 집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어요. 그때부터 나는 내 한 몸 숨길만한 곳이 어디인지 그늘만, 그늘만, 그렇게 찾아다녔어요.” <길원옥 할머니>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2012년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한국인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입은 내가 엄연히 살아 있다”며 최초로 공개 증언했던 1991년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선포하고 각지에서 세계연대행동을 개최하기로 결의한데서 유래했다.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최초 고백한 김학순 할머니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최초 고백한 김학순 할머니
 
올해로 2회를 맞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여러 가지 공동 행동을 기획하고 있다. 첫째로, 1139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및 세계 연대행동을 갖고 문제해결의 염원을 담은 세계 150만 명의 서명을 일본대사관에게 전달한다. 둘째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저녁 7시부터는 서울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 “나비야 촛불을 들자!”를 진행한다.
 
‘위안부’ 피해자들과 모든 여성이 차별과 억압, 폭력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날갯짓하는 ‘나비’가 되자는 의미에서 평화의 촛불을 들고 함께 모인다. 셋째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넷째로 광복절을 맞아 서울 도심일대를 행진할 계획이다.
 
그밖에 초청 특별사진전 ‘콩고의 눈물: 끝나지 않은 전쟁, 마르지 않은 눈물’이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에서 열리고, 희망나비 “나비의 꿈” 사진과 그림 전람회와 평화마을 공동벽화 ‘평화가 있는 골목’이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진입로에서 사람들을 맞는다. 또 평화와 여성인권을 외치는 할머니들의 행동에 힘을 더하고자 여성미술인들이 마음을 모아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회도 열리게 된다.
 
매주 수요일 12시, 어김없이 열리는 정대협의 수요 집회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시위로 기록되고 있다. 92년 첫 수요시위부터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지속적인 활동을 해오고 있다. 길을 막고 있다며 불평하거나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시민에서 이제는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전시회가 열리기까지 광복 후 69년의 시간이 걸렸다.
 
 
 
서울시는 지난해 최초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조례를 통해 생활보조금을 상향 조정하고 조의금을 지급하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정부 차원의 일본군 위안부 백서가 22년 만에 처음으로 집필 출간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실태 등에 대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내년 말 발간될 예정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해 위안부 피해실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분쟁지역 여성 인권유린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세계 115개국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유엔 난민기구 특사로 활동 중인 안젤리나 졸리는 “우리는 성폭력 가해자가 부끄러워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야 합니다.”라고 말했으며 이 자리에서 70여 년 전 일본의 만행이 새롭게 부각되었다고 한다. 수요일이면 거리로 나와 낮은 목소리로 세상에 외친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세상은 조금씩 반응하며 큰 울림으로 답을 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더 이상 한.일 문제가 아니라 세계 여성에 대한 명백한 전쟁범죄이다.
아직은 광복절을 기념할 수 없는 할머니들에게 진정한 광복과 행복을 누리게 해드리고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책임은 이제 자라나는 우리 세대로 넘어오고 있다.
 
 
▷고등부 학생기자 양근영(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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