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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 어려웠던 만큼 많은 것들을 얻었다

[2013-08-18, 16:00:49] 상하이저널
[학부모들의 생생한 상하이 학교 이야기]
학교장점편-중국학교

고진감래, 어려웠던 만큼 많은 것들을 얻었다
중국어와 중국문화의 밀착 학습, 적응력과 함께 포기하지 않는 법을 함께 배워

진짜 골치 아픈 문제는 어렵게 교장선생님의 입학 동의를 얻어낸 다음에 나타났다.
나는 큰 아들을 중국학교에 보내기로 작정한 후, 주변에서 귀동냥하여 어느 정도 문제점을 예상했고, 그에 대비한 해결책을 나름대로 준비했으나, 실제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한국에서 중학교 1학년 한 학기를 마치고 아빠 손에 반강제적으로 끌려온 큰 아들은 중국어 인사말인 ‘니하오마’조차도 할 줄 모르고, 중국음식이라고는 자장면과 탕수육 외에는 먹어본 적이 없는 얼치기 중학생에 불과했으니, 앞으로 얼마나 험하고 먼 길을 가야 하는지는 불을 보듯 뻔했다.

모름지기 정성과 열심은 무언가 부족한 데서 나오는 법이다.

등교 하루 전날 저녁에 기대와 의욕보다는 긴장과 불안이 앞서 있을 큰 아들을 불러, 매몰차게 강압에 가까운 세가지 다짐을 받아놓았다.

첫째, 수업시간에 자지 마라.
둘째, 점심은 학교급식을 먹어라.
셋째 맘껏 놀아라. 단 중국친구랑이다!

교실에서 첫 시간부터 오후 마지막 수업까지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은 거의 다 한 교실에 한두명씩 배치된 한국학생이다. 얼마나 힘들면 하루 종일 잠만 잘까 눈물겹다. 이때가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규태에게 그냥 듣고만 있으라고 주문했다. 한국어와는 달리 중국어는 영어의 악센트나 인토네이션에 해당하는 성조가 있다. 귀가 이 성조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큰 아들은 들리지 않는 중국어 수업시간의 대부분을 그 전날 중국어 가정교사인 왕라오스로부터 배운 기초 중국어를 복습하는 것으로 때웠다. 중국어 수업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대신, 최소한 잠은 자지 않겠다는 오기와 투지가, 살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이때 일찌감치 체득했다.

학교급식 또한 중요했다.
중국학교를 다니는 한국학생들은 급식으로 나오는 중국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고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점심시간이면 집에 와서 한국음식을 먹고 오후수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나는 큰 아들에게 중국인 급우들과 같이 급식을 먹게 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중국음식이 초기에는 냄새부터 역겨워 한숟갈도 뜨지 못할 정도로 학교급식 먹기는 큰 아들에게 실로 가혹한 생존훈련이었다.

한나라의 언어를 배우려면, 그 나라의 문화이해는 가장 기본적인 필수조건이다. 문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음식은 문화를 이루는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중국음식을 알아야 중국문화를 이해하고, 중국인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큰 아들또래의 초중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마련이다. 외국인이라며 멀리하던 중국급우들이 같이 한솥밥을 먹으면서 친구로 받아들이고 큰 아들 역시 자연스럽게 중국음식을 즐기면서 그들과의 소통이 한층 수월해졌다.

큰 아들은 맘껏 놀았다. 중국친구들과 함께!
사실 처음 중국어를 배울 때는 노는 게 공부다. 운동도 그 중의 하나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농구와 같은 운동은 몸과 마음을 균형 잡히게 하면서도 사람을 끄는 데는 딱 이다. 큰 아들 역시 농구를 통해 친해진 중국친구들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고 방학 때는 마음 맞는 급우네 고향에도 놀러가고, 함께 한국에 가는 등 중국친구들과 폭넓은 우정을 쌓아갔다. 한번은 정규교과과정인 군사훈련중에 중국국가를 부르는 시간이 있는 데, 중국인 교관과 중국친구들이 대열중간에 끼어있는 큰 아들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중국국가를 부르는 목소리가 어느 누구보다도 크고 우렁차게 부르는 모습에서, 자기를 낮추며 상대방을 인정하는 큰 아들에게 더 깊은 친근감과 신뢰감을 보여줬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아들의 중국어 구사능력은 눈에 띄게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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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단에서 청일점으로 ‘한국 아빠’를 대표했다. 큰 아들은 로컬학교를 마치고 이미 대학을 진학한 상태. 작은 아들은 초등 한국학교와 중등 신기초(新基础中学)를 거쳐 현재 진후이까오중(金汇高中) 11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번 9월 12학년이 된다.
blucedhlee@naver.com    [로컬학교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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