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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논단] 경찰관들의 문제, '젠더' 문제가 되지 않기를

[2021-12-02, 11:50:52] 상하이저널

지난 달 15일 인천의 한 빌라에서 한 남성이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일명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이 있었다. 심지어 층간소음 갈등 또한 칼로 난동을 피운 남성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었다고 한다. 피해 가족 중 아내는 현재 뇌사 판정을 받은 상태이며 딸과 남편은 심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고 한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이 사건에 사람들이 분노한 이유는 여성 순경때문이었다. 당시 사건 현장에는 A순경과 B경위 두 A명이 출동하여 순경은 딸과 아내와 3층에 함께 있었으며, B경위는 남편과 1층에서 층간소음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가해자 남성이 4층에서 내려와 흉기로 아내를 찌르자, A순경은 아내와 딸을 두고 현장을 이탈해 남편과 B경위가 있는 1층으로 내려갔다고 남편은 진술했다. 

이번 사건이 있은 후에 대중은 여성 경찰관의 책임감 없는 행동을 비난했다. 많은 신문 기사들은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A순경이 여성이었다는 사실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여성 경찰들은 경찰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믿는 ‘여경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했으며 시민들의 안전을 여성 경찰관들의 일반적인 문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두가 A순경에게만 집중하고 있을 때, 1층에 있었던 B경위의 부실 대응도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순경이 빌라 1층으로 내려오자 B경위는 A순경과 함께 빌라를 나왔다. 결국 1층에 있던 남편이 3층으로 올라가 가해자를 제압했고 경찰관들은 빌라로 들어가 현장에서 제압된 가해자를 검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관 모두 현장을 이탈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사건의 초점은 아직도 여성 경찰관에 맞춰져 있다. 

평소 경찰이라는 직업을 존경하는 학생으로서 이번 흉기난동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먼저, 우리나라의 경찰관이 범죄자를 제압하지 못해 시민들을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둘째로는 경찰관 두명이 사건 현장을 이탈하여 피해자 가족이 스스로 가해자를 제압해야 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신문 기사들이 A순경이 여성이고 B경위는 남성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사라들은 나처럼 이 사건을 경찰관 두 명이 가해자로부터 도망쳐서 피해자 가족 중 아내분이 뇌사 상태에 빠진 사건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3층에서 1층으로 내려온 경찰관에 ‘여성'이라는 말이 붙는 순간 우리는 사건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해한다. 신기하게도 두 경찰의 잘못은 여성의 잘못과 남성의 잘못으로 구분되어진다. 물론 경찰관들의 잘못을 따질 때 A순경의 잘못과 B경위의 잘못으로 나누어서 보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것이 성별에 따라서 잘못을 가리는 젠더 이슈가 되어버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 흉기난동 사건이 젠더 이슈가 되어버린 이유 중 몇 몇 사람들이 시민들의 안전을 포기하고 현장을 피한 A순경이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여성 경찰관들은 모두 현장에서 도망치는 무능한 경찰관들이라는 일반화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A순경이 모든 여성 경찰관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화는 말이 되지 않는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 혹은 ‘법의 수호자’라고 불린다. 사회의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경찰은 자신의 안전이 위험해질 상황이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각오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그러한 경찰이 자신의 안위 때문에 사람들을 두고 상황을 피했다는 것은 성별을 떠나 두 경찰관 모두 경찰관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여성 경찰관이 잘못을 하면 우리는 여성 경찰관이 잘못을 했다고 콕 집어서 말한다. 남성 경찰이 잘못을 하면 남성 경찰관이 잘못을 했다고 말하는 경우는 매우 적다. 우리는 대부분 경찰이 잘못했다고 말한다. 참 이상하지 않은가? 이번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은 여성 경찰관 한 명과 남성 경찰관 한명이 잘못을 했다고 말하기보다는 경찰관 두 명이 경찰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경찰들의 문제가 젠더의 문제가 되지 말아야 한다. 

학생기자 오세진(SA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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