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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23]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2019-02-22, 07:27:51] 상하이저널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 알에이치코리아 | 2017.05.19

책은 가족에 대한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소설집이다. 조금은 뻔하고 심심한듯하지만 그 속에 잔잔한 감동과 치유를 주는 힘이 느껴진다. 가족이기에 그립고 가족이기에 이해되고 가족이기에 사랑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5년 전, 중학교 졸업을 몇 달 앞둔 외동딸을 음주운전 트럭 교통사고로 잃은 중년 부부는 딸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대화를 최소화하며 살아간다. 딸이 죽은 그 1월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던 어느 날, 딸 이름으로 온 성인식 기모노 광고 우편으로 인해 5년 전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남편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부인에게 딸을 대신해 성인식에 참가하자고 제안한다. 딸의 성인식을 통해 비로소 딸을 보낼 수 있게 되는 부부의 이야기가 가슴 먹먹한 <성인식>

지나친 엄마의 억압과 간섭으로 엄마에 대한 분노와 열등감만 가득한 둘째 딸이 남동생의 연락을 받고 16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 자존심 강하던 엄마는 이제 딸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 노인이 되어있다. 엄마의 망상 속에 미대를 다니고 있고, 엄마처럼 화가가 될 거라는 말에 기뻐하고 고마워하는 딸이 엄마에게 건네는 화해의 한마디. “또 올게.” <언젠가 왔던 길>

한때는 유명배우와 저명인사의 머리를 했었다는 한 이발사가 단 한자리밖에 없는 작은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수소문 끝에 찾아온다. 이발사는 그 청년에게 이제껏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낸다. 뜻하지 않게 살인을 했고 아내와 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혼하고 이곳으로 와 살게 되었다는 사연이었다. 이발이 끝나자 청년은 다음주가 자신의 결혼식이라고, 결혼 전에 늘 가던 미용실이 아닌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단정하게 하고 싶었다며 계산을 하고 나선다. 이발사는 청년을 불러 세우지만, 그냥 앞머리가 깔끔하게 정리되었는지 신경이 쓰여서 그랬다고 둘러댄다. 이발사의 불러세움이 가슴 아팠던 <.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바랐던 결혼과는 너무 다른 현실에 쇼코는 연락하지 말라고 치기 어린 문자를 남편에게 보내고는 친정으로 온다. 하지만 그곳은 예전처럼 편하지 않다. 당장 데리러 가겠다는 남편의 문자를 기대해보지만, 남편은 바빠서 토요일에 가겠다는 성의 없는 문자만 한 통 보냈을 뿐이다. 쇼코는 밤에 의문의 문자들을 받고 예전 남편과 주고받았던 편지를 보면서 스스로를 달랜다. 돌아간다는 연락도 하지 않고 과수 농가의 일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해보라는 귀여운 복수를 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쇼코. 그녀의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았던 <멀리서 온 편지>

짧은 단편들이라 틈틈이 읽기에 좋았지만 가볍게만 읽을 수 없는 묵직한 울림이 있다. 영화 <바다마을 다이어리>도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일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소설 이해에 도움이 된다. 주제 또한 이 소설처럼 가족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어서 함께 보면 좋을 듯하다. 

서정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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