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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생들은 ‘이렇게’ 공부한다

[2017-11-04, 11:00:49]
선생님은 늘 말하셨다. “대학만 가면 편해져”라고.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 꿀발린 유혹이 과연 중국에서도 통할까? 답은NO. 오히려 “대학부터 시작이야”라며 학생들에게 현실을 마주하게 하는 조금은 잔혹한 말이 중국 학생들에게 위로가 된다고 중국 선생님들은 생각한다. 이런 이유덕에 끝이 보이지 않는 수험생의 길을 중국 학생들은 기꺼이 받아들인다. 초중고를 거쳐 피터지는 경쟁에 휘둘리며 대학에 입학한 이들. 입학에 성공한 이후에는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을까?

 

중국 대학의 학점 제도
중국 대학의 학점 제도는 학교와 전공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4년제 대학은 대체로 140-160점을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다. 한국의 4년제 대학 평균 졸업 학점인 130-140점에 비해 조금 많은 셈이다. 중국의 국립대 저장대학교(浙江大學)의 경우 평균적으로 160점을 졸업 학점으로 두고 있다. 졸업논문과 인턴을 준비하는 4학년 2학기를 빼면 한 학기에 대략 23학점을 들어야 하는 시스템이다.
보통 전공과목은 학기 내 일주일에 3교시 분량이면 2-3학점이다. 체육이나 사상, 교양과목의 경우 1-2학점밖에 되지 않는다. 한 학기에 23점을 채우려면 일주일에 적어도 25교시는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빨리빨리 끝내자”는 1학년들의 노후(?)계획까지 덧붙이면 1,2학년 동안 1주일에 무려 30교시 정도를 듣기도 한다. 
  


[저장대 해양공정기술 2학년 천덴웨이(陈典威) 학생의 37.5학점 시간표 ]

 

방과후 일과
빈틈없이 꼭꼭 채워넣은 시간표 외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전공수업을 이수하기 위한 준비단계인 중국 대학의 1,2 학년은 미적분, 선형대수, 확률과 통계 등 고난도 수학과목을 정신없이 배우기 시작한다. 수학의 비법은 문제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1,2학년 학생들은 방과 후에 말 그대로 산더미 ‘수학숙제’를 해야 한다. 문과생도 피해갈 수 없다. 사회과학 및 인문계열의 전공수업에 꼭 들어가야 하는 개념인 미적분, 선형대수(문과생들은 이 둘을 통합한 ‘고등수학’으로 대체)는 전교생의 필수 기초과목이다.

 

[도서관에서 공부중인 중국 대학생들/ 출처:만토우]

 

전공수업에서도 ‘숙제’를 내준다. 계산 문제가 자주 사용되는 경제학, 경영학, 그리고 대부분의 이공계열 전공 과목들은 방과 후 계산문제들을 꼭 제출해야 하는 숙제로 내준다. 이처럼 수많은 ‘숙제’들과 함께 대학교의 ‘숙제공책’도 탄생했다. 교수님이 내준 과제에 특별한 요구사항이 없는 이상 모든 숙제는 이 공책에 적어서 내야 한다.

 

[저장대학교 숙제공책/ 출처: 만토우]

 

앞서 설명한 모든 숙제들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숙제를 내지 않으면 기말고사의 총 성적에서 점수가 깎이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처럼 숙제 미납을 선생님의 훈교와 맞바꿀 수 없으니, 중국 대학생들이 ‘숙제가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혼자 할거야’, 나홀로족 중국 대학생

개인과제가 많은 만큼 중국 학생들은 ‘개인플레이’ 성향이 강하다. 점심시간에 학교식당에 들어가보면 대부분의 중국 학생들은 모르는 사람과 마주보고 밥을 먹는다. 친구와 함께 먹는 식탁 위에서도 서로 핸드폰만 바라보는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친구와 같이, 애인과 같이 공부를 하는 ‘2인1조’는 도서관에서 보기 드물다. 오히려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혼자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혼자 밥먹는 중국 대학생/ 출처: 만토우]

 

주입식 교육 vs 창의성 교육
이렇듯 들어야 하는 과목이 많고, 수업마다 내주는 ‘숙제’양도 어마어마하니 중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교도 고등학교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말이 오가기도 한다. ‘시험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라는 뜻의 응시교육(應試敎育)은 우리말로 해석하면 ‘주입식’ 교육이다. 중국학생들은 초,중,고의 교육시스템이 모두 이 응시교육으로 통일되었기 때문에 시험에 맞춤화된 지식을 가르치는 ‘주입식’교육에 적응돼 있다. 하지만 중국의 주입식 교육은 앞서 살펴봤듯 그 영향력이 대학교에까지 뻗칠 정도로 강력하다. 이러한 빡빡한 주입식 교육을 중국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주입식 교육에 만족하십니까?”라는 주제로 현재 중국 대학에서 공부중인 중국인 대학생들 2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9일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4명중 3명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응시교육에 만족하십니까? 喜欢-만족, 不喜欢-불만족]/출처: 만토우

 

그 중 “만족스럽다”고 대답한 나머지 29%의 대상자들은 왜 만족스럽냐는 질문에 “같은 기회가 주어지니 공평하다”, ”중국의 인구를 생각하면 가장 합리적인 교육 시스템이다” 며 ‘공평’, ‘기회’등을 키워드로 꼽았다. 한편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한 71%의 대상자들은 불만족스러운 이유로 “학생들의 개인 능력을 발굴하지 못한다”, “다양한 분야의 발전 가능성을 해친다”,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저해한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2014년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국무원(國務院) 총리가 중국 국민들을 상대로 발표한 “따중창예, 완중창신”(大众创业,万众创新 대중창업, 만중혁신이라는 뜻으로, 대중들이 적극적인 창업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부추기는 것) 개념이 중국에 널리 퍼지면서 상업계, 교육부문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창의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교육의 시작인 초등학교부터 심지어 대학교까지 주입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교육제도에서 공부한 중국 대학생들에게 ‘창의성’은 아직 난제로 남아있다. 창의성을 기르는 자기주도식 교육제도,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을 탁월하게 학습시키는 주입식 교육시스템 중 하나가 맞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학생들 개개인의 능력에, 취향에 맞게끔 적재적소한 학생들의 발전가능성을 실현하려면 두 가지를 골고루 섞어서 ‘적성 교육’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10여년간 공부하며 지낸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지금의 중국 대학교는 창의성 교육과 주입식 교육 사이의 중간지점에 서 있다. 중국 학생들, 그리고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들이 중국 교육시스템 안에서 더욱 자유롭게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학생기자 위재현(저장대 경제학과)
사진_만토우(blog.naver.com/666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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