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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 이적시장에서 물 쓰듯 돈 펑펑

[2016-02-16, 09:30:53] 상하이저널

중국은 전 세계에서 유명 선수들을 쇼핑하면서 ‘큰손’으로 등극했다. 중국 슈퍼리그 16개 구단이 총 118명을 영입하는데 평균 1618만 유로(220억원)를 썼다. 그 중에서 장쑤가 테세이라 한 명에 쓴 5000만 유로는 역대 아시아클럽 최고 이적료 기록이기도 하다.

온 세상이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에 난리다. 다행히 날씨가 아닌 축구 얘기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월 8일 겨울 이적시장을 집계한 결과 중국 슈퍼리그가 2억5890만 유로(약 3458억원)의 이적료를 지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썼다고 발표했다. 전년도(9654만 유로·1313억원)보다 2배를 훌쩍 넘긴 수치다. 춘추제(봄에 시작해 가을에 마침)로 시즌을 치르는 중국은 겨울 이적시장에 두는 비중이 추춘제로 열리는 유럽보다 높지만, 놀랄 만한 일이다.

이적 전문 통계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중국 슈퍼리그는 2월 2일 이적시장을 닫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억4730만 유로·3312억원)를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다.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유럽 축구를 호령하는 독일 분데스리가(4792만 유로)와 이탈리아 세리에A(8665만 유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3192만 유로)가 이적시장에서 쓴 돈을 합쳐도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중국 2부리그인 갑급리그가 무려 4740만 유로(644억원)를 시장에 쏟아부으며 ‘겨울 이적시장 톱 5’에 포함됐다. 중국은 이적시장이 닫히는 2월 26일까지 보름 가까운 시간이 남았기에 돈잔치가 어디까지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유명 선수들을 쇼핑하면서 ‘큰손’으로 등극했다. 중국 슈퍼리그 16개 구단이 총 118명을 영입하는 데 평균 1618만 유로(220억원)를 썼다. 단순히 돈만 많이 쓴 게 아니다. 중동이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 몰려가는 것과 달리 유럽 명문에서 한창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중국에 발을 내딛고 있다.

 

 

 

역대 아시아 클럽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중국 축구 장쑤 쑤닝으로 이적한 알렉스 테세이라(가운데)가 이전 소속팀인 우크라이나 FC샤흐타르 소속 시절인 2015년 8월 25일 열린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유럽 어느 리그보다도 돈 많이 풀어
올해 슈퍼리그로 승격한 허베이 종지가 AS로마(이탈리아) 출신의 제르비뉴를 영입하는 데 1800만 유로(237억원)를 쓴 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장쑤 쑤닝이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뛴 미드필더 하미레스를 2500만 유로(430억원)라는 거액에 데려와 판을 키우더니,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잭슨 마르티네즈를 손에 넣는 데 4200만 유로(563억원)를 지불했다. 여기에 자극받은 장쑤는 리버풀(영국)이 노리던 알렉스 테세이라를 무려 5000만 유로(667억원)에 낚아채 돈잔치는 그야말로 절정에 달했다. 장쑤가 테세이라 한 명에게 쓴 5000만 유로는 역대 아시아 클럽 최고 이적료 기록이기도 하다. 심지어 장쑤는 첼시의 오스카 영입에 7500만 유로(1020억원)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중국으로 세계 축구의 권력이 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벌어지고 있는 돈잔치의 또 다른 특징은 자국 내 이적료도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이다. 상하이 상강은 광저우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이끌었던 브라질 골잡이 엘케손의 이적료로 1850만 유로(225억원)를 지불했다. 외국인 선수 사이에서만 거액이 거래되는 것도 아니다. 상하이 선화는 허난 젠예에서 A매치에 단 1경기만 뛴 수비수 비진하오를 데려오는 데 1114만 유로(151억원)를 썼다. 갑급리그 톈진 취안젠은 골키퍼 장루의 몸값으로만 980만 유로(133억원)를 아낌없이 지불했다. 물론 외부에서 이 선수들을 평가하는 몸값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중국축구가 외형적으로 성장했다는 지표로는 충분하다.

중국축구의 이상 열기는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축구팬으로 잘 알려진 시진핑 국가주석은 ‘축구굴기’(축구를 일으켜 세운다)를 꾀하고 있다. 정상들과의 회담에서도 축구 이야기를 할 정도로 축구에 관심이 많은 시진핑 주석은 부임 첫해인 2013년 6월 13일 중국이 홈에서 태국에 1-4로 패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모든 것을 동원해 패인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2월 27일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는 아예 ‘중국축구 개혁 종합방안’을 통과시켜 중국 전역에 2만개의 축구 특색학교를 만들어 인재를 키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축구인구를 확대하고 일류 수준의 프로팀을 육성해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와 겨룰 수 있는 중국축구를 만들라는 뜻이었다.

 

 

 

‘축구굴기’에 시진핑 주석까지 관심
부동산 재벌 헝다가 소유한 광저우 헝다가 시진핑 주석의 바람을 잘 읽어낸 대표 사례다. 2010년 갑급리그에 있던 팀을 인수해 매년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쉬자인 헝다 회장은 광저우를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결국 그 공을 인정받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상공위원으로 발탁되며 정치적인 성공까지 맛봤다. 2014년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광저우의 지분 50%를 인수해 이듬해 두 번째 아시아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헝다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다른 재벌들이 축구에 뛰어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중국 슈퍼리그 각 구단의 모기업은 대부분 건설과 부동산, 자동차, 에너지, 화학 등 정치권과 관계가 밀접한 분야의 회사다. 베이징 궈안과 상하이 선화, 상하이 상강, 산둥 루넝 등의 예산도 이제 800억원까지 치솟았고, 승격팀 연변FC도 푸더그룹에 인수돼 500억원 안팎의 운영비를 쏟아붓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관심은 중국축구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1994년 창설돼 후발주자에 불과했던 중국축구가 어느덧 유럽을 위협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평균 관중이 2만2000명으로, 미국 프로축구와 엇비슷한 수준이었으나 2018년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위상의 변화도 가파르다. 지난 2년간 중국 슈퍼리그에서 뛴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2014년 중국축구에 뛰어들었을 때와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다”며 “세계적인 감독과 선수들이 몰려온다. 몇 년 후에는 또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축구의 급격한 성장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정치적인 힘으로 꽃을 피운 축구가 과연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중국 슈퍼리그의 화려한 성장과 달리 중국 국가대표팀의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최근 막을 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최종예선에서 중국은 3전 전패로 탈락했다. 또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에서는 2경기만을 남겨둔 채 3승2무1패(승점 11)에 그치면서 카타르(6승·승점 18)와 홍콩(4승2무1패·승점 14)에 밀려 조3위에 머물고 있다. 최종예선에는 조1위와 각조 2위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4개팀만 오를 수 있다. 과거 중국과 비슷한 길을 걸었던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한 뒤 어린 선수를 육성하고 인프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중국축구가 정치적인 변화에 취약하다는 사실도 문제다. 실제로 광저우 헝다가 떠오르기 이전 중국 슈퍼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다롄 스더가 후견인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실각 뒤 공중분해됐던 사례도 있다. 중국축구의 과도한 거품은 이미 중국축구 스스로의 선순환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중국축구가 단순히 황사머니로 상징되는 돈의 힘이 아닌 또 다른 길을 찾지 못한다면 언젠가 무너질 거품에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사 저작권 ⓒ 황민국 경향신문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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