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막화 심각, 해양생태계 회복해야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오늘 한 줄기의 해조류를 심겠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5월 10일 바다식목일. 육지에 나무를 심는 식목일은 흔히 들어봤지만, 바다 식목일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기념일이 생기게 됐을까?
바다식목일은 바다 사막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바다숲을 조성해 해양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땅뿐만 아니라 바다도 사막화가 진행될 수 있다. 해양오염이나 기후변화는 해조류를 사라지게 하고, 바닷물 속의 탄산칼슘이 석출되어 해조류가 없어진 해저의 바닥에 하얗게 달라붙게 만든다. 이를 갯녹음 또는 백화현상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바다에 해양생물들의 산란장과 서식지 역할을 하는 바다숲이 사라지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 정부는 이러한 현상이 생태계에 미치는 치명적 영향을 인식했고, 바다숲 조성에 범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선포하였다. 2012년 처음 기념일이 지정된 이래로 2013년부터 매년 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열고 있다.
각종 지자체나 단체에서는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바다숲을 조성하는 데에 힘을 쓰고 있다. 바다숲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해양환경이나 기존 서식 생물들을 조사해 바다숲 조성이 시급한 곳을 지정한다. 다음으로 다시마나 감태같이 바다숲에 적합한 해조류를 바다에 이식한 후, 마지막으로 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기타 조류를 긁어내면 끝이다. 해조류를 먹는 성게나 소라 등을 없애며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기만 하면 된다. 최근 한국에서는 지역자치단체의 체험행사를 통해서 일반 시민들도 바다숲을 만들 수 있다. 일부 해조류는 바닷가나 얕은 바다에서도 쉽게 심을 수 있어, 전문적 지식 없이도 참여해서 해양생태계 보존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충분한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한다면 우리 인간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바다숲은 대기 중 온실가스를 줄여주고, 매년 9만 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막는다. 또한 다양한 수산생물에게 서식지와 산란지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며, 더 나아가 이들을 잡아 파는 어업인의 소득을 증대시켜 줄 수 있다. 바닷속 오염물질인 중금속을 정화해 주기도 한다.
바다숲 조성을 제외하고도, 바다식목일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어렵지 않다. 해양오염을 초래하여 해조류의 성장을 막는 쓰레기, 폐어구 등을 바다에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본질적인 문제의 원인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일 수도 있다. 바다식목일은 일반 식목일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기에, 주변인들에게 이 기념일을 알리고 같이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해 노력해 보는 것도 좋다.
학생기자 김예인(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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