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를 해본 경험이 있는가? 대게는 일상 속에서 공동구매 덕에 크고 작은 혜택을 입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기존에도 존재하던 공동구매 방식은 최근 많은 플랫폼 기업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중국 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 플랫폼 기업 다수는 경쟁 과열에 대해 제재가 가해졌다. 해당 시장의 현황은 어떠하며, 이러한 제재는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공동 구매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
중국의 동네 공동구매(社会团购)는 우리가 상상하는 방식과 사뭇 다르다. 이 공동구매는 우선 온라인 단체방을 통해 진행된다. 동네 가정주부나 가게 주인들은 해당 단체방에서 단장(团长)으로 활동하며 제품을 플랫폼을 통해 주문하고, 플랫폼은 단장을 통해 제품의 배송을 진행하는 형태이다. 그러면 단장이 직접 물건을 배달하거나, 구매자가 단장의 가게에 들러 물건을 수령해간다. 플랫폼에 따라 단장은 10~20%가량의 수수료를 받게 되는데, 해당 동네의 판매량은 주로 단장의 역량에 달려있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의 입장에서도 능력이 있는 단장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이퇀 마이차이(출처: 바이두)
공동 구매, 뜰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국 내 공동구매 시장은 최근 5~6년간 빠르게 발전해 왔다. 이는 기존 유통업과의 몇 가지 차별점 덕분이다. 우선 공동구매는 예약 판매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 이를테면 재고 문제나 신선식품 유통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고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가 정해진 장소에서 직접 물건을 수령하기 때문에 운송 비용 또한 큰 폭으로 줄어든다. 이렇듯 비용 절감이라는 장점 외에도, 동네 주민들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소비자와 판매자의 소통이 타 유통 채널보다 용이하며, 신뢰관계 형성에 유리하다는 점도 해당 시장의 성장에 일조했다.
시장 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艾媒咨询,iiMediaResearch)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크게 성장한 공동구매 시장의 규모는 2020년 720억 위안(한화 약 12조 3000억)에 달했으며, 2022년엔 1,020억 위안(한화 약 17조 5000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6년엔 1억 명이 채 되지 않았던 공동구매 플랫폼의 이용자 수는 2019년 4억 3600만 명으로 불어나며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출처: 前瞻产业研究院)
공동구매는 현재 중국 내 1선 도시에서 3, 4선 도시로 퍼져 나가는 과정에 있다. 첸잔 산업연구원(前瞻产业经济研究)의 통계에 따르면, 상위 200개 공동구매 플랫폼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았을 때 1, 2선 대도시와 주요 지역에 62%, 3선 이하 소도시와 농촌 지역에 38%의 비중을 보인다. 이는 경제 발전이 비교적 빠른 지역에서 소비가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맞춰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구매 플랫폼의 판매 상품은 신선식품 등 식자재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점차 생활소비재까지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형태의 공동구매는 초기 위챗의 미니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됐으나 그 규모가 커지며 다양한 SNS 플랫폼에서 활용되고 있다. 2019년 말부터는 여러 플랫폼 기업들이 공동구매 시장에 뛰어들며 투자와 플랫폼 구축에 힘썼다.
기업별로 알리바바는 스후이퇀(十荟团), 텐센트는 싱셩요우쉔(兴盛优选)과 스샹후이(食享会)에 투자했다. 또한 메이퇀은 메이퇀요우쉔(美团优选)과 메이퇀마이차이(美团买菜), 핀둬둬는 둬둬마이차이(多多买菜)와 콰이퇀퇀(快团团), 알리허마는 허마요우쉔(盒马优选)과 허마윈차오(盒马云超), 디디는 청신요우쉔(橙心优选),징동은 징동요우쉔(京东优选) 등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빅테크 성장에 위협받는 골목상권
빅테크 기업들의 등장 후 불과 몇 달 만에, 중국 내 전통 도소매 시장이 흔들리며 지역의 골목 상권들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중국시장감독관리총국(国家市场监督管理总局)은 플랫폼 기업들의 독점적 관행을 중단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을 보호하며, 인터넷 공간에서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지침들을 내놓았다.
또한 12월 말에는 알리바바(阿里巴巴), 텐센트(腾讯), 메이퇀(美团), 징동(京东), 핀둬둬(拼多多), 디디(滴滴)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을 불러 공동구매를 확대해 나가는 방식에 주의를 줬다. 특히 가격 덤핑과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속이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일부 채소가 실제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기 시작하자, 소매상들이 시장에서 배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개입한 것이다.
중국 시장 감독 관리 총국 사이트 상에 올라온 행정처분(출처: 国家市场监督管理总局)
그러나 부당한 가격 경쟁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올해 3월 중국 당국은 공동구매 사이트 5곳에 대해 50~150만 위안(한화 약 8,500만 원~2억 5,700만 원)의 벌금 납부를 통고했다. 벌금형을 받은 청신요우쉔, 둬둬마이차이, 메이퇀요우쉔 플랫폼은 각각 디디, 핀둬둬, 메이퇀 산하 공동구매 플랫폼이며 스후이퇀, 스샹후이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에서 투자한 플랫폼이다.
중국의 중앙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报)에서는 중국의 대형 빅테크 기업들이 ‘양배추 몇 개를 팔아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건전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변해가는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이윤을 좇는 것은 모든 기업의 사명이 아닐까? 향후 중국 당국이 위협받는 골목상권을 위해 어떠한 대책을 세울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학생기자 유수정(저장대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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