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카리스웨트가 홍콩 시위대에 불리한 영상을 편파 보도한다고 규탄 받는 홍콩 최대 민영방송사 TVB에 광고를 중단한 데 이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도 해당 방송사 광고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12일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씨트립이 지난달을 끝으로 홍콩 TVB에 더 이상 광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일 씨트립의 해외판 트립닷컴 페이스북에 한 누리꾼이 “만약 귀사가 계속해서 TVB에 광고를 게재한다면 나는 매우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남긴 글에 “자사는 이미 TVB 광고를 중단했고 앞으로 광고를 게재할 방송사를 선택할 시 더욱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답하면서 인터넷에 삽시간에 퍼졌다.
홍콩 최대 민영방송사 TVB는 앞서 홍콩의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는 영상을 집중 보도해 홍콩 시위대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에 일본 포카리스웨트는 가장 먼저 TVB의 모든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어 피자헛, 시그나보험, 클라란스, 설화수 등도 해당 방송사에 광고를 중단한 상태다.
이들 기업의 TVB 광고 중단 소식에 홍콩 시위대들은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보내며 실제로 현지 매출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 본토에서는 포카리스웨트를 홍콩 과격 시위대 지지 기업으로 간주해 해당 음료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대륙 기업인 씨트립까지 TVB 광고 중단에 가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현지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하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씨트립은 11일 “트립닷컵의 TVB 광고 중단은 6월 말 계약이 정상적으로 종료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날 TVB도 “씨트립은 올해 1월과 6월 두 달의 광고 계약을 했고 지난 6월 30일 기간이 종료됐다”며 “씨트립은 광고 게재에 대한 어떠한 일시 중단, 일시 지속 등의 행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홍콩 시위 지지자의 질책 섞인 물음에 “앞으로 광고를 게재할 방송사 선택 시 신중히 고려하겠다”는 답변에 대한 해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씨트립 아웃”, “씨트립은 원래가 도덕 의식이 낮은 기업이었다”, “대중이 관심갖는 것은 씨트립의 태도이지 계약 사실과는 관련 없다”, “현 홍콩 문제와 관련해 씨트립은 신중히 대하고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