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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연우 아빠

[2018-02-26, 13:54:24] 상하이저널

"좋은 인연이란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닌, 끝이 좋은 인연입니다. 시작은 나와 상관없이 시작되어도 인연을 어떻게 마무리 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달렸기 때문입니다."

 

- 멈추면, 비로서 보이는 것들 중 / 혜민스님

 

나는 연우 아빠를 참 좋아한다. 물론 연우 아빠도 나를 좋아한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우리의 첫만남은 난 무심했고 연우 아빤 그런 내가 이상한 옆집 형수였으니까. 이제 햇수로 15년차인 나. 하지만 상하이에서 처음 시작한 칭푸의 한 비에수엔 우리가 먼저 그리고 한 1년쯤 뒤 연우네가 왔고 그곳엔 한국가정이 우리 두 가정 밖에 없었으니 나중에 연우 아빠 말대로 어쩔 수 없이 교류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방실방실 웃는 나는 아니고 누나 형 밑에서 막내로 자란 연우 아빤 어디서나 관심을 받고 자랐을 터. 무심한듯한 옆집 형수님이 편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우린 선택의 여지가 없이 늘 함께였다. 갓 돌 지난 연우랑 우리가족은 무엇을 하던지 같이 했고 그들 부부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삼촌과 숙모가 돼주었다. 함께 발 안마를 받고 시토우(洗头)를 받고 같이 시장을 다니고 또 보이차에 빠져서 지우싱 보이차 시장을 누비며 다구들과 차를 장만하여 거의 매일 함께 차를 마시며 즐거웠고 서로의 희노애락을 같이했다. 그사이 연우 동생 호준이도 태어나고 아이들도 크고 많은 변화가 있고 세월도 이렇게 흘러갔으니 모든 것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처음엔 내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단 고백을 할 정도로 연우 아빠와 허물없이 많은 정이 들었다. 남편에게 항상 형수님 말 잘 들으라는 소리를 해 핀잔을 듣지만 지금도 여전히 항상 형수인 내편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나도 모르게 연우 엄마한테 시누이 같은 말을 해 연우 엄마의 어이없는 웃음과 남편에게 한 소릴 듣곤 하지만 그래도 난 연우 아빠가 나를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 보이니 참 좋다.

 

그런데 연우 아빠가 한국으로 돌아간다 한다. 몇 달 전부터 이야기는 있었지만 막상 다가오니 마음이 이상하게 힘들다. 중국의 특성상 이민제도가 없다 보니 기간이 길고 짧은 차이지 누구나 이곳에 정착한다는 생각은 없겠지만 이별은 늘 익숙하지 않다. 특히 나처럼 문어발 교제에 힘든 사람은 깊이든 정 만큼 마음의 빈자리가 작지 않다. 하지만 또 다른 삶의 시작을 위해 떠나는 연우 아빠의 앞길을 위해 기도한다.

 

상하이 생활에서 시간들 특히 인생에서 아이들과 가장 소중하고 열심이었던 시기에 늘 함께했던 연우네를 잊을 수는 없겠지. 주위의 응원과 기도 속에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이 번성하고 또 그곳에서도 좋은 이웃들과 더욱더 풍성한 삶이 계속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곳에 남아 있을 연우 엄마 연우 호준이와도 변함없는 사랑을 나누며 언젠간 만날 연우 아빠와 만날 기대를 꿈꾸며 인생 2막에 도전하는 연우 아빠를 응원해 본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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