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사상 최고 비싼 320만 위안(5억5000만원)짜리 자동차 번호판이 탄생해 큰 화제다.
지난 19일 오후 광동(广东) 지에양시(揭阳市)에서 열린 자동차번호판 공개경매에서 ‘粤V99999’의 번호판이 무려 320만 위안(5억5000만원)에 낙찰되었다. 50만 위안에서 시작한 경매가는 80차례의 호가를 거치며 사상 최고 비싼 320만 위안에 최종 낙찰되었다고 중국청년망(中国青年网)은 21일 전했다.
한편 번호판 ‘粤V88888’은 지난 2014년 지에양시의 자동차번호판 경매에서 250만 위안(4억3000만원)에 낙찰되며, 당시 중국 사상 최고가 번호판 기록을 세웠다. 이번 경매에서 ‘粤V99999’이 이보다 100만 위안이나 더 높은 가격에 팔려 또 다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번호판 ‘粤V99999’ 의 경매는 50만 위안에 시작되면서 1,2만 위안씩 높아지다 56만 위안에 도달하자 누군가 150만 위안을 과감하게 외쳤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순식간에 160만 위안, 200만 위안, 280만 위안의 호가가 나오다 결국 320만 위안에 멈췄다. 320만 위안에 낙찰되기 까지 단 1분45초가 걸렸다.
번호판을 320만 위안에 사들인 샤(夏) 씨는 “이 번호가 마음에 든다”며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번호판 ‘粤V89999’은 20만 위안에 경매를 시작해 160만 위안(한화 2억7000만원)에 낙찰되어 두 번째로 비싼 번호판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번호판 탄생 소식은 SNS, 인터넷에 신속하게 퍼졌다.
네티즌들은 번호판을 황금가격에 대비해 가격을 산출해 “번호판 하나의 무게가 700g이니, 320만 위안으로 나누면 1g당 4571위안인 셈”이라며, “당일 황금가격이 1g당 271위안이니 번호판 금속이 황금의 16배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은 숫자 ‘8’, ‘6’, ‘9’를 선호한다. ‘8’은 돈을 번다(发财), ‘6’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된다(六六大顺), ‘9’는 장구하다(长久)는 의미를 각각 지닌다. 비슷한 발음에 행운을 가져다 주는 길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차 값보다 비싼 차량 번호판, 휴대폰 보다 비싼 휴대폰 번호를 달고 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중국인들의 맹목적인 숫자 추종 이면에는 ‘부’를 쫓아 달리는 물질문명의 일그러진 모습이 숨어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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