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탐방④]
예술가의 거리 속 작은 예술관
상하이 유리예술박물관
예술인의 거리라 불리는 ‘티엔즈팡’이 위치한 타이캉루. 타이캉루에서도 핵심거리인 티엔즈팡에는 좁은 골목골목에 예술가들의 공방이 붙어 있고 아트숍, 카페, 레스토랑, 작은 소품점과 갤러리들이 들어서 하나의 큰 예술단지가 되었다. 지하철 9호선 다푸차오역에서 나와 걷다보면 외관이 화려한 유리로 지어진 건물이 눈에 띤다. 1층은 카페를 운영하고 전시품을 팔기에 언뜻보면 그저 외관이 예쁜 카페 건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냥 놓치기엔 아까운 작품들이 가득한 곳이다. 소소한 감성을 채우기 위해 티엔즈팡을 방문하려 한다면 상하이 유리예술박물관에서 투트 진스키(toots zensky)의 전시와 함께 나들이길을 풍요롭게 채우길 추천한다. 투트 진스키(Toots zensky)의 작품전시는 6월 1일까지 진행된다.
유리예술박물관(琉璃艺术博物馆)
상하이유리예술박물관은 2006년 4월 29일 중국의 첫 번째 유리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유리예술박물관은 대만의 예술가 장이(张毅)와 양후이산(杨惠姗)이 디자인하고 조성했다. 박물관의 외벽은 5025개의 스테인리스 소재의 꽃잎 장식을 붙여 만들어진 거대한 모란꽃 형상이 장식되어 있다. 각각의 조각들은 모두 직접 만들어진 것이며, 하나하나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유리박물관은 전시장이면서 동시에 배움의 ‘창’이기도 하다. 관람객들은 중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이고 역사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광범위한 영역의 유리예술을 만날 수 있다.
1층은 판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입장권 없이도 구경할 수 있지만 사진은 찍을 수 없다. 2층과 3층이 본격적인 전시장으로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단, 다른 관람객들을 위해서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자.
Toots zynsky-오로라의 춤(极光之舞)
2층에서는 투트 진스키(Toots zynsky)의 작품전이 진행 중이다.
투트 진스키(Toots zynsky)의 작품은 하나하나 다른 색채의 다채로운 꽃을 보는 것만 같다. 하나의 작품에도 각각의 유리 실가닥마다 다른 색을 띠어 멀리서 보고 가까이서 봄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터치마다 다른 색으로 정교히 붓터치를 한 유채화 작품을 보는 듯하면서도 손으로 빚은 도자기 작품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투트 진스키(Toots zynsky)는 날아가는 새, 고요한 바다, 얼음과 불, 기쁨과 슬픔, 깊고 어두운 밤의 광채 등 다양한 곳으로부터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
투트 진스키(Toots zynsky)는 현대미술계에서 저명한 뉴욕의 MOMA현대미술박물관에 처음으로 초청된 유리예술가이다. 미국의 유리예술가인 투트 진스키(Toots zynsky)는 미국의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을 졸업했다. 18살 때 유리의 아름다움에 빠져 RISD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디자이너인 mathijs teunissen van manen에게서 그녀의 독창적인 ‘filet de verre’ 방식의 기술을 공부했다. ‘filet de verre’ 방식이란 섬유가닥 같은 유리실 하나하나를 모아 작품으로 만드는 정교한 유리공예기술이다. 그녀의 작품은 유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꿈결같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음악, 춤, 빛과 그림자를 떠올리게 하는 이 전시는 그녀의 20여개의 빼어난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기간: 2016년 6월 1일까지
유리와 불상의 경이로운 만남
3층에서는 상설전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정면에 유리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작게 마련되어 있으며, 황금이 섞인 불상들과 불교풍을 띠는 장식들로 전시가 시작된다. 유리작품이라고 하면 서양식의 화려하고 정교한 조각품들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상하이유리예술박물관에서 의외의 유리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양후이산(杨惠姗)은 “아시아인, 그리고 중국인으로서의 불교의 생각은 나에게 평화와 고요함을 준다. 나에게, 불상을 만드는 것은 단순한 예술적 행위가 아닌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하는 중요한 순간이다.”라고 밝혔다. 유리와 불상의 조합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작품을 만나게 되면 그 조화로움과 새로움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두꺼운 유리 속에 마치 물 속을 떠다니는 것 같이 보이는 여러 개의 부처의 얼굴들이 중첩되고 여러 각도에서 조명을 받아 제각각 다른 느낌으로 빛을 비춰낸다. 그 편안한 표정들에서 지친 세상살이에 ‘다 괜찮다’라는 위로를 건네 받는 것만 같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현대적인 느낌의 유리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바위 위에 피어난 양귀비, 하비스쿠스 꽃 유리작품은 투트 진스키의 개인전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히비스커스
유리예술박물관(琉璃艺术博物馆)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화~일)
박물관 상점과 카페는 오후 10시까지 개장
‧주소: 卢湾区 泰康路25号
지하철 9호선 다푸차오(打浦桥)역 1번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도보 5분 내외
‧문의: 021)6467-2268
‧입장료: 20元
‧www.liulichinamuseum.com
Tip
‧간단한 짐은 입구 카운터에 맡길 수 있다. 하지만 따로 물품보관소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사물함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아님을 주의해야 한다.
‧박물관의 외관은 저녁이 되면 조명과 함께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1층의 카페는 오후 10시까지 개장을 하므로 차를 마시며 타이캉루의 밤거리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유리예술박물관은 다푸차오역과 가까워 다푸차오역과 이어진 일월광백화점에서 식사를 하기 편하다. 백화점 내부에는 다양한 종류의 유명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이지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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