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이 7일 사상 처음으로 최고등급인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7일 오후 6시(현지시간)를 기해 8일 오전 7시부터 10일 정오까지 대기오염 최고등급(1등급)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베이징에서 스모그로 인해 적색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색경보는 공기질 지수(AQI) 201~300을 일컫는 ‘심각한 오염(重度)’이 사흘 이상 혹은 72시간 이상 지속하면 발령된다.
이날 베이징에서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 수치는 온종일 200㎍/㎥ 안팎을 기록, ’심각한 오염’ 수준에 도달했으며 하이뎬(海淀)구 등에서는 270㎍/㎥ 수준까지 치솟았다.
베이징시 당국은 전날 최고등급 바로 아래인 주황색 경보(2등급)를 발령한 데 이어 스모그가 하루 이상 더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자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에서는 8일부터 차량 홀짝제가 강제 시행되고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 등의 조업 활동이 전면 금지된다.
관용 차량의 운행 규모도 30% 이상 축소되며 버스 등 대중교통의 운행 시간은 연장된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휴교 권고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대부분 학교가 휴교령을 내렸다. 일부 기업에서는 탄력 업무(출퇴근)제도도 시행된다.
베이징시는 지난 3월 기존 대기질 경계경보 조건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따라 경보조건을 크게 완화한 새로운 ‘대기오염 대응조치 방안(규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스모그 경보단계는‘심각한 오염’의 지속시간에 따라 청색경보(24시간), 황색경보(48시간), 주황색경보(72시간), 적색경보(72시간 이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중국은 AQI를 0~50 ’우수’, 51~100 ’양호’, 101~150 ’가벼운 오염’, 151~200 ‘중간 오염’, 201~300 ’심각한 오염’, 301 이상 ’매우 심각한(嚴重) 오염’ 등 6단계로 구분한다.
적색경보 발령은 지난주 최악의 스모그가 베이징을 강타했을 때 시민의 질타가 이어진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닷새간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했음에도 적색경보 발령 시기를 놓쳐 시민의 불만이 폭주했었다.
지난달 30일 오후에는 일부 지역의 PM 2.5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25㎍/㎥)의 40배에 육박하는 976㎍/㎥까지 치솟았으나 베이징시는 2등급인 주황색경보만을 고집했었다.
왕안순(王安順) 베이징 시장은 지난 4일 회의를 소집, “스모그 대책은 민생과 국가 이미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규정에 따라 경보 발령과 단계별 긴급대응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번 적색경보 발령과 관련, 누리꾼들은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발빠른 대응’이란 긍정적 반응과 함께 ’압력에 굴복해 내린 결정으로 기준이 그때그때 다르다’, ’이번에는 과잉대응 아니냐’는 등의 비판적 반응도 함께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베이징시와 유사한 수준의 스모그가 강타한 톈진(天津)과 허베이(河北)성 등에는 황색 또는 주황색경보만 내려졌을 뿐 적색경보는 발령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적색경보를 두고 중국 지도부가 베이징시의 안일한 대처방식을비판하며 경고장을 던졌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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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1시 30분 경 베이징공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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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1시 30분 경 베이징공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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