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海市 유치원비 관리방법’ 발표
상하이 한국유치원, 운영악재? 신뢰기회?
방학이 시작되는 달, 유치원에 며칠만 보내고도 한 달치 원비를 고스란히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달 16일 상하이시의 발개위, 교육위, 재정국 3개 부서가 공동으로 ‘상하이시 유치원비 관리방법(上海市幼儿园收费管理办法)’을 발표,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상하이 한국 유치원들이 상하이시 관리규정을 어느 정도 적용할지에 촛점이 맞춰지고 있다.
방학땐 등원일만 납부
매번 방학 때면 한국으로 가는 이 모씨는 늘 아이 유치원 비용에 불만이 있었다. 매달 1일을 기준으로 한달 원비를 납부해야 하는 유치원 규정에 따라 큰 아이의 학교 방학 일정과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열흘 정도만 다니고도 한달 원비를 내야 했다.
이 씨의 경우처럼 불가피하게 유치원 내부 규정을 따를 수 밖에 없었던 학부모들은 최근 상하이시가 발표한 새로운 규정에 기대감이 생겼다. 이 규정에 따르면, 여름과 겨울방학이 끼는 당월에는 실제 유치원 등교일수에 따라 비용을 납부하도록 조정했기 때문이다. 10일 등원하면 10일 비용만 납부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평소엔 등원일 수 보름을 기준으로
상하이시는 방학이 아닌 평상시 원비 납부규정은 별도로 세웠다. 유치원 등원일이 법정 월별 근무일수의 절반에 못미칠 경우 보름간의 비용을, 절반 이상 등원할 경우에는 한달 치 비용을 납부토록 했다.
상하이 모 한국 유치원 관계자는 “이러한 규정이 반드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소 등원일 수에 맞춰 비용을 납부해왔던 유치원 입장에서는 15일을 기준으로 반액, 전액을 나눌 수 있는 원칙이 정해진 것은 오히려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원비, 분기별•학기별 납부 금지
새로운 규정은 또 유치원 보육교육비는 월별 납부를 기준으로 하며, 다음달 비용을 미리 납부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분기별, 학기별로 납부하면서 환불을 해주지 않는 유치원들의 횡포를 막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분기•학기 단위로 원비를 납부하고 있는 한국 유치원은 상하이에 3곳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 유치원의 경우는 3개월 납부하고 한 달만 등원한 상태에서 불가피하게 한국으로 가야 했던 학부모와 환불시비가 붙기도 했다. 유치원 입장은 원래 정해진 내부규정이었고, 모든 원생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었다는 것. 이처럼 선납의 문제는 유치원 규정을 사전에 숙지하더라도 갑작스런 일이 발생하면 환불여부가 논란의 소지가 되기 때문이다.
원비 선납과 미환불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학부모 중에는 “내부 규정을 내밀면 학부모 입장에서는 할말은 없지만, 애초에 그 규정 자체가 유치원 운영에만 촛점이 맞춰진 문제의 조항이 아니냐”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보육교육비 외 기타 추가비 안돼
또한 상하이시는 유치원이 학부모로부터 보육교육비와 위탁서비스 비용만을 받을 수 있으며, 기타 어떠한 명목의 비용도 별도로 수령하지 못하도록 했다. 방과 후 비용이나 교재비가 아닌 특별수업료 등 추가 비용을 받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원비 조정은 신학년부터 적용, 재학생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치원비 조정은 학기 중에는 안되며 신학년부터 시행하도록 했고, ‘신입생은 새로운 납부기준을 적용하되, 기존 재학생은 기존 방식을 따르도록’ 하는 등 중국학교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이번 상하이시 규정에 한국 유치원들은 ‘운영에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감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한 유치원 관계자는 “사실 학부모들도 어렵겠지만 유치원도 한국처럼 국기기관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열악하다. 하지만 이번 규정이 반드시 불이익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 규정에 따르는 것이 학부모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않겠나 싶다”고 밝혔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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