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호두음료와 양분유

[2014-04-17, 10:09:21] 상하이저널
[김명신의 중국을 답하다] 호두음료와 양분유

적당히 인사차 방문할 때 빈손으로 가기 어색해서 박카스와 비타500을 들고 간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모두 제약사 제품이다. 이 두 브랜드가 우리에게는 박스째 팔리는 음료수의 대명사이자 비타민C만큼이나 한결같은 매출을 물어다 주는 효자상품이다. 중국에도 박스째 잘 팔리는 음료수가 있는데, 바로 ‘여섯개 호두(六个核桃)’다.
 
특이한 이름의 이 제품은 2005년 출시 이래 매출이 매년 두 배씩 늘어나며 식물단백음료 업계의 신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그간 중국을 대표하는 식물단백음료는 루루의 아몬드 음료, 예수(椰樹)의 코코넛 음료, 인루(银鹭)의 땅콩음료가 각각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을 나누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신규 브랜드 진입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6개 호두’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뇌영양공급 음료라는 틈새공략이 먹혀 들어갔기 때문이다. 수험생부터 직장인, 노인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두뇌 영양공급 음료에 빠져들었다. 물론, 소비자들이 처음부터 ‘여섯개 호두’를 알아봐 준 것은 아니었다. ‘6개 호두’를 만든 양웬즈후이(河北养元智汇)음료회사의 본사가 있는 허베이성 조차 루루 아몬드 음료의 세상이었고, ‘여섯개 호두’로서는 특단의 마케팅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뚫기 시작한 것이 식당이었다. 잘 알듯이 중국인들은, 특히 여성들은 식당에서 음료수를 잘 시켜 마신다. 식당에서 ‘여섯개 호두’를 마셔본 사람들이 편의점이나 할인마트에서도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식당을 필두로 소매매장으로 유통망을 넓혀간 것이 마치 변칙복서의 전법같다. '여섯개 호두'의 매출액은 2006년 3,000만 위안에서 2012년에는 60억 위안, 올해는 100억 위안으로 기적같은 성공을 이뤄냈다.

‘여섯개 호두’를 성공시킨 것도, 절체절명의 위기를 가져다 준 것도 모두 브랜드였다. 기억이 남기 쉬운 특이한 브랜드가 순풍에 돛을 달아 주었지만, 제품 원료를 브랜드로 사용했기 때문에 상표등록을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여섯개 호두’가 인기를 끌면서 경쟁사들도 연이어 호두 음료를 내놓는 것 까지는 봐줄만 했으나, 과거 거래했던 경소상이 호두음료를 내놓으며 포장에 ‘여섯개 호두’나 ‘신 여섯 개 호두’라고 써붙이는 것을 제지할 방도가 전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브랜드 전쟁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더 이상 들어설 곳이 없을 만큼 포화상태를 보이는 중국 음료시장에서 새로운 컨셉의 식물단백음료 ‘여섯개 호두’가 보여준 역발상 마케팅과 유사상표 때문에 불거진 위기는 우리에게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준다.

유제품 시장에도 틈새가 활짝 열렸다. 우유에 문제가 생기자, 이제는 양유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양분유는 사람 모유에 가깝고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국내외 유제품 기업마다 이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중국의 양 분유 시장은 수입산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 뉴질랜드, 네덜란드, 호주산 제품이 많다.
 
뉴질랜드 캐리케어(Karicare) 그룹의 커뤼캉진좡(可瑞康金装) 시리즈 분유는 중국 판매되는 제품에 한해 분유 포장을 바꾸고 온라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에는 위바오(御宝), 지우양(九羊), 꽌산(关山), 명문귀족 등 중국 토종 양분유 브랜드도 출사표를 던졌고 완다산(完達山)이나 인챠오유업(银桥乳业) 등 유제품기업도 양분유 생산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두자녀 허용 정책이 2017년을 전후로 성과를 내면서 몇 년내 베이비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가격은 저만치 두고 안전한 제품부터 찾는 요즘 세대 부모에게 꼭 맞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유제품기업들이 양유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우리도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OTRA 상하이무역관 조사총괄 차장이며, KOTRA 중국직무전문가를 역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대 중국학(중국경제) 석사를 거쳐 중국 런민(人民)대학에서 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중사회과학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KBS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성기영의 경제투데이 등 다수의 언론매체에서 중국경제를 해설하고 조선일보사 TOP CLASS의 '중국의 떠오르는 CEO'편 필진으로 활동했다. 중국 거시경제, 지역경제, 기업관리, 마케팅에 조예가 깊으며 저서로는 <중국경제, 다시 읽어라(더난출판)><중국 CEO, 세계를 경영하다(서돌)><중국 비즈니스 로드맵(KOTRA 刊)>, <중국 성시별 비즈니스 기회와 진출전략(KOTRA 刊)> 등 9종이 있다.
claire@kotra.or.kr    [김명신칼럼 더보기]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타오바오(淘宝) 쇼핑세상 hot 2014.09.21
    [타오바오(淘宝) 쇼핑세상] '국경절을 즐겁게 지내는 방법' 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가까운 상하이 외곽으로 나가 바람과 가을 하늘이 주는...
  • 기업 부담을 줄이려는 중국의 노력 hot 2014.08.27
    25일, 중국 국무원(國務院) 기업부담경감부 연석회의 판공실(減輕企業負擔部際聯席會議辦公室)은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한 신고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공개했다. 현재 중국..
  • 중국 증시에 상장한 소매업체, 절반가량이 영업실적 하락 hot 2014.08.26
    중국의 거시경제 침체와 온라인 쇼핑의 영향으로 중국 증시에 상장한 소매업체들의 영업실적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금융 관련 정보데이터 업체인..
  • 중국의 내수시장 보호주의 hot 2014.08.20
    최근 중국 정부가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를 대상으로 반독점법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장쑤(江蘇)성 반독점 규제 당국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부품..
  • 중국, 9월 초부터 수출세 환급 시범계획 8개 항구로 확대할 예정 hot 2014.08.19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 재정부, 국세총국(國稅總局)이 칭다오(靑島)와 우한(武漢) 항구에서만 시행되었던 수출세 환급 시범계획을 이번 9월 1일부터 난징(南京)..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2. 씨티은행 “중국 집값 6~9개월 내..
  3. 상하이, 외국인을 위한 ‘How to..
  4. 상하이저널 대학생 기자단 2024 상..
  5. 샤오미, 첫 사망사고 발생 “기술 결..
  6. 中 신체 노출 우려에 사무실 CCTV..
  7. 中 국산 항공기, 바이오 항공유로 첫..
  8. 中 1분기 커피시장 약세…주요 브랜드..
  9. 애플, 아이폰·맥북·아이패드에 챗GP..
  10. 中 전기차 니오, 1~5월 인도량 전..

경제

  1. 씨티은행 “중국 집값 6~9개월 내..
  2. 샤오미, 첫 사망사고 발생 “기술 결..
  3. 中 국산 항공기, 바이오 항공유로 첫..
  4. 中 1분기 커피시장 약세…주요 브랜드..
  5. 애플, 아이폰·맥북·아이패드에 챗GP..
  6. 中 전기차 니오, 1~5월 인도량 전..
  7. 中 최초의 국산 크루즈, 탑승객 연인..
  8. 中 여름방학 해외 여행 예약 시작됐다
  9. 中 단오절 연휴 1억 1000명 여행..
  10. 中 반도체 시장 회복에 5월 집적회로..

사회

  1.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2. 상하이, 외국인을 위한 ‘How to..
  3. 상하이저널 대학생 기자단 2024 상..
  4. 中 신체 노출 우려에 사무실 CCTV..
  5. 中 연차에 대한 모든 것, 상하이시..
  6. 눈떠보니 ‘中 국민 영웅’ 싱가포르..
  7. 6월 15일 상하이 고속철 2개 노선..
  8. “복덩이가 왔다!” 中 푸바오 첫 공..
  9. SHAMP 제17기 입학식 개최 "주..
  10. [인터뷰] “기록의 이유… 보통 사람..

문화

  1. 상하이, 단오절 맞이 민속·문화예술..
  2. 희망도서관 2024년 6월의 새 책
  3.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4. [책읽는 상하이 242]나인

오피니언

  1. [독자투고] 상하이에서 TCK로 살아..
  2. [중국 세무회계 칼럼] Q&A_ 중국..
  3.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 4년..
  4. [허스토리 in 상하이] You ar..
  5.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2]상하이..
  6. [Jiahui 건강칼럼] 무더운 여름..
  7. [무역협회] 韩, 왜 해외직구를 규제..
  8. [무역협회] 한·중·일 협력 재개,..
  9. [허스토리 in 상하이] 여름방학
  10. [Dr.SP 칼럼] 지구온난화 속 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