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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올라프를 모르는 엄마의 비밀

[2014-02-12, 09:35:43] 상하이저널
 
“엄마 미키마우스가 밖으로 나온 거야?”

세상에 태어나 극장에서 처음으로 3D영화를 보는 둘째. 극장 안을 울리는 엄청난 소리에,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온 듯 화면에 압도되어 손발에 땀이 나 있었다. 아이가 어릴 땐 어리다고, DVD나 인터넷으로 만화영화나 드라마도 손쉽게 볼 수 있다 보니 영화관을 찾은 게 6년만이다. 영화는 조조영화라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이른 아침부터 가족들을 챙겨 영화관으로 갔다. 4인 가족에게 조조할인의 부담 없는 실속을 놓칠 수 없지 않은가.

“엄마는 이렇게 일찍 영화 봤어요? 사람도 없고 좋아요.”

커다란 팝콘과 콜라를 손에 들고 자리에 앉아 극장과 스크린에 무척이나 긴장하고 설레어 하는 둘째의 모습은 신기했다. 1시간 50분 동안 자세 한번 흐트러뜨리지 않고 곧게 앉아 영화를 보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는 둘째는 엘사와 안나 얘기를 하며 흥분했다.

영화관을 혼자 가도 되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즐겨 찾던 나만의 조조영화관. 오전시간에 보는 영화는 다르다. 하루를 영화로 채울 수 있는 최고의 시간!! 조용한 영화관에서 커다란 스크린 속으로 내가 함께 들어가 보는 재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어 난 조조영화를 즐겨봤다.

“한 장이요~”라고 조그마하게 말하면 뒤에서 들리는 소리. ‘너도 앞에 여자처럼 혼자 봐’라고 표내는 커플을 위아래로 쏘아보며 씩씩하게 커피한잔 들고 맘에 드는 자리를 골라 앉아 보는 영화는 남편과의 첫 데이트 때도, 임신태교에도, 첫아이를 낳고 외출이 가능했던 백일 무렵에도 즐겼던 일이다. 엄마 품에 안겨 젖만 물리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조용했던 아기덕분에 여유롭게 영화를 즐기던 나의 시간은 샤먼에서 멈췄다.
 
영화관을 찾는 우리가족에게 ‘발 밑으로 쥐가 나오는 영화관을 왜 가냐고. DVD를 사서 보면 편하게 집안에서 볼 수 있는데’라는 현지 친구의 말에 우리 부부는 한국 드라마, 영화, 어린이용 만화영화까지 뭐든지 DVD로 해결을 했다. 샤먼에도 한국방송이 나오기 시작하고(MBC 딱 한 채널만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는 TV만 있어도 사는 게 재미있는 가족이 되었다. 그러면서 영화관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참, 이번에 재밌는 어린이 영화 한다는데 우리 보러 갈까? 그러고 보니 둘짼 영화관을 가본적도 없는 거 같아.”

나란히 의자에 앉아 영화가 시작하길 기다리며 디즈니사의 영원한 귀염둥이인 미키, 미니마우스의 귀여운 몸짓을 보니 기분이 잠시 울컥. 이젠 혼자가 아니라 4명이 함께 움직이며 영화관에 앉아있다는, 이런 시간이 올 줄 그땐 몰랐으니.

“엄마 이거 우리가 본 ‘겨울왕국’ 노래 CD야. 이거 나 선물로 사주세요.”

아이들은 영화주제곡에 푹 빠져서 몇 번을 듣고 따라 부르며 좋아했다.
영화주인공이 자매이다 보니 아이들은 서로가 역할놀이로 노래도 하고 재밌던 영화장면을 따라하며 TV로 DVD를 볼 때보다 훨씬 느낌이 크게 논다.

“근데, 이 눈사람은 뭐야?”
“엄마 이거 올라프잖아. 엘사가 만든 눈사람이잖아. 엄마는 올라프 안 좋아해?”

눈…사람?
올.라.프…??
그럼 올라프가 나오기도 전에 내가? 시작하자마자 잤구나. 아무래도 이제 조조영화는 무리다. ㅜㅜ

▷Betty(fish7173.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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