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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대신 커피를 든 중국인들

[2013-10-01, 10:15:00] 상하이저널
[신동원의 상하이리포트]
"중국인은 차를 좋아해"

중국인만큼 차를 좋아하는 국민이 있을까? 중국인 중에 치아가 노랗게 탈색된 사람들이 있는데, 너무 어린 나이에 차를 즐기면 침색 되어 그렇게 변하기도 한다고 한다. 택시를 타다 보면, 대부분의 기사 아저씨들이 좌석 우측 하단에, 보온병 만한 유리병을 하나씩 달고 다닌다. 꽤 오랫동안 비우지 않은 것 같은, 오래된 차가 많이 들어있고 언제든 뜨거운 물만 채우면 차를 즐길 수 있도록 해 놨다.

중국인의 생활 깊숙이 자리매김한 ‘차 문화’, 한국인들이 보리차, 숭늉 마시는 것과는 차원이 좀 틀리다. 식사와 관계없이 시도 때도 없이 차를 즐긴다. 아무리 더운 날도, 손님이 오면 더운 물 또는 뜨거운 차를 내오는 게 보통이다. 처음엔 이해를 못했는데, 예로부터 중국이 물이 좋지 않아서 반드시 끓인 물을 먹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중의학에서는 여름에도 더운 물이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하고. 문득, 과거 미국 여행 내내, 가는 식당마다 얼음물을 줘서 이가 시렸던 기억도 난다. 동서양은 물먹는 문화도 이렇게 다르다.
 
“대박난 스타벅스”

한 오 년 전만해도, 중국인들에게 커피에 대해 물으면 거의 부정적이었다. 몸에도 안 좋은 걸 왜 마시냐고, 자신들에겐 다양한 차가 있기 때문에, 아마 커피 체인점은 중국에서 실패할 거라고 했다. 왠걸, 지금 시내 어디를 가도 스타벅스, 커피빈, 코스타 등 글로벌 커피 체인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커피를 사려고 길게 줄 선 중국인들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더 희한한 것은, 커피 가격이 식사 가격보다 비싸다는 점이다. 10위안 짜리 식사를 하고, 30위안 짜리 커피를 마시는 중국인들. 주로 화이트 컬러 직장인들이긴 하지만, 세 끼 식사를 훌훌 마셔대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커피 자체를 즐기는 것인지, ‘스타벅스 정도는 마셔준다’는 과시욕인지, 식사 후 스타벅스 로고가 선명한 커피잔을 들고 여유를 폼 내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더 대박난 한국식 커피점”

상해의 한인타운 근처에 더 대박난 커피샵이 속속 생기고 있다. ‘만 커피’는 기존의 스타벅스나 커피빈이 갖추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어필했다. 더 넓고 쾌적한 공간, 실내를 나무 숲으로 연출했고, 모든 테이블이 원목 나무다. 와플을 커피와 함께 즐기게 하고, 심지어 다양한 와플 세트도 제공한다. 중국인 대가족이 몰려와 와플 세트로 아점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발한 메뉴라고 생각했다. ‘와플이 중국인들을 사로 잡을 수 있다니!’ 두 줄로 문 밖까지 길게 늘어선 주문 줄을 보니, 어딜 가도 커피 한잔을 위해 이렇게 긴 줄을 서는 것을 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 커피에 자극 받은, 한국 브랜드의 커피샵들이 속속 홍취앤루로 입점 중이다. 카카오, 카페베네 등. 신기한 것은 어디를 가도 만석이다. 중국인들도 쉽게 눈에 띈다.
 
“급속한 서양화의 단면들”

중국에서 커피의 유행은, 커피 자체를 즐긴다기 보다는 서구식 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느껴진다. 한국의 직장인들이 출근하면서, 또 중식 후에 습관처럼 커피를 들고 다니는 것과 같이, 커피를 즐긴다는 자체가 ‘서구화’와 ‘세련됨’의 코드로 인식되는 거 같다.

맥도널드와 KFC 역시, 중국의 지방도시로 더 멀리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고속철도 역사를 가면 어디서나 KFC를 찾을 수 있고, 변함없는 맛으로 외국인 고객까지 흡수하고 있다. 이제 맥도널드와 KFC는 고속철도가 연장되는 구간을 따라, 중국 전역으로 시장을 넓혀갈 거다.

이와 같이 커피와 인스턴트 식품을 즐기는 중국인들을 보면, 중국 사회가 서양식 코드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전통 차는 즐기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물을 끓이고 붓기를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중국의 비즈니스가 번성하고 국제화되면서, 더 이상 물 끓일 여유도, 작은 찻잔에 차를 나누어 마셔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하기 어려워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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