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흉기 집단난동·관공서 피습 잇따라… 시진핑 안정확보 지시
중국의 소수민족 분규지역인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잇따라 유혈 충돌이 발생해 중국 당국과 위구르족 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3시30분쯤 신장 남부 오아시스 도시인 허톈(和田·호탄으로도 불림)시 바라마쓰(巴拉馬斯)촌에서 많은 사람들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벌였다고 홍콩 명보가 30일 보도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00여명이 흉기를 소지한 채 거리에 모여 다수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은 “가게 문을 닫으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거리 통행이 금지되고 인터넷과 3G휴대폰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테러 분자들의 소행이라며 위구르족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을 종교적으로 자극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지난주 공안이 위구르 종교지도자의 설교를 문제삼아 예배가 열리고 있는 이슬람 사원으로 들어가 주민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28일 허톈시와 가까운 하네릭의 이슬람 사원에서 예배를 마친 후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위구르족 청년이 종교적 구호를 외치자 현지 공안이 총격을 가해 2명이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주민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부가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 모두가 공포 속에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허톈에서는 2011년 7월에도 경찰서 습격으로 20여명이 사망했다.
지난 28일 오후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는 일부 세력이 무장경찰부대에 난입해 무기를 탈취하려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설도 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동부 산산현에서 관공서 피습사건이 일어나 피해자와 가해자 35명이 숨졌으며, 피해자에는 위구르인도 16명도 포함됐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7·5사건 발생 4주년을 앞두고 충돌사태가 벌어지면서 중국 고위층이 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7·5사건이란 2009년 7월5일 발생한 우루무치 유혈사태 4주년을 말하며, 당시 한족과 위구르족 간 충돌로 197명이 숨졌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허톈에서 충돌이 발생한 후 몇 시간 만인 지난 28일 오후 긴급 상무위원 회의를 소집해 신속한 조치를 통해 사회적 안정을 확보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
이어 위정성(兪正聲) 정협 주석과 멍젠주(孟建柱)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등이 29일 우루무치를 긴급 방문했다. 또 우루무치에서는 공안과 특수·무장경찰 병력이 대규모 훈련을 벌이는 등 신장 일대에 비상이 걸렸다.
기사 저작권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