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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⑤] 짧은 인생의 꿈같은 이야기 '천녀유혼'

[2011-06-10, 23:52:37] 상하이저널
A Chinese Ghost Story

천녀유혼(倩女幽魂 1987)



장르: 판타지, 공포, 멜로/애정/로맨스
감독: 정소동
출연: 장국영, 왕조현

허망한 꿈은 한 낮 홍루몽이 되어 사라지나



붉고 아름다운 전통혼례복을 입은 섭소천의 모습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큼 아름답다. 하지만 천녀유혼은 인간사에 이루어질 수 없는 헛된 욕망을 꼬집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젊음을 탐하는 나무귀신과 아름답지만 사라지는 빛 같은 섭소천, 그리고 영혼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는 인간 영채신까지.
중국의 고전이라 불리는 ‘홍루몽’은 梦有美好的一面,却又有不真实的一面,总是要破灭的이라고 말한다. 꿈은 아름답지만 현실이 아니라 곧 사라진다는 뜻이다. 짧은 인생의 꿈같은 사랑이야기, 그 98분의 짧은 시간에 인간속세를 담고 있다.

리메이크가 무색한 아름다운 섭소천, 왕조현의 매력



살인자들의 수배에 걸린 현상금을 노리는 무인들과 온갖 범법자들로 인해 혼란한 중국의 한 시대, 남루한 행상으로 수금을 하러 다니던 영채신(장국영 분)은 장부가 젖어 지워지는 바람에 착수금은 커녕 하룻밤 숙박도 못할 지경이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어느 장의사가 가르쳐준 난약사(兰若寺)라는 오래된 절을 찾아간다. 어느 늦은 밤 쉬어가기 위해 찾은 난약사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인 소천(왕조현 분). 소천은 아름다운 외모의 영혼이나 나무귀신에게 혼이 묶여 젊은 남자를 꼬셔 나무귀신에게 바치는 연약하고 가엾은 영혼이다. 영채신은 소천의 가여운 인생에 과감히 끼어들어 그녀의 혼을 극락왕생하도록 도와주고 싶어 하고 결국은 그녀의 혼을 구하기 위해 나무귀신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영화 천녀유혼은 모든 남성들을 영채신으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귀신 왕조현을 만들어 낸 것이다.

홍콩느와르에 로맨틱 환타지를 더한 판타스틱 무술영화의 탄생

 


귀신이야기지만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은 아름다우며 하늘을 날 땐 향기를 뿜는듯하다. 하얀 소복도 없고 입가에 피도 흘리지 않는다. 공포도 별로 없고 지금 다시 봐도 촌스럽지 않은 특수효과와 몽환적인 화면이 가득 펼쳐진다.
80년대 느와르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홍콩영화는 독특한 중국식 환타지 천녀유혼을 만들어냈다. 최첨단 SFX기법에 중국적인 전통미와 시대적 생활양식을 섞어 만들어낸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천녀유혼의 장국영과 왕조현은 리메이크 작품이 나올 때마다 그리움으로 회자되고 있다. 지나간 시간을 돌이킬 수 없듯이 이젠 세상에 없는 그도 아련한 추억으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리메이크 작품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천녀유혼을 초여름에 만나본다.

맛있는 영화, 영화를 맛보다

천년의 전설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그곳 ‘치바오(七宝古镇)’

 
 
 
 
白衣卿相诗集-别思
十里平湖绿满天
玉簪暗暗惜华年
若得雨盖能相护
只羡鸳鸯不羡仙
십리 호수 하늘에 서리가 가득 찼고
화려한 청춘 근심이 서렸구나
달을 벗 삼고 서로 감싸주길 바라니
원앙은 부러우나 신선은 부럽지 않네

아름다운 섭소천과 영채신이 하룻밤을 보내며 읊는 시 구절이다. 은은한 강물가에서 달빛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이런 시를 읊는다면 그 보다 행복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천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치바오라오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치바오라오제는 상업화되어 아쉬움이 많다하지만 천년의 모습을 간직한 작은 동네산책에 그만이다. 달콤한 설탕이 녹아 흐른 팥앙꼬 풀빵인 ‘해당화’빵을 꼭 먹어보자. 영채신과 섭소천이 손을 잡고 주전부리하며 산책한 길을 따라 걷는 느낌을 받는다.




해당화 풀빵

영채신이 마음을 잡을 땐 ‘반야바라밀’,
건강을 잡을 땐 정진요리를 맛보라
궁더린(功德林) 
 

불가에서 ‘공덕을 쌓음이 마치 숲과 같다’라는 뜻의 궁더린은 1922년 석가탄신일에 문을 연 역사가 깊은 채식주의 식당이다. 영화 속에서 영채신에 어려움에 빠질 때 마다 외쳤던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되새기며 과식의 집착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먹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난징시루 시내한가운데 위치한 궁더린. 채소가 주재료이다 보니 가격의 부담이 없다. 배부를 정도의 주문으로도 2인 100위엔이 들지 않는다.



功德如意卷



데친 양배추에 색감 곱게 당근을 채썰어 넣었다. 더위에 입맛을 잃었다면 렁차이로 시켜보자. 입안가득 향긋하고 시큼한 맛에 입맛이 고인다.
功德火腿



햄이라고 적혔지만 콩요리다. 식감도 맛도 분명 고기인데 콩요리라니 건강해지는 기분으로 양껏 먹어본다.

唐醋排条



정진요리를 먹으면서 요리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탕수육으로 안에 든 것은 고기가 아닌 연근. 달콤한 시럽에 연근의 섬유질이 실처럼 늘어진다. 아이들이 먹지 않는 채소로 고기보다 나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맛도 영양도 뛰어난 정진요리로 강추.

长寿唐



불도장은 절간의 스님도 담을 넘게 했다는데 궁더린의 불도장은 자연의 신선하고 건강한 향을 진하게 담고 있다. 짙은 버섯향이 속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한다.

菜心海叁



감탄이 나오는 해삼은 진정해삼? 버섯이다. 모양을 진짜 해삼처럼 만들었다. 산에서 나는 모든 건강식을 만나 볼 수 있다.

蟹粉豆腐



궁더린은 들어서기 전에 확인하는 것이 있다. 요리를 시킬 것인지 면을 먹을 것인지 물은 후에 자리가 안내된다. 그만큼 궁더린의 면 요리는 유명하다. 쫄깃한 면발에 뜨겁고 시원한 채소육수가 식을 때까지도 면이 불지 않는다.



주소: 南京西路445号 (사진 12 사진설명: since 1922)
전화:6237-0218

Tip 예약은 저녁만 가능. 점심시간대엔 이른 시간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 3인 이상이라면 조금 서둘러 찾아가야 한다.

<맛있는 영화평>

서혜정


여전히 천년의 추억이 남아있을 듯한 치바오라오제. 좁은 뒷골목 구경하는 재미도 좋고 아무데나 카메라 렌즈를 맞춰도 그림이 된다.

김나래


불교음식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나 선뜻 젓가락이 가지않았던 음식, 놀라운 맛과 건강해질것만 같은 느낌!! 신선한 충격

박지민


한국인이 사랑하는 위샹로쓰, 탕추리지가 고기 없이 똑 같은 비쥬얼과 향기로 차려진다. 왠지 건강해 질 것 같은 심리적 만족도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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