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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이사업체의 버려진 양심을 고발합니다

[2010-07-07, 18:01:38] 상하이저널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중고냉장고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워낙 덩치가 큰 냉장고(삼성지펠양문형 냉장고)라 운반이 문제이던 차에 마침 냉장고를 판매하신 지인이 이사하는 날 포장이사를 맡은 업체가 운반을 맡아주겠다고 해서 나는 냉장고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냉장고가 집에 들어오는 날. 내부용량만 684ℓ인 큰 냉장고는 본체와 문짝이 분리 된 채로 힘들게 집에 들어와 원래 놓으려던 자리엔 들어가지도 못하고 결국은 마루 한 가운데에 우뚝 자리를 잡게 되었다. 파손방지를 위해 둘둘 말렸던 담요가 풀리고 문짝이 본체에 연결되는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냉장실 문은 악어가죽문양, 냉동실 문은 반짝이는 회색의 매끄러운 유리소재로 무늬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냉장고 구매결정을 했을 당시엔 냉장고의 용량과 양문형이라는 것을 대충 확인하였을 뿐 자세한 모양은 확인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냉장고도 디자인이 워낙 다양한 터라 양쪽이 똑같이 않고 한쪽은 울퉁불퉁한 느낌의 악어가죽문양으로 차별화시킨 디자인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근사해 보이기까지 했다.

드디어 조립이 완료되었고 냉장고 분리 조립을 직접 담당하신 이사업체 사장님은 냉장고의 문을 활짝 열어 보이며 있을 게 다 있는 지 최종확인을 하라고 했다. 있어야 할 자리에 포켓과 서랍 등이 다 제자리에 있었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사업체 직원들은 돌아갔고 저는 열심히 작은 냉장고에 꼭꼭 채워져 있던 음식물들을 꺼내어 큰 냉장고에 넣을 준비를 하기에 바빴다. 
 
 근사한 냉장고에 집에 온 걸 나만큼이나 좋아하던 아이들은 연신 들락날락하며 냉장고를 쳐다보고 또 쳐다보며 냉장고 주위를 맴돌았다. 그러던 중 큰 아이가 "엄마, 마루바닥에 잔 유리조각이 떨어져있어요"라고 했다.

그 때가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잠시 후엔 작은 아이가 똑같은 말을 했고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내가 잔 유리조각에 찔리고 나서야 그 유리조각의 근원지가 냉장고 문짝임을 알게 되었다. 주로 새로 들어온 냉장고 근처에서 발견되는 유리가루가 이상해 냉장고 문짝을 더듬어 보게 되었고 그제서야 악어가죽문양의 냉장실 문짝의 평면이 고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판매하신 분께 전화를 드려 확인했더니 양쪽 문은 모두 무늬 없는 회색의 매끄러운 강화유리가 코팅되어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찬찬히 살펴보니 조립할 때 악어가죽문양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냉장실의 문짝은 양쪽 모서리에 받은 충격이 문짝 전체에 균일하게 전달되면서 생긴 것이었다. 파열되면서 생긴 금이 너무나도 균일했던 나머지, 나를 포함한 가족 전체가 그것을 무늬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당장 운반을 했던 이사업체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냉장고의 문짝이 깨졌으니 와서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미 포장이사 상황종료, 모든 포장이사비용이 지불 된 상황에서는 그것을 확인할 아무런 의무가 없을 뿐더러 이사한 분이 만약의 피해를 대비한 보험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파손에 대한 피해보상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냉장고 운반이 끝나고 나 조차도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던 터라 말해봤자 소용이 없을 거라는 걸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 냉장고를 분해 조립했던 그 이사업체의 사장이라는 분의 양심에 묻고 싶었다. 급하게 구매결정을 하고 외관을 대충 확인했던 나는 몰랐다 하더라도 직접 냉장고를 분해 다시 조립했던 사장이라는 분은 냉장고를 자리 잡아 문짝을 본체에 다시 연결하는 순간 파손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냉장고 강화유리에 그 정도의 파손이 생겼을 정도라면 운반할 당시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졌을 텐데 그걸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포장이사업체의 사장은 서둘러 조립을 끝내고서는 아무런 이상 없는 냉장고 내부 만을 활짝 열어 보이며 이상유무를 확인하라고 했던 것이다. 파손을 확인해달라는 나의 요구에 “공짜로 운반해 준 물건이니 확인해 줄 의무가 없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그 운반비용은 지인이 지불한 비싼 이사비용에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었다.

내게 냉장고를 판매한 지인은 그 이사업체로부터 3.5톤짜리 트럭 한 대에 1500원의 견적을 받았다가 이사하는 곳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힘든 작업여건과 중간에 냉장고만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특수상황을 감안해 1700원의 견적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사 도중 차량 한대가 추가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700원의 추가비용이 들어 총 2400원을 지불했다고 했다.

이미 창저우에서 상하이로 이사 경험이 있으신 지인은, 전에 이사할 때도 5톤짜리 트럭에 여유 공간이 많이 남아있었고 상하이에 사는 1년 동안 큰 짐을 늘리지 않고 오히려 짐을 버리고 정리해가며 살았던 터라 3.5톤짜리 트럭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던 터라 차량이 두 번 운행했다고 요구하는 700원의 추가비용이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했다.

그 집의 큰 짐이래야 2장짜리 동판, 장식장 하나, 김치냉장고, 1인용침대매트리스, H자 컴퓨터책상, 의자 두어 개가 고작이었는데 이사업체가 직접 포장한 생활용품 박스가 80여 개 있었다손 치더라도 이게 과연 3.5톤짜리 트럭 두 대를 써야 할 만큼의 짐이었는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대에 잘 쌓아 넣으면 충분히 다 들어갈 규모의 이삿짐을 대충 밀어 넣기 식으로 채워 한 대를 출발 시키고는 차량 한대 추가를 유도한 속셈이 엿보이는 데다가 본인들의 부주의로 발생한 명백한 파손을 눈속임한 비양심적인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게는 꼭 필요한 냉장고를 좋은 가격에 구입했다는 기쁨이 한 순간에 사라지고, 지인에게는 기분 좋아야 할 이사의 뒤끝이 마냥 씁쓸하기만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날 아침 다시 전화를 걸어 파손확인 요청을 했으나 여전히 파손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로 일관하였고 이번 이사 건이 견적부터 잘못되었다는 나의 지적에 모든 책임을 계약서에 싸인 한 화주에게로 돌리기에만 급급했다.

게다가 내 얘기를 들으려고는 하지 않고 뜬금없이 이전 고객들의 만족 사례를 늘어놓으며 오히려 굉장히 힘든 이사를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게 해줬는데 사후 불만을 토로하는 지인과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다. 도저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그 사장과의 대화는 거기서 일단락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사업체의 사장이 뒤늦게나마 이삿짐의 파손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피해보상의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했다면, 아니 피해보상의 타협은 고사하더라도 파손에 대한 정중한 사과만이라도 바랐던 내가 너무나 큰 욕심을 부렸던 걸까?

이 번 일을 그냥 ‘재수 없는 일’ 또는 똑똑하게 확인하지 못한 내 책임으로 생각하고 그냥 덮어두어야 하나를 고민하다가, 상하이의 주택임대계약의 특성상, 이사라는 것이 참 번거롭고 귀찮은 일임에도 1~2년에 한 번씩은 거치는 큰 일인데 이런 비슷한 피해상황에 더 이상 마음 아픈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여러분은 이사할 때 마다 포장이사업체의 서비스에 얼마나 만족하는가? 만족은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파손이나 피해에 제대로 된 보상이나 사후 서비스를 요청 하신 적은 있는가? 아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상해 거주 대부분의 교민들은 포장이사업체와의 거래가 크고 작은 불미스런 일로 유쾌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자주 하게 되는 이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 좋은 일이 되기 위해 포장이사업체의 결정에서부터 계약서 작성, 대금 지불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짚어봐야 할 몇 가지를 확인한다면 적어도 바가지나 웃돈 요구, 교묘한 이사업체의 횡포나 책임 떠넘기기 등으로부터 대처할 수 있으며 크고 작은 피해상황에 적절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바, 본인은 대표 교민지 상하이저널에 포장이사업체와의 피해사례와 대응 방법에 관련된 기사를 다뤄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동시에, 신용이 밑바탕이 되어야 할 고객과의 거래에 있어서 손해와 이익만을 계산할 뿐 도덕과 양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이 번 포장이사업체 사장의 행태를 이 자리를 빌어 고발하고자 한다.

▷강은희(koni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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