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독자투고]중국인과의 술자리 노하우

[2009-03-24, 00:00:00] 상하이저널
중국에서의 술자리는 쉽지만은 않다. 2002년 5월 처음 베이징주재원으로 들어와 중국전역에 140여개 대리점을 개척하면서 자연스레 익힌 ‘객지에서 중국인과의 술자리’ 노하우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먼저 자리배치다. 일반적으로 식사를 주관한 사람 또는 주관하는 측의 가장 높은 사람이 둥근 테이블의 안쪽정면에 앉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손님이 바로 옆에 앉는다.

주문은 보통 주관자가 손님에게 좋아하는 요리와 술을 물어보지만 한국인이 낯선 지방의 요리를 알 턱이 없을 터 형식적인 물음이라고 보시면 되고 요리는 그냥 알아서 시키시라고 하면 된다.

음식주문이 끝날 즈음 대부분 복무원은 음료수를 주문할 것인지 묻는다. 이때 절대 사양하지 말고 옥수수즙 또는 요구르트를 반드시 주문하는 것이 좋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냉채나 주전부리가 나오고 이어 남방이면 탕(국)이 나와서 먼저 간단히 속을 데워주지만 북방이면 바이주(白酒)가 음식과 동시에 나온다.

바이주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눈물 잔이라고 할 만큼 조그만 잔에 원 샷을 하는 방법과 맥주잔 3분의 2정도 크기의 바이주 전용잔에 사람 수만큼 가득 채워 몇 모금씩 나누어 마시는 방법이 있다.

광둥, 광시지역과 베이징, 상하이지역은 좀 약한 편이지만 그 외의 중국 거의 대부분 지방은(시골로 갈수록 더욱 더) 처음 만나는 손님에게 술을 아주 심하게 권한다.

특히 나이 60을 훌쩍 넘은 분이나 여성분들이 먼저 건배를 하고 빈 잔을 보여주면서 덤비면 상당히 곤혹스럽다. 안주도 입에 맞지 않는데다 술도 최저 38도에서 기본이 52도로 시작하니 그렇다고 한국인 게다가 젊은 남자 체면에 물러설 수도 없고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이러한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2~3가지 대안이 있다. 상대가 술을 권하며 다가오기 전에 먼저 주관자나 가장 중요한 사람에게 감사의 술잔을 집중적으로 권해 역공을 취하는 것이다.

상대편의 핵심인력을 먼저 취하게 함으로 조기에 술자리를 마감하고자 하는 것이다. 술을 권할 때는 전체가 함께 공감할 이유를 만들어 다 함께 마시도록 유도하는 것도 꽤 좋은 방법이다.

상대편에 비해 수적으로 너무 불리할 때는 미리 한국소주를 몇 병 준비해 가는 것도 효과가 좋다. 일단 분위기를 위해 소주를 한국의 명주로 좀 띄워야 한다. 중국 분들이 바이주에는 무척 강하지만 아직 식사도 하기 전 빈속에 소주 한잔은 자존심 강한 중국인이라도 곧잘 무장해제시켜 버리곤 한다.

그런데 소주 챙기기를 잊어버렸다거나 출장기간이 길어서 실탄이 떨어졌을 경우는 열심히 옥수수즙이나 요구르트를 마셔가며 어느 정도까지는 버텨줘야 한다.

가끔씩 힘들어하는 표정과 함께 고개도 한번씩 저어보지만 그래도 눈 마주치는 사람과는 가볍게 미소도 지어가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본인의 주량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순간에는 주저 없이 단호하게 꽤 강한 표정으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한다. “이제 그만 도저히 못 마시겠다”고 웃으면서 어려운 표정으로 솔직하게 이야기 해야 한다.

경험에 비춰볼 때 이렇게 나오면 대부분은 더 이상 권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미 힘들게 노력하는 모습을 몇 번이나 보여주었고 충분한 성의를 보였기 때문이겠다.

실은 그냥 쓰러져 업혀가도 그만이겠지만 다음날 스케줄을 위해서나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초대한 사람의 얼굴도 살려주면서 출혈을 최소화 해야겠다.

▷박제성(jasonp007@daum.net)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2. 中 신체 노출 우려에 사무실 CCTV..
  3. 상하이, 외국인을 위한 ‘How to..
  4. 상하이저널 대학생 기자단 2024 상..
  5. 샤오미, 첫 사망사고 발생 “기술 결..
  6. 中 연차에 대한 모든 것, 상하이시..
  7. 中 1분기 커피시장 약세…주요 브랜드..
  8. 中 여름방학 해외 여행 예약 시작됐다
  9. 애플, 아이폰·맥북·아이패드에 챗GP..
  10. 中 최초의 국산 크루즈, 탑승객 연인..

경제

  1. 샤오미, 첫 사망사고 발생 “기술 결..
  2. 中 1분기 커피시장 약세…주요 브랜드..
  3. 中 여름방학 해외 여행 예약 시작됐다
  4. 애플, 아이폰·맥북·아이패드에 챗GP..
  5. 中 최초의 국산 크루즈, 탑승객 연인..
  6. 中 전기차 니오, 1~5월 인도량 전..
  7. 中 반도체 시장 회복에 5월 집적회로..
  8. 상하이 부동산 新정책 이후 첫 연휴…..
  9. 中 단오절 연휴 1억 1000명 여행..
  10. 中 5월 CPI 전년비 0.3%↑

사회

  1.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2. 中 신체 노출 우려에 사무실 CCTV..
  3. 상하이, 외국인을 위한 ‘How to..
  4. 상하이저널 대학생 기자단 2024 상..
  5. 中 연차에 대한 모든 것, 상하이시..
  6. 눈떠보니 ‘中 국민 영웅’ 싱가포르..
  7. 6월 15일 상하이 고속철 2개 노선..
  8. “복덩이가 왔다!” 中 푸바오 첫 공..
  9. SHAMP 제17기 입학식 개최 "주..
  10. [인터뷰] “기록의 이유… 보통 사람..

문화

  1. 상하이, 단오절 맞이 민속·문화예술..
  2. 희망도서관 2024년 6월의 새 책
  3.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4. [책읽는 상하이 242] 나인

오피니언

  1. [독자투고] 상하이에서 TCK로 살아..
  2. [중국 세무회계 칼럼] Q&A_ 중국..
  3. [허스토리 in 상하이] You ar..
  4.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2]상하이..
  5. [무역협회] 한·중·일 협력 재개,..
  6. [허스토리 in 상하이] 여름방학
  7. [Dr.SP 칼럼] 지구온난화 속 무..
  8. [무역협회] 인도의 중국 '디커플링'..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