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 태어나 많은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판다 푸바오가 곧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이슈가 되면서 ‘판다 외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의 판다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 게임의 판판(盼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푸와징징(福娃晶晶),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빙둔둔(冰墩墩)처럼 주요 행사의 마스코트를 모두 판다로 할 정도로 중국은 판다에 대한 사랑이 넘쳐 난다. 중국은 이처럼 소중한 판다들을 외교의 선물로 해외에 대여해 주면서 판다 외교는 중국과 타국 간의 협력과 관계 개선에 상징이 됐다.
[사진=2022년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출처: 네이버)]
판다 외교의 역사
판다의 모든 소유권이 중국에 있어 대여 및 기부 방식으로 판다 외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최초의 판다 외교는 1941년에 시작됐다. 1939년 이래로는 서구의 동물 표본 수집의 확대로 인해 판다의 해외 유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 하지만 1941년 11월 9일 송아이링(宋霭龄), 송메이링(宋美龄) 자매가 미국의 중국 원조단체인 United China Relief(UCR: 중국 연합구호)의 중국 난민 구제 활동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에 ‘판디’와 ‘판다’를 기증했다.
이 두 자매는 20세기 중국의 영웅이라고 불린다. 그 중 송메이링(宋美龄)은 1943년 미국 하원에서 중국인 최초로,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미국 의회 연설을 했다. 이러한 송메이링(宋美龄)은 미국인들이 좋아할 선물인 판다 두 마리를 보내며 양국의 우정을 더욱 공고히 하자는 내용의 연설을 진행했다. 귀여운 판다가 미국인들의 마음을 꿰뚫는다는 점을 이용하여 시작된 판다 외교였다.
판다 외교가 처음 시행 될 당시만 하더라도 판다를 임대하는 것이 아닌 기부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1982년을 마지막으로 기부 형식의 판다 외교는 막을 내렸다. 그 이유는 1984년 중국이 워싱턴 협약(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가입하면서 보호동물로 지정된 판다의 판매나 거래가 중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덩샤오핑(邓小平)이 1984년부터 판다 외교와 관련된 정책을 수정했다. 중국에서 해외로 보내진 판다의 소유권은 모두 중국에 있으며,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 역시 중국에 소유권이 있다.
덩샤오핑(邓小平) 주석의 재임 동안 판다는 상품화됐고 동물원들은 일종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판다를 다른 국가와 무역 관계를 맺는 데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판다 외교는 국가 간의 외교에 도움이 되었고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이 이어져 나갔다.
1957년부터 1982년까지 소련, 북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 멕시코를 포함한 9개국이 중국으로부터 23마리의 자이언트 판다를 기증받았다. 중국은 12건의 판다 외교를 통해 각국의 외교적 효과를 얻었다. 그 중 소련과 진행된 판다 외교는 핵무기 기술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소련을 비롯한 북한, 영국, 서독, 일본, 멕시코, 스페인과의 우의를 공고히 했다. 또한 상하이 공동서명과 중일 공동서명에 가입하는 등의 국제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표=중국이 판다 외교로 얻은 효과]
행복을 주는 한국의 판다 푸바오 “福宝” 와 중국의 관계
현재 한국에는 세 마리의 판다가 살고 있다. 그중 한국의 판다라고 하면 현재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푸바오”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엄마인 아이바오와 아빠인 러바오 사이에서 한국 국내 최초로 자연 교배에 성공하여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푸바오는 에버랜드에서 태어났는데, 에버랜드가 한국의 경기도 용인시에 있어 한국 사람들이 장난스레 ‘용인 푸 씨’ 라고도 부른다. 현재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푸바오는 만 4세가 되는 푸바오의 짝을 찾기 위해서 중국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 덩샤오핑(邓小平)의 판다 외교 정책 수정에 따라1984년 이후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 역시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 역시 중국으로 반환해야 한다. 푸바오가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한국에 있는 판다는 엄마인 아이바오와 아빠인 러바오밖에 없다.
한국과 중국은 1994년에 처음으로 판다 외교가 시작됐다. 한중 수교 2주년을 기념해 중국 측에서 판다 밍밍과 리리를 임대 형태로 선물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에버랜드로 임대된 밍밍과 리리는 1998년 IMF 외환위기로 인해 중국에 반환됐다. 하지만 이후 한국의 경제가 다시 회복되자 중국은 2016년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한국에 15년간 임대해 주었다. 아이바오와 러바오 역시 2031년 3월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해 한국 국민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푸바오(출처: 핀터레스트)]
[사진=푸바오(출처: 핀터레스트)]
[사진=푸바오와 사육사(출처: youtube)]
미국의 판다 야야 “丫丫”
푸바오의 반환 문제와 더불어 미국의 판다 “야야”에게도 시선이 집중됐다.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푸바오와는 반대로 미국의 판다 야야는 학대받는다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눈을 의심할 정도로 야윈 모습과 힘이 드는 듯한 모습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야야는 2000년 북경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나 2003년 러러와 함께 미국의 엠피스 동물원에서 지내고 있다. 이 둘의 임대 기간은 2013년까지였으나, 계약을 연장해 2023년 4월까지 20년의 기간 동안 미국에 있게 되었다. 러러는 올해 4월에 야야와 함께 중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으나, 올해 2월 세상을 떠났다. 러러의 죽음에 중국의 전문가들이 미국에 건너가 현지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한 결과 심장병으로 돌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러러와 야야 모두 고령인 탓에 조기 반환을 논하는 중이었으나 러러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더불어 야윈 야야의 상태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중국의 네티즌들은 미국 동물원 측의 학대 논란을 제기했다. 야야는 영양실조와 피부병 등을 앓으며, 전과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이에 야야의 중국 귀환을 위한 서명 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11만 명이 참여했다.
이러한 많은 사람들의 걱정 속에 야야는 2023년 4월 27일 상해 푸동공항에 도착했다. 2003년, 중국을 떠난 지 20년 만의 귀국이었다. 야야는 30일 동안 상하이 동물원에서 검역과 건강검진을 받고 고향인 베이징 동물원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사진=허난성 정저우시의 한 전광판 광고(출처: 네이버)]
[사진=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야야(출처: 웨이보)]
현재까지도 중국의 판다 외교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판다 외교로 중국과 타 국가 간의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장점도 있으나, 미국의 판다인 야야와 러러와 같은 일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판다를 외교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써 판다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학생기자 오채원(저장대 전파학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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