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중국의 사립, 국제학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출처=ISC>
중국 당국의 '교육 평등화' 정책에 따라 중국 내 사립학교는 학생수를 줄여야 하고, 쌍어(이중언어,双语)학교는 매주 1회 시진핑 사상교육을 진행해야 하며, 해외 교재 사용을 위해선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국에 있는 영국계 사립학교의 확장이 최근 압력을 받고 있다고 파이낼설타임스는 6일 전했다. 다름 아닌 중국 당국이 교육 시스템에서 외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사립교육 학생 수를 절반 이상 줄이기 위한 시도를 강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교사 비자에 대한 각종 규제도 중국인 사립학교 건립과 증설을 제재하기 위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학교 중 수십 곳은 덜위치 컬리지(Dulwich College), 웰링튼(Wellington), 해로우(Harrow), 차터하우스(Charterhouse) 등 영국의 유명 대학과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정부가 '교육기회 균등화'를 시도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해외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면서 중국 사립학교가 급증했다. 이들 학교는 국제 시험을 제공하고, 영어 수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민영교육 산업에 엄격한 제재를 가하면서 이같은 개혁이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중앙정부는 신설 의무교육 단계(12년제 교육 중 1~9년) 사립 학교의 신청을 중단했다. 지난달 후난, 장쑤, 쓰촨성 등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전체 의무교육 학생 중 사립학교 초,중생의 비율을 10% 이상에서 5% 이하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사립학교의 교과과정 및 해외교재의 사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의 정책이 이중 국적 학생을 위한 학교나 쌍어(이중언어,双语)학교를 표적으로 삼는다고 명확히 밝힌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중국적을 위한 학교나 쌍어학교는 1만5000개로 사립 초중교의 1/5을 차지한다. 이 중 일부 학교는 이미 시정 대상 범위에 포함되었고, 앞으로 더 많은 학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가령 충칭시와 산시(山西)성은 쌍어학교가 이미 정부 기관에 인수되었다.
상하이의 한 쌍어학교 교장은 "서방식 교육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중국 쌍어학교가 급격히 성장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전했다. 해당 학교는 영국식 A-레벨 교육과정을 제공하는데 "이미 학생 수를 줄일 준비 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하이시는 쌍어학교의 어문, 정치, 역사 및 지리 과목에서 공립학교와 동일한 교재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3학년부터 매주 1회 시진핑 사상교육을 진행하고, 해외 교재 사용은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ISC(사립학교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설된 사립 쌍어학교 수는 줄곧 감소했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27명의 해외학교 관계자 중 13명은 올해 중국의 학교 개설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상하이의 한 유명 쌍어학교 학교장은 "당국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사립 쌍어학교는 국민교육 시스템에 속하기 때문에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당국이 우리에게 영어 수업을 줄이길 원하면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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