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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한국 중국이 배터리 산업에서 경쟁하는 모습(출처: 구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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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는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인물(박순혁 작가)이 있을 정도로 배터리(이차 전지) 산업이 국민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배터리 산업은 현재 한국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앞으로 미래의 먹거리로 꼽히는 중요한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세계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며 한국 기업들을 바짝 쫓아오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성장
[사진=자동차 배터리(출처: 바이두)]
중국의 배터리 기업은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08년 중국 시진핑 정부는 "친환경 사회" 구축을 목표로 선언했고, 이후 저탄소 친환경 산업을 목표로, 전기, 수소, 하이브리드 자동차 보편화 계획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전기 자동차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면서 CATL(宁德时代)과 BYD(比亚迪) 등의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다. 이처럼 자국의 지원과 보조금을 통해 성장 기반을 갖춘 중국 배터리 기업은 막대한 수요를 소화하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춰 세계 시장 점유율마저도 빠르게 늘리는 상황이다.
한국의 배터리 3사를 위협하는 중국산 배터리
[사진=한국 배터리 3사, 중국 배터리 기업 BYD와 CATL]
한국을 대표하는 배터리 기업은 LG 에너지 솔루션,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3개 기업으로, 흔히 배터리 3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의 배터리 3사는 2020년 세계 점유율의 42% 가까이 차지하며 한국산 배터리가 최고라는 인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배터리 시장의 성장으로 한국 배터리 기업의 세계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세계 1위를 차지하던 LG 에너지 솔루션의 세계 점유율은 2022년 29.9%에서 2023년 27.8%로 하락했고, 중국의 CATL은 2022년 22.8%에서 2023년 27.5%로 점유율을 늘려 단 0.3% 포인트 차이로 턱 끝까지 쫓아온 상황이다. 게다가, LG에너지솔루션의 세계 점유율 27.8%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량을 기준으로 집계한 기록이다. 때문에, 중국 내의 판매량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중국의 배터리 기업 CATL이 이미 세계 점유율 1위를 쟁탈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CATL은 최근 중국 자동차 기업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BMW, 폭스바겐, 닛산, 테슬라, 심지어 현대 자동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일전에 현대자동차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현대 자동차에만 CATL 배터리를 장착해 왔지만, 최근 배터리 공급 다각화를 이유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도 CATL 배터리를 도입했다.
한국 배터리와 중국 배터리의 차이점
[그림=NCM배터리와 LFP배터리 비교(출처: 한국경제)]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산업은 배터리에 들어가는 주요 재료부터 큰 차이점이 있다. 한국의 배터리 3사는 NCM (니켈-코발트-망간) 리튬 이온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 NCM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와 휴대용 전자제품 등에서 널리 사용되며, 에너지 밀도가 높아 한 번 충전으로 많은 양의 전력을 저장하고 긴 운행 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비교적 긴 수명을 가지며, 충전 가능 사이클이 많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제조 비용이 필요하며,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고온 상황에서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즉 사고가 발생하여 과열이 생기거나 불이 붙으면 폭발의 위험이 증가한다.
중국의 배터리 기업은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 과거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효율이 떨어지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싸구려 배터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LFP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고, LFP 배터리는 높은 온도에 대한 내성이 있기 때문에 NCM 배터리를 장착할 때 필요한 각종 안전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불필요해진 안전장치의 공간만큼 배터리 크기를 키우는 방법으로 에너지 밀도의 단점을 보완했다. 하지만 배터리 크기가 커진 만큼 충전 속도가 느리고, 저온 상태에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처럼 LFP 배터리가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단점을 극복하면서 저렴한 가격, NCM 배터리에 떨어지지 않는 에너지 효율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배터리 시장 전체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 배터리 산업을 두고 경쟁하는 한국과 중국
[그림=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산업(출처: 구글)]
배터리 산업은 현재에도 급격하게 발전하며 수익을 내는 산업일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로 친환경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산업이다. 그 때문에 한국 정부는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지원하며 전기자동차와 배터리(이차 전지) 회사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같은 방식으로 산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며, 차량 한 대당 전기차 충전시설을 가장 많이 구축한 나라로 친환경 산업 장악에 강한 의지를 보여 앞으로도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입장에서 희소식은 미국의 IRA 법안(친환경 지원 정책)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배터리, 자동차 기업을 제외시켜 중국 기업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지만, 한국 기업은 일정 조건을 충족할 시 IRA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배터리 3사가 북미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큰 이점을 얻게 됐다. 하지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외부 환경의 불확실한 정책에 의존하기보다는 한발 빠른 기술적 발전을 통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 격차를 벌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배터리 산업은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했고 여전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이 턱 끝까지 쫓아온 위험한 상황이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산업인 만큼 한국의 배터리 산업이 지속적인 혁신으로 한국의 내일을 책임지는 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학생기자 유준(저장대 정치행정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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