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광군제 1억 500만개 판내, 139억원 매출 기록
[사진=11.11 광군제 불닭볶음면(바이두)]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대중국 라면 수출액은 7억 90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매운맛으로 유명한 한국의 불닭볶음면은 중국에서 매년 1억 5000만 개씩 팔리고 있으며, 올해 광군제에서 지난해 매출 대비 39% 증가한 약 1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한다. 현재는 오리지널 불닭볶음면뿐만 아니라 까르보, 짜장, 치즈, 핵 불닭 맛 등 여러 가지 맛이 출시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2016년쯤 SNS를 통해 유행하기 시작한 ‘매운맛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에 불닭볶음면이 등장하면서, 외국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은 처음에는 맵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도전했다가 기존 중국 음식의 ‘마라’ 맛과는 또 다른 한국식 매운맛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이후 타오바오, 징동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프로모션이 진행되며 중국에서의 불닭볶음면의 구매가 수월해졌고, 이는 판매량의 증가로 이어졌다. 더불어 지난해 2월부터 중국법인 삼양식품상하이유한공사의 설립으로 유통망이 확보되면서 매출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념치킨 불닭볶음면’ 중국 한정판 출시
[사진=중국 한정판 ‘양념치킨맛 불닭볶음면’ 제품 포스터(삼양x틱톡 웨이보)]
최근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제품으로 중국 전용 ‘양념치킨 맛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이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인 양념치킨의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불닭볶음면에 접목해 만든 것이다. 양념치킨맛 불닭볶음면은 ‘中国限定(중국 한정)’, ‘寻味经典(맛 탐구의 클래식)’, ‘匠心复刻(창의력의 재각인)’, ‘甜而不腻(달지만 느끼하지 않은)’ 4가지 키워드를 내세워 홍보하고 있다. 신제품은 중국의 틱톡 ‘도우인’의 슈퍼 브랜드 출시 행사에 처음 소개된 이후 3시간 만에 10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앞서 일본에 출시한 ‘야키소바 맛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얻어 한국에서 판매된 것처럼, 양념치킨 맛 불닭볶음면 또한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한국에 역수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 버전 불닭볶음면 ‘천쉐볶음면’
중국 마트를 둘러보면 불닭볶음면으로 착각할 만한 디자인의 유사한 상품들이 있다. 특히 한국어로 ‘천쉐볶음면(酷辣火鸡面)’이라 적혀있는 라면은 언뜻 보기에 한국의 라면을 수입한 것처럼 보인다. 중국 버전의 불닭볶음면인 천쉐볶음면, 과연 맛도 같을까?
[사진=천쉐볶음면(손민지 학생기자)]
우선 천쉐볶음면의 포장지를 보면 한국의 불닭볶음면과 유사하게 검은 바탕에 닭 캐릭터가 불을 뿜고 있고, 우측 상단에 볶음면의 조리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개봉 후 내용물을 확인해 보았을 때도 한국의 불닭볶음면 구성과 같이 라면, 불닭 소스, 플레이크 분말이 들어있고, 소스 포장지 디자인도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조리를 한 후 시식해보니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불닭볶음면과 비교해 천쉐볶음면은 우선 면발에서 차이가 있었다. 면발이 약간 굵은 편이고, 밀가루 맛이 많이 나서 비교적 식감이 텁텁한 편이다. 소스는 한국 불닭볶음면보다 묽은 편이었고, 향도 비교적 약한 편이었으나 조금 식은 후에는 약간의 쓴맛이 입안에 남기도 했다. 하지만 맵기는 한국의 불닭볶음면과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매운 편이었으며, 김과 깨가 섞인 플레이크도 유사했다.
짝퉁의 기승… 남겨진 과제는?
K-푸드 열풍이 세계적으로 불면서 이를 모방한 ‘짝퉁’ 제품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작년 한국 식품산업 협회는 삼양식품, CJ 제일제당, 오뚜기와 함께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중국의 모조품 기업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소송(IP)을 제기했는데, 이때 삼양 불닭볶음면도 포함됐다.
하지만 교묘하게 따라 한 듯한 포장지들은 계속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바이두 검색창에 불닭볶음면을 검색하면 ‘불닭볶음면 진품 구별법’ 등의 연관검색어가 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고, 관련 사항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학생기자 손민지(난징대 국제경제무역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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