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중국은 H&M을 비롯해 나이키, 아디다스 등 신장 위구르산 면화 구입을 거부한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본격화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불매운동 움직임은 점차 사그라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과거의 불매운동은 어땠을까? 까르푸와 돌체앤가바나 불매운동을 살펴봤다.
2008 까르푸 불매운동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을 앞둔 성화 봉송 길에서 북미, 유럽권의 인권운동가들이 티베트 독립 지지 시위를 벌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찰까지 일었는데, 4월 프랑스에서 성화가 세 차례나 꺼지고 성화 주자는 버스로 이동하는 등 수난을 겪었다. 프랑스를 포함한 서부권 국가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생겼다. 이에 중국에서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민족주의 바람이 거세졌다.
여기에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Carrefour)의 대주주가 티베트 자치정부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지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퍼졌다. 일부 네티즌이 까르푸 보이콧을 제안하면서 ‘노동절 까르푸 보이콧’이 중국 각지에서 벌어졌다. 창사와 선양 등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이 까르푸 매장 앞에 모여 시위에 나섰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경찰의 저지로 대규모 시위는 없었지만, 까르푸를 찾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여년간 중국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까르푸는 각종 논란에 휩싸여 하락세를 걷는다. 정부의 우호적인 태도도 멀어졌고, 융후이(永辉), 다룬파(大润发), 월마트 등에게 ‘중국의 대표 대형마트’ 자리를 내주게 된다.
2018 돌체앤가바나 불매운동
2018년 11월,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는 상하이 쇼 컬렉션을 앞두고 내놓은 홍보 영상들로 뭇매를 맞게 됐다. 영상들의 제목은 ‘젓가락 사용법’으로, 전형적인 중국 모델에게 피자, 스파게티, 카놀리를 젓가락으로 먹는 법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온전히 중국어로 이뤄진 나레이션은 ‘스파게티를 먹는 법은 중국의 국수를 먹는 것처럼 쉽지 않다’, ‘카놀리가 너희(중국인들)에게는 너무 크지 않냐’ 등 서양 우월주의를 드러낸다. 게다가 젓가락을 ‘작은 막대기(小棍子) 모양의 식기’로 표현하고 우스꽝스럽게 음식을 먹는 장면을 담아 수많은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터넷에 돌체앤가바나 창업주 스테파노 가바나의 중국 비하발언이 퍼지며 사태를 악화시켰다. 스테파노 가바나가 중국을 ‘무식하고 더럽고 냄새나는 마피아(China Ignorant Dirty Smelling Mafia)’ 등 망언을 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려 조롱한 것이 알려지며 비판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가바나는 뒤늦게 본인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해명했으나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상하이 쇼는 중국 문화관광부에 의해 빠르게 취소됐고, 전속모델이던 디리러바(迪丽热巴)와 왕쥔카이(王俊凯)는 앞다퉈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각종 온라인 쇼핑몰들이 돌체앤가바나 상품을 내려버리고 검색에 나오지 않게 됐다. 중국발 매출이 전체의 50% 이상일 정도로 중국에서 강세를 보이던 돌체앤가바나의 매출은 실질적 중국 시장 퇴출에 따라 급감했다.
학생기자 이나영(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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