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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탸오(辣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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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중국통
라탸오(辣条 là tiáo)는 다몐진(大面筋 dà miàn jīn)이라고도 부른다. 몐진(面筋)은 밀가루에 충분한 물을 붓고 물속에서 밀가루를 뭉치면서 물이 탁해지면 버리고 다시 새로운 물을 부어 주무르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쳐 밀가루에 있는 전분은 빼내고 글루텐만 남겨 쫄깃하게 만든 반죽을 말한다. 라탸오는 바로 이 글루텐 덩어리에 마라(麻辣má là) 양념을 해서 만든 간식이다.
라탸오의 유래와 주재료
라탸오는 후난성(湖南省) 핑장(平江)이란 곳에서 시작이 되었는데, 소맥분 즉 밀가루에서 글루텐만 분리한 후, 반죽에 열을 가해 길게 뽑아 거기에 마라 양념을 해 만든 음식이다. 먹을 때 묻어나는 기름 때문에 기름에 튀긴 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기름은 양념으로 묻힌 것이지 튀긴 음식은 아니다.
후난성 핑장은 향신료 맛이 배어 있는 두부 ‘장간(酱干 jiàng gàn)’과 마라 양념한 얇은 두부피 ‘마라도우진(麻辣豆筋 má là dòu jīn)’으로 역사가 깊은 곳이며 지금도 이곳이 주요 생산지이다. 1998년 후난성에 발생한 대홍수로 ‘장간’과 ‘도우진’의 주원료인 콩 생산량이 크게 줄어 농민들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때 콩 대신 밀가루를 가공해 글루텐 덩어리에 고춧가루, 산초가루, 커민, 소금, 설탕, 식용유 등을 넣어 발명해 낸 것이 바로 이 라탸오다. 업계에서는 몐진(面筋)이라고 부르고, 후난성 핑장사람들은 마라(麻辣)라고 부른다.
라탸오 생산지 핑장 vs 정저우
장강(长江) 중하류 쪽에 위치한 핑장은 밀 농사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외지에서 운송해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운송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뿐더러 장시간에 걸쳐 운반돼 온 밀은 좋은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런 이유로 밀의 주요 산지인 허난성(河南省)이 바로 라타오의 최대 산지가 됐다.
현재까지도 생산지는 남쪽파와 북쪽파로 나뉘어져 남쪽파는 후난성 핑장현 주변으로 비록 대표할 만한 큰 기업은 없지만 작은 규모의 공장들이 각자 자기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라탸오를 생산하고 있고, 북쪽파는 허난성 정저우(郑州)와 뤄허(漯河) 등지에 자리하고 있고, 웨이롱(卫龙)이라는 대표적인 기업이 있다.
라탸오는 정크푸드?
라탸오 공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흑심공장(黑心工厂) 즉 불량 업체들이 생겨났고, 표준 미달인 제품으로 인해 2019년 3월 15일 ‘소비자의 날’ 중앙방송에서는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만들어 낸 라탸오 공장들을 폭로했다. 그 후로 라탸오는 ‘垃圾食品(정크푸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 방송으로 인해 2019년 12월에 밀가루 가공제품에 대한 식품 관리감독이 강화됐다.
라탸오에는 실제로 10가지 또는 그 이상의 식품 첨가제와 색소가 들어간다. 주원료인 글루텐만 보면 식물성 단백질 덩어리라고 할 수 있지만 맛을 내기 위해 첨가되는 양념은 거의 다 식품 첨가제이다. 라탸오에 들어가는 첨가제는 국가 표준에 맞게 사용되고 있지만, 모든 가공식품이 그렇듯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바이두에 라탸오만 검색해 보아도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영상들이 많고, 꼭 먹고 싶으면 대기업 제품을 고르고, 자주 먹지는 말 것을 당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탸오는 이곳 사람들의 유년시절 최애 간식임에는 틀림없다.
중식 불량식품, 중독 주의
불량식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쩌다 먹을 기회가 생기면 그냥 먹는다. 사실 쫀득쫀득한 식감에 맵고 알싸한 마라 맛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술 좋아하는 지인들은 술안주로도 애용한다. 가공식품 자체가 건강에 절대 좋을 리는 없지만, 이왕 중국에 사는 김에 중식 불량식품도 한 번 맛보길 추천한다. 대신 절대 중독되지 마시고 맛만 보시길!
반장엄마(erinj12@naver.com)
<‘라탸오’ 인기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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