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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꿈꾸지 않으면

[2018-10-17, 11:42:41] 상하이저널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요즘 많이 애창하는 '꿈꾸지 않으면' 이란 동요의 한 부분이다. 꿈 이란 자라나는 아이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한 적이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 보다 나의 삶을 많이 생각하며 꿈꾸게 한다.


어릴 땐 부모의 그늘 아래 자유로운 꿈을 꾼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경험과 관계를 바탕으로 실패의 두려움 때문인지 약간은 실리적인 꿈을 꾸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나의 젊은 시절은 부모님의 권유로 배운 피아노 그것으로 관련된 모든 만남과 관계된 일들로 살았던 것 같다. 때론 배우는 자로 때론 가르치는 자로, 악기를, 합창지도를, 또 가까운 사람들과 연주활동을…. 이것이 나의 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내게 주어진 것에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어릴 때 경험들이 내 인생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것을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큰 변화 없이 젊은 날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고 이곳 상하이로 이주한지 벌써 15년.


남편의 특별한 중국사랑과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며 아이들을 중국에서 교육시키길 원했고 난 남편을 따라 상하이로 오게 됐다. 그리고 우리가 시작한 일은 '홈스테이'. 한창 중국유학의 붐이 일 때이어서 그런가 적지 않은 학생들과 함께 했고 두 아들의 교육도 함께 하다 보니 남편과 나는 더 강하게 아이들의 학업과 그 밖의 운동, 연주회, 미술감상, 악기레슨 등 문화활동에 주력했다. 특히 남편이 계획한 방학마다 아이들과 떠난 국내외 장기여행은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그렇게 살고 싶었던 남편의 꿈이 삶으로 실현된 모습으로 보여 좋았다. 이곳에서 내 삶은 이전과 전혀 달랐지만 지나간 것 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그렇게 지금까지 내게 주어진 것에 열심히 살아왔다.


까마득 한 듯 느껴진다. 나의 젊은 날이. 우리는 그 동안 해왔던 '홈스테이'를 접었다. 두 아들도 청년이 됐고 그 동안 수십 명의 아이들이 우리집을 거쳐갔다. 교육사업이란 것이 그렇듯이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것이기에 눈 앞에 결과는 없지만 그 동안의 이국 땅에서 고수하며 힘썼던 우리의 수고가 분명히 개인은 물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쓰일 것을 기대한다.


쉼없이 지금껏 해온 일들이 마치 계획한 것 처럼 끝이 나고 지나온 세월에 흰머리와 주름이 늘었지만 난 또 새로운 꿈을 꾼다. 가까운 지인이 내게 말한다.


“신은 내가 해왔던 어떤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신다. 모든 것이 훈련이고 이런 경험들이 또 쓰여질 것이다"


우리는 얼마 전 작은집으로 이사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움이다. 다행히 우리 부부는 배우고 가르치는 것에 늘 즐거움을 느낀다. 많은 경험과 오랜 신뢰로 맺어진 이웃이 정말 큰 자산임을 새삼 느낀다. 그 자산이 마중물이 되어 우린 또 가지 않은 길을 기대하고 꿈꾼다. 그리고 말한다.


“앞으로의 멋진 노년을 위해 꿈꾸고 그것을 위해 주어진 길을 부지런히 사랑하며 가자고.”

 

칭푸아줌마(pdmom@ha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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