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책읽는 상하이 129] 가재가 노래하는 곳

[2022-01-31, 07:40:15] 상하이저널
델리아 오언스 | 살림 | 2019.06.21
델리아 오언스 | 살림 | 2019.06.21

"습지는 늪이 아니다.  습지는 빛의 공간이다. 죽음이 쓰라리게 뒹구는 자리에 또 삶의 씨앗이 싹튼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프롤로그다. 이야기는 1960년대 ‘습지’라는 낯선 배경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가족이 모두 떠나가고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녀 카야.  누가 봐도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소녀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로 자라간다.

따뜻하게 다가와 준 테이트를 통해 글을 배웠고, 점핑 아저씨의 도움으로 굴을 따서 팔아가며 살아낸다. 사랑과 배신, 성장과 아픔을 오가며 카야는 자신만의 생존법을 터득한다. 야생을 사랑한 카야는 자연을 관찰하며 재능을 키워간다.

작가 ‘델리아 오언스’는 생태학자라는 이력을 한껏 발휘해 소설의 배경인 습지와 늪, 대자연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한때 카야와 사랑했던 체이스 앤드루스의 살인 사건이 겹쳐지면서 소설은 긴장감을 더한다. 긴 재판 과정, 그 사이 밝혀지는 비밀들, 마지막 통쾌했던 반전까지! 총 450페이지가 넘는 긴 소설임에도 단번에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소설에서 작가는 인간의 외로움과 고립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계층과 성별, 시대에 따라 다양한 차별이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온다. 그 속에 떼 놓을 수 없는 '외로움'이라는 키워드.  하지만 주인공이 인생의 굵직한 사건들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독자는 가슴을 쓸어 내린다. 다시금 희망을 본다. 이 소설은 곡예 하듯 힘겹지만 힘찬 카야의 삶을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 같다. 

"당신도 살아가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당신 자신의 인생을!"

책의 옮긴이는 말했다. “소설은 우리를 다른 세계에 데려가 주고, 낯선 세계에 홀리듯 몰입하게 해주고, 처음 책을 펼칠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마지막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고. 이 소설 또한 그렇다. 낯선 세계로의 여행을 마치고 책을 덮을 때, 한 뼘 깊어지고 넓어진 자신을 발견케 될 것이다.

김영경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책읽는 상하이 128] 적극적 사고 방식 2022.01.27
    늦게 찾아온 사춘기로 방황하고 헤매던 여고생 시절, 영어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다. 단숨에 교보문고로 달려가 첫 페이지 프롤로그를 읽고 가슴 벅찬 희망을 품은..
  • SHAMP 2월 추천도서 hot 2022.01.25
    상해교통대MBA와 한양대가 운영하는 SHAMP에서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해 이라는 테마로 매월 도서를 선정, 추천하고 있다.신시대 중..
  • [책읽는 상하이 127]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2022.01.13
    아돌프 아이히만은 나치 독일 시대에 유대인을 가스실로 실어 보내는 일을 하던 행정 공무원이다.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일에 가담한 그는 악마의 모습으로 괴물 같이..
  • [책읽는 상하이 126] 다크룸 hot 2022.01.06
    영원한 이방인, 내 아버지의 닫힌 문 앞에서은 ‘백래시’의 저자, 페미니스트 저술가로 유명한 수전 팔루디가 연락이 끊긴 지 25년 만에 75세..
  • SHAMP 1월 추천도서 hot 2021.12.30
    상해교통대MBA와 한양대가 운영하는 SHAMP에서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해 이라는 테마로 매월 도서를 선정, 추천하고 있다.앞으로 1..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2. 씨티은행 “중국 집값 6~9개월 내..
  3. 상하이, 외국인을 위한 ‘How to..
  4. 상하이저널 대학생 기자단 2024 상..
  5. 샤오미, 첫 사망사고 발생 “기술 결..
  6. 中 신체 노출 우려에 사무실 CCTV..
  7. 中 국산 항공기, 바이오 항공유로 첫..
  8. 中 1분기 커피시장 약세…주요 브랜드..
  9. 애플, 아이폰·맥북·아이패드에 챗GP..
  10. 中 전기차 니오, 1~5월 인도량 전..

경제

  1. 씨티은행 “중국 집값 6~9개월 내..
  2. 샤오미, 첫 사망사고 발생 “기술 결..
  3. 中 국산 항공기, 바이오 항공유로 첫..
  4. 中 1분기 커피시장 약세…주요 브랜드..
  5. 애플, 아이폰·맥북·아이패드에 챗GP..
  6. 中 전기차 니오, 1~5월 인도량 전..
  7. 中 최초의 국산 크루즈, 탑승객 연인..
  8. 中 여름방학 해외 여행 예약 시작됐다
  9. 中 반도체 시장 회복에 5월 집적회로..
  10. 中 단오절 연휴 1억 1000명 여행..

사회

  1.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2. 상하이, 외국인을 위한 ‘How to..
  3. 상하이저널 대학생 기자단 2024 상..
  4. 中 신체 노출 우려에 사무실 CCTV..
  5. 눈떠보니 ‘中 국민 영웅’ 싱가포르..
  6. 中 연차에 대한 모든 것, 상하이시..
  7. 6월 15일 상하이 고속철 2개 노선..
  8. “복덩이가 왔다!” 中 푸바오 첫 공..
  9. SHAMP 제17기 입학식 개최 "주..
  10. [인터뷰] “기록의 이유… 보통 사람..

문화

  1. 상하이, 단오절 맞이 민속·문화예술..
  2. 희망도서관 2024년 6월의 새 책
  3.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4. [책읽는 상하이 242]나인

오피니언

  1. [독자투고] 상하이에서 TCK로 살아..
  2. [중국 세무회계 칼럼] Q&A_ 중국..
  3.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 4년..
  4. [허스토리 in 상하이] You ar..
  5.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2]상하이..
  6. [Jiahui 건강칼럼] 무더운 여름..
  7. [무역협회] 韩, 왜 해외직구를 규제..
  8. [무역협회] 한·중·일 협력 재개,..
  9. [허스토리 in 상하이] 여름방학
  10. [Dr.SP 칼럼] 지구온난화 속 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