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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교는 학교폭력에 어떻게 대처하나

[2021-11-15, 10:01:17] 상하이저널
"중국공산당과 중국을 다르게 보는 이유"

학교폭력이란 뭘까?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설명도 무서울뿐더러 함께 뜬 사진도 오래 보기 힘들다. 요즘은 ‘학폭’이란 말만 올라도 연예인이나 사회 유명인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세상이 되었다. 학폭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어서 ▲자신은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했다고 해도 피해를 당한 사람이 장난이 아니라고 느끼면 모두 폭력이 될 수 있고 ▲때리거나 치고 지나가거나 미는 행동, 발로 차고 침을 뱉는 행동 ▲돈이나 물건을 빼앗고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는 행동 ▲욕을 하거나 싫은 일을 시키는 행동 ▲약점을 잡아 놀리거나 괴롭히는 행동 ▲일부러 무시하거나 나쁜 말을 퍼뜨리는 행동 ▲급식을 혼자 먹게 하거나 모둠 활동에서 따돌리는 행동 등도 모두 학교 폭력이 될 수 있단다. 또한 학교 밖에서 학생이 아닌 사람에 의해 맞거나 괴롭힘을 당해도 피해를 입은 사람이 학생의 신분이라면 학교 폭력에 해당 된다고 한다. 

내가 어릴 적 학교를 다니며 ‘기분 나빠 울던 일’이 요즘은 다 학교폭력이 되는 것이다. 상하이의 학교폭력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폭력에 대한 범위가 더 세세하다고 할까?

상하이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로컬학교를 보내고 있다. 어쩌다 보니 전교 유일의 외국인 학생으로 다닌 경험이 더 많다. 그래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소수이자 약자라는 이유로 누가 괴롭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학교장 "다시는 이런 일이 없더록 하겠다" 약속

둘째 아이가 소학교를 입학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었다. 하교 시간에 데리러 가니 같은 반 남자애가 배를 발로 찼다는 거다. 태권도를 배우는 아인데 한국 친구에게 솜씨를 보이려고 발차기를 했다나. 맞았다는 것보다 이 상황을 난처해하는 아이의 표정과 눈빛이 너무도 마음 아팠다. 누군가에게 맞을 수 있다는 것도,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7살 아이를 붙잡고 말을 해준 적이 없었다. 아이를 품에 안고 집에 와서 다음날 학교를 보내지 않았다. 아이가 원하면 계속 학교를 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담임 선생님과 학부모에게 사과 연락이 왔지만 사흘 동안 학교를 보내지 않았다. 

그 사이 학교에선 담임 선생님과 가해학생 부모, 교장선생님이 모여 회의를 했고 결과를 알려왔다. 교장선생님은, 자신이 보증을 서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었다. 그리고 반 친구들이 음성메시지를 내 핸드폰에 남겨주었다. 우리가 같이 옆에서 지켜주고 도와주겠다고, 보고 싶으니 학교에 나오라고. 아이는 다시 학교에 나갔고 가해학생 엄마는 직접 사과를 하고 때린 아이에게 사과도 받고 반성문도 받았다고 했다. ‘내가 용서해 주려고. 하지만 얼마 동안 지켜 볼 거야’라고 말하는 7살 아이 눈빛을 보고서야 나는 울 수 있었다. 

“14세 이전의 나이는 범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가정과 사회, 학교도 일정한 책임이 있어 아동이 제대로 자랄 환경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국가적 책임 때문이다. “
–'상하이엄마의 힘' 중에서-

교사 " 학생지도 제대로 못해 미안" 사과

우리 아이들은 머리를 묶는 밴드 하나도 학교 규정에 따를 만큼 착실한 학교생활을 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모여 생활하는 학교는 반 아이들과 소소한 트러블이 생기곤 했다. 그럴 때마다 학교 친구와의 관계에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었다. 학교도 작은 사회생활이기 때문에 단체의 구성원으로 함께 있는 거지 같은 반, 같은 학교라고 모두가 친구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가 될 일은 우선 엄마아빠에게 말해서 학교와 소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가르쳤다.
 
둘째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생각지도 않은 일이 터졌다. 같은 반 남자아이가 우리 아이 엉덩이를 찰싹 때리고 도망간다는 것이다. 벌써 두 세 번째인데 처음에 정색하며 그러지 말라고 했단다. 반복되는 행동에 기분이 나쁘다는 아이에게 언제 처음 시작이었는지, 다른 나쁜 행동은 없었는지, 그 동안의 일을 듣고 차분하게 메시지를 작성해 담임 선생님에게 보냈다. 

회신은 의외로 짧았다. 
“肯定会重视的”(분명 중요시 할 것)

그리고는 40분 뒤에 남학생 엄마에게 사과 전화가 왔고 다음날, 담임 선생님과 우리 아이, 문제의 남학생이 함께 사실에 대해 얘기를 하고, 오후에는 남학생의 부모님과 담임 선생님, 도덕선생님이 모여 회의를 했다. (학교는 학생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도덕선생님이 함께 상담을 한다) 남학생은 둘째 아이에게 잘못했다고 하고 일주일 동안 반성문을 적어 냈고 학부모도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담임 선생님은 내게 학생 지도를 제대로 못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이런 문제는 소년원에 보낼 일이라며 정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학교 "왕따 주도한 학생 퇴학시키겠다"며 주의

첫째 아이가 중학교 2학년 학기말이었다. 반에서 한 아이의 핸드폰이 없어지는 일이 생겼다. 담임 선생님이,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두면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지만 핸드폰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자 한 아이를 지목해 범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은 심각해져 다른 반에도 소문이 나고 아이는 ‘핸드폰을 훔쳐간’게 되었다. 아이가 학년에서 왕따가 되자 담임 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했다. 

‘핸드폰을 가져갔다는 증거도 없다. 왜 이런 일을 만들었냐?’는 물음에 왕따를 주동한 학생은 ‘쟤가 그럴 거 같아서’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크게 화를 내며 누구든 이유와 잘못 없이 왕따를 만들면 주동학생을 학교에서 퇴학시키겠다며 주의를 주었다. 주동학생의 반성문, 학부모의 사과로 일은 마무리가 되었고, 선생님은 왕따로 몰렸던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누구도 이후의 일을 말하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렸다. 

그리고 며칠 뒤 거짓말처럼 핸드폰은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한다. ‘누가 가져다 놓았을까?’라고 첫째 아이에게 물었지만 ‘엄마는 호기심으로 묻고 있고 나는 함구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말하지 않겠다.’로 혼이 났다. 

“중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만나는 과목이 ‘심리’수업이다. 굉장히 철학적인 수업일거 같지만 수업내용은 아이들의 정서 상태와 감정을 살펴보는 데 주력한다. 첫째 아이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청소년 심리건강조사’를 받았다. 질의문답 형식으로 질문지에 체크를 하는 방식인데 100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 지수도 높다. 첫째 아이의 스트레스 지수는 55점. 100점의 딱 절반이지만 반 아이들의 스트레스 지수평균이 30점인 것에 비하면 높게 나왔다.”  
–상하이엄마의 힘 중에서-

"학교와 학부모 50:50으로 아이 교육 책임지자"

첫째 아이가 고등학생 때, 학교에 내는 비용 3000위안을 1위안 동전으로 가지고 온 남학생이 있었다. 치기 어린 행동의 대가는 교무실에서 와서 동전을 직접 세고, 동전만큼 반성문을 쓰는 것이었다. (물론 반성문은 어느 정도 쓰다 용서받았다) 담임 선생님은 학부모를 불러 우리가 50:50으로 아이의 교육을 책임지자며 아이가 진심으로 반성할 때까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타일렀다. 남학생의 행동에 실소도 났지만 사회구성원으로 제 몫을 하도록 타이르고 가르치는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감동도 받았다. 자식한테 부모는 썩어도 잡을 수밖에 없는 동아줄이라고 했던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도 그렇다. 

올 가을, 대학생이 된 첫째 아이는 ‘중국에서 영어 교육의 필요성은 어떤 의미인가?’를 두고 강의시간에 토론을 하며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중국 땅에서 영어교육이 사라졌다는 뉴스와는 다른 것이다. 2004년부터 중국에서 살고 있으면서 로컬교육으로 아이를 가르치는 나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교육체제로 구분하고 있다. 기대이상의 중국의 교육을 여러모로 배우며 지켜보고 싶다.

글. 서혜정(상하이엄마의 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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