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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직업 ⑨ 영화 ‘바스키아(Basquiat)’로 본 ‘화가’

[2020-10-22, 15:15:37] 상하이저널

‘화가’라는 직업은 최근 들어 점점 더 현대 사회와 동떨어진 느낌을 주는 직업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화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몇 세기 전의 인물들이 대다수이다. ‘별이 빛나는 밤(1889)’을 그린 빈센트 반 고흐, ‘절규(1893)’를 그린 에드바르 뭉크, ‘이삭 줍는 여인들(1857)’을 그린 장 프랑수아 밀레 모두 현재와 몇 세기 전의 화가들이다.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근대 이후의 예술계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예술과는 거리가 존재하며 그러한 현재 미술계를 대표할 수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이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이 전기 영화의 주인공이다.



“명성을 얻는다는 건 절대적인 것”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바스키아의 방황했던 시절이 시각적으로 묘사됨과 동시에 유명 미술 평론가의 독백이 청각적으로 함께 전개된다. 비평가의 독백중에 가장 현재 예술계를 가장 잘 대변하는 대사가 바로 “[현대미술에서] 명성을 얻는다는 건 절대적인 것.”이라 말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대중들이 생각하는 현대미술은 대부분 자질이 부족하고, 난해하며, 과대평가 되었다는 인식이 주를 이룬다.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을 보며 어린아이가 그린것과 다르지 않다며 비난하고, 그저 캔버스에 코피를 흘린듯이 단순히 점만 찍혀져 있는 그림이 비싼값에 팔린다며 어이없어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현대 미술이 걸어온 역사와 추구하는 점들을 이해한다면 사라질 논점이라 생각한다.

‘현대 미술’이 도래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사진 기술의 등장이다. 사진과 인쇄기술이 보편화되기 전까지 ‘화가’라는 직업은 ‘예술가’보단 ‘기술자’에 가까웠다. 그 당시에는 누가 더 현실적으로 묘사를 잘 하느냐가 화가의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였고, 그러한 극사실적 묘사 기술의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예술가들은 ‘예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며 ‘복제’보단 ‘개념’과 ‘표현’을 중요시하며 ‘팝 아트’, ‘행위예술’, ‘포스트 모더니즘’과 같은 다양한 학파가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등장에 따라 신을 포함한 실존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거부와 이성중심적인 사회에서 감성중심적인 사회로 이동한 것도 모두 예술의 ‘본질’에 대한 집중을 자아냈다.

하지만 아직도 ‘현대 미술의 거장’이라고 불리우는 바스키아의 작품을 보면 현대 미술이 받는 비판들을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을 것만 같기도 하다. 위의 작품은 경매에서 약 1200억에 낙찰되며 미국 예술가 중 가장 최고가에 팔렸는데, 어린아이가 낙서한 듯한 혼잡함과 이해할 수 없는 상징과 색, 도형들로 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복잡하고 난해한 작품들로 유명한 피카소가 어렸을 때부터 소문난 그림 천재였던 것과 비슷하게 ‘흑인 피카소’로도 유명한 바스키아도 쓰고 읽기를 4살때 끝마치고 11살때 불어, 스페인어, 영어를 마스터할 정도로 수재였을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선생님과 현역 화가가 바스키아의 미술적 재능을 한번에 알아보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그림을 사진처럼 잘 그리는 것이 과연 현대에 들어서 중요한 것이며 못그리는 것이아닌 안그린다는 것을 모르는 우리가 외적인것에만 집착하는 예술 ‘외모지상주의’를 실천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바스키아 작품 중 최고가 낙찰

부조리한 주종 관계

이 영화에서 바스키아는 그 어떤 관객 또는 유명 미술 언론, 후원자 까지도 눈치보지 않는 좋게 보면 자신감 있는, 안 좋게 본다면 눈치가 없고 고집불통인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는 현대 미술의 부조리한 주종 관계에 대해 역설하고 있는 장면인데, 상식적으로 한 작품을 그린 미술가가 그 그림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실직적으로 현대 자본주의와 겹쳐져서 부자인 미술 수집가 혹은 큐레이터, 갤러리스트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 현대 미술의 현실이다.

특히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대한 진입장벽이 매우 낮아진 최근에 들어서는, 미술가들은 더욱 사람들 눈에 띄는 것 혹은 예술밖에 할 수 없는 것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현대 예술은 점점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하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미술품 관람은 시간과 돈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그보다 간단하고 직접적인 재미요소를 찾고,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남아 ‘그들만의 리그’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순수 예술은 더욱 복잡해 졌으며, 예술계 시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장되고 있는 시점이다.

바스키아도 그의 난해한 그림들로 인해 ‘운이 좋았던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우연치 않게 그 당시 팝아트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던 ‘앤디 워홀’과 만나 성공하게 된 배경에 대해 사람들은 그를 까내리기 바빴고, 그런 상황에 대해 바스키아 본인도 “오히려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하며 우울증과 예술의 대한 회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실제로 영화 중 후반 부에서 그 가 유명해지고 나서 자기가 담배값을 위해 그려주었던 2 달러 짜리 낙서랑 똑같이 그린 그림이 3,000달러에 매입되었다는 얘기를 워홀에게 하며 자랑하다 워홀이 “그런 짓은 그만두는 게 좋을걸”하며 다그치는 장면이 비춰진다. 현대 화가가 단지 유명하다는 것으로 그의 작품의 가치가 매겨지는 이 현실은 어찌보면 현대 예술이 해결해 나아가야할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현대 예술은 별도의 지식 없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사전 조사와 배경지식 없이 작품만 보고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난해하고 복잡하다. 그렇기에 일반 대중들은 굳이 피곤하게 예술품 관람을 할 이유가 없으며 차라리 직관적인 영화나 게임 같은 대중매체를 찾게 된다. 현대 예술품을 보며 “나도 이정도는 하겠다”라며 까내리기 바쁜 관객과 “원래 예술은 대중들을 의식하면 안된다.”라며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난잡한 그림들을 그리는 현대 화가들은 역사적으로 미술이 얼마나 대중과 가깝게 지냈는지 이해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배워야 할 것이다.

학생기자 유영준(상해중학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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