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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나의 상하이(上海人) 친구들

[2017-04-07, 15:59:53] 상하이저널

며칠 전 오랜 만에 큰아이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엄마들을 만났다. 정기적으로 모이진 못하지만 잊을만하면 한번씩 모임을 가며 꽤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는 엄마들이다. 로컬 학교의 특징은 학년은 바뀌어도 반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쩌다 한번씩 바뀌는 경우는 있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1학년때 배정받은 반으로 반 친구들은 물론 담임선생님까지 5학년 졸업할 때까지 쭉 같은 반을 유지한다. 그래서 반을 잘 만나면 아이의 학교생활이 즐겁고 잘못 만나면 아주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하곤 한다. 하지만 어떤 반에 배정받던 결국 내 아이가 어찌하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5년을 같이 보내다 보니 친구들과 끈끈해지는 것은 당연한데, 어디에 물어봐도 엄마들끼리도 이렇게 친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얘기를 한다. 서먹한 3년을 보내고 아이들이 4학년이 되면서부터 엄마들도 점점 친분이 두터워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애들은 졸업해서 뿔뿔이 흩어졌는데도 엄마들은 아직까지도 모임을 유지하고 있다. 11명의 엄마들이 모여서 모임을 갖기 시작하다가 아이들 졸업 후 해외로 이주하거나, 푸동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지금은 7명 정도만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상하이사람과 대만사람이고 나만 한국사람이다.


얼마 전 갖은 모임에서 상하이엄마가 요즘 뉴스를 보면 내 걱정이 많이 된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나를 알기 전엔 한중 양국 관계가 좋건 나쁘건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나를 알고 나서는 한국이야기만 나오면 귀가 기울여 진다는 것이었다. 지난 달 내가 출입국관리소 불시검문에 걸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입국관리소까지 가서 사인을 하고 나온 얘기를 들으며 같이 분개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한국음식이라곤 김치, 불고기 밖에 몰랐는데, 지금은 낙지볶음에 소주가 최고라며, 한국 술집에선 음식도 시킬 수 있는지 몰랐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젠 낙지볶음을 먹고 싶을 땐 어느 집을 가고, 고기를 먹고 싶을 땐 어느 집을 가야 하는지 다 꿰고 있을 정도다. 한국음식이 너무 맛있고 홍췐루에 가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어 좋긴 한데, 여전히 꺼려지는 것 한가지는 한국사람들의 시선이라고 한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식당을 가서 식사를 하면 주변에서 어김없이 힐끗힐끗 쳐다본다는 것이다. 이건 우리가 중국식당을 가도 마찬가지이니 ‘쌤쌤’으로 치자고 했더니, 기어코 다르다며 본인이 느끼기엔 중국사람이 온 것이 싫어서 쳐다보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


상하이엄마 얘길 듣고 있자니 몇 달 전 같이 갔던 한인타운 소재 짜장면 집이 생각이 났다. 한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맛있게 먹던 짜장면 맛이 궁금하다고 해서 나와 3명의 중국 엄마들과 함께 한인타운에 있는 짜장면집을 찾았다. 점심시간이어서 사람이 많았고 모두 한국사람들이었다. 분위기상 조용조용하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정말 앞, 뒤, 옆 할 것 없이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는 바람에 나도 좀 민망했던 기억이다. 나는 싫어서 쳐다 보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을 했지만 큰 공감은 못 얻어냈다. 그래도 결론은 한국음식은 맛있고 항상 먹고 싶다는 거였다.


이런 기분 나쁜 시선을 느끼면서도 한국사람이 좋고 한국음식이 좋다는 상하이 엄마를 보면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엄마를 통해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상하이 사람인 자기한테 제일 먼저 연락하라는 허세 섞인 말 한마디에, 실제로는 별 도움을 못 받을지언정 기분만은 든든해졌고, 앞으로도 소중한 인연 계속 잘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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